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후감 Mar 17. 2024

열한 번째 - 빨래가 가능했어?

애기들부터 20~30대, 많으면 40대까지 귀여운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나 쯤 가지고 있는 게 인형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인형은 받을 때 너무 좋고 귀엽고 예쁜데 방에 두다 보면 처치가 곤란하다거나 먼지가 쌓이고 얼룩이 생기고, 더는 원래의 형체가 무엇이었는지를 알 수 없을만큼 찢어지고 터지게 된다.


오래된 인형일수록 손이 가긴 해도 예전처럼 껴안기 힘들고, 불안한 마음이 든다. 얼마나 많은 세균과 먼지에 노출됐는지 짐작은 되지만 정확히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귀여운 솜인형을 사게 되면서 알게 된 게 하나 있었다. 인형도 빨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무작정 돌리면 인형이 찢어질 수도 있고, 전과 달리 푸석푸석하고 건조한 촉감으로 마를 수도 있는 것이다.


그 모든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세탁법을 알게 된 나는 20cm 정도의 자그마한 인형들을 모아 들고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울샴푸를 뚜껑의 반이 조금 안 되게 따른 뒤, 찬물이 담긴 대야에 부어서 손으로 저어줬다.


잘 저어진 울샴푸 물에 인형들을 차례로 입수시킨 뒤, 물을 끼얹어주기도 하고 문지르고 주무르면서 그동안 인형에게 쌓였던 먼지들을 닦아주었다.


그 물을 버린 후에 다시 찬물을 받아서 인형들을 두~세 차례 정도 헹궈주면서 인형들의 모양이 일그러지지 않도록 계속 두드리고 매만져줬다.


마사지가 끝난 인형들은 건져준다.


촉감에 관계없이 빨기만 할 거라면 여기서 세탁기의 탈수나 건조기에서 건조를 시키면 된다. 어떻게 돌려야 하는지는 촉감을 살리는 걸 한 이후에 더 자세히 나올 것이다.


인형의 결과 부드러운 촉감을 살리는 비결이 바로 '리스토어'다. 자동차를 닦는 타월 세제인데, 이 세제가 수건의 결과 촉감까지 살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리스토어가 수건을 넘어 인형까지도 부드럽고, 결이 살아나게 만드는 걸 알게 된 사람들이 인형 전용 세제로 사서 잘 쓰고 있다는 댓글들을 남기고 갔다.


이번에도 또 다시 대야에 물을 받은 뒤, 리스토어를 뚜껑에 따라서 물에 붓고 휘젓는 것까지 동일하다.


리스토어 물에 인형들을 담그면 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게 하나 있다. 인형을 담그는 시간이다.


앞뒤로 5~10분씩 총 10~20분 정도를 담그기만 하고 꺼내서 물기를 짜내고 모양이 일그러진 인형이 있다면 다시 마사지를 해주면 된다.(5분씩만 해도 충분히 부드럽지만, 10분을 한다면 더 부드러워질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촉감에 따라 조절하면 될 것 같다.)


어느 정도 물기를 짜냈다면, 인형이 다치지 않도록 수건에 감싸주고 그 위에 노끈이나 고무줄 2개를 가져다 묶어주면 된다. 이 인형이 너무나 소중하고 귀하다면, 혹시 모르니 묶기 전에 세탁망에 인형을 먼저 넣어두고 묶는 걸 추천한다.


위에 말했던 것처럼 그대로 세탁기나 건조기에 넣어 탈수, 또는 건조를 시키면 된다. 만약 다 마르지 않았다면, 드라이기의 찬바람이나 선풍기로 말려주는 게 원단이 덜 상할 것이다.


그렇게 다 마르고 나면, 세탁기 / 건조기에 들어가기 전과 후가 확연하게 차이가 날 것이다.


난 너무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서 행복하다.


이제 더는 인형 버리지 말고 빨래하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열 번째 - 화음도 해내고 만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