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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덕질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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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감 Mar 29. 2024

58화 - 방에서 꺼낸 나의 꿈과 희망들

어릴 때는 애니메이션을 한창 볼 때인지라 꿈도 그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처럼 되고 싶어 했다.


포켓몬스터를 볼 때면, 나도 포켓몬 트레이너가 되고 싶었고, 원피스를 볼 때면 해적왕까진 아니어도 바다를 누비며 여행하는 걸 꿈꿨다.


그때의 영향들이 남아서인지 내 방에는 아직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아마도 그건 나의 어린 날 꿈이자 희망이었을 거고, 지금은 나의 잃어버리지 않은 동심일 거라고 생각한다.


새로 추가된 짱구 테이블과 포켓몬, 그리고 쵸파
빵, 과자, 젤리 먹다가 모아뒀던 어느 날들의 집합체

코난의 안경을 볼 때면, 어린 날의 내가 추리에 빠져들고 탐정을 꿈꾸던 날이 떠오른다.


내 방에는 특히나 포켓몬이 많이 보인다. 요새 나오는 포켓몬들의 이름은 몰라도 초창기와 전성기 시절 포켓몬의 이름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그때 피카츄도 귀여웠지만 내 눈에는 커다랗게 느껴졌던 라프라스가 그렇게 좋았다. 바다를 누비며 여행할 때 외롭지 않고, 함께 다닐 수 있어서 오히려 더 행복하게 상상을 했던 것 같다.


라프라스를 타고 바다를 누비다가 라프라스의 등 위에서 잠들고, 깨어나면 라프라스와 이야기를 나누고, 교감하며, 먹이를 구하게 되면 같이 나눠먹는 그런 작고 소소한 일상을 그렸었다.


짱구를 좋아했던 건 나는 할 수 없지만 짱구라서 가능한 일들이 내심 부러웠다. 나는 짱아와 비슷한 상황이지만 짱구와 짱아만큼 우리 남매의 나이 차이가 적지 않은 그런 부분들도, 짱구가 장난을 치고, 말썽을 부리며, 순수하게 친구들과 노는 모습들, 개의치 않는 모습들이 부러웠다.


아마 어린 날의 내가 바라온 모습들을 짱구로나마 비춰보고, 채우며 행복해 하고 즐거워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케로로는 여전히 타이푼의 노래인 우하하가 떠오른다. "우하하 날 사랑해줘요 더 크게 우하하 날 바라봐줘요" 하는 가사가 인상적이었고, 귀여운 외계 개구리들의 퍼렁별 정복이라는 게 너무나도 재밌었다.


한별이를 좋아해서 안 그래도 빨간 애가 더 빨개지는 게 귀여웠던 기로로와 목소리부터 웃음이 나오는 내 최애 케로로, 귀여운데 조금 많이 살벌한 막내 타마마, 이상하지만 웃음소리가 중독적인 쿠루루, 말투만 빼면 제일 정상적으로 느껴지는 하늘색 도로로까지 다섯 개구리와 산다면 어떤 느낌일까? 하고 늘 생각했었다.


그때의 나는 그저 즐거웠지만, 지금은 현실적인 게 보이기 시작한다. 케로로가 지하에 설치해둔 기지는 어떡하고, 집이 쪼개지고 그러는 건 어쩔 건지 하는 그런 문제들을 생각하다 보니 결국 나도 어른이 되었구나라는 생각에 서글퍼진다.


사실 나는 지금도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지브리, 디즈니, 애니플러스, 투니버스 등등 국가를 가리지 않고 애니메이션은 다 좋아한다.


최근에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VOD로 봤고, 또 스파이 패밀리를 영화관에 가서 보고 왔을 만큼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원래는 스파이 패밀리를 잘 몰랐는데, 아냐라는 캐릭터가 귀여워 보여서 보기 시작했다가 그대로 빠져버리고 말았다.


동과 서로 나뉜 만화 속 세계관도 그렇고, 스파이인 남편과 암살자인 아내, 독심술이 가능한 딸과 실험으로 인해 미래를 볼 수 있는 강아지까지 위장가족이라기에는 어마어마한데 정말 가족처럼 서로를 생각하는 부분들에서 진심으로 이끌렸다.


만화카페에서 이 만화의 만화책을 읽었을 때도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밌게 읽었고, 일본에서 영화로 개봉한다고 했을 때부터 언제 상영하나 하고 손 꼽아 기다려왔을 정도로 좋아한다.


지금의 꿈은 그때의 꿈과 희망을 잊지 않고, 이 동심들을 계속해서 잘 유지하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즐거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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