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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사의 시 Aug 19. 2020

스물다섯의 다짐

스물다섯, 세상의 길바닥 위에 함부로 마을 떨구지 말자고 다짐했다.

햇살이 아름답다. 당신이 멀구나.

눈물이 핑그르르......

세상의 길바닥 위에

함부로 마음을 떨구고 다니지 말자

다짐한다. 생각한다. 마음을 소중히 하자고 입술을 깨문다.

스물다섯, 조금은 쓸쓸하지만

아직은 혼자임을 견딜 수 있다.


<네이키드 소울 Written by 서영아/김중만>




  관계에서 시간은 힘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많은 것에 능숙해져서 너와 나 사이에 이별은 없다 확신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익숙해져 버려서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에게 약점만 많아져서 시간이 지날수록 나약해지는 너와 나 사이에 미래는 없을 거란 확신이 든다.

     

  만남이 있어 이별은 존재한다.

  너와 나 사이에 이어진 관계의 끈이 끊어지지 않을 튼튼한 동아줄이던 시절은 이미 저만치 멀어졌다. 너와 나 사이에 이미 낡아버린 관계의 끄트머리를 부여잡고 매달려 보아도 머지않아 헤어져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될 거라는 걸 나는 보았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너에게 마음이 헤프기만 한 나는, 나의 모든 속내를 너에게 거침없이 내어 보이고 있는 지금 나는, 내가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서야 내어주기만 했던 마음 때문에 돌아올 상처가 두려워졌다.

 

  새로운 상처가 두렵다.

  너와 나의 관계에서, 그들과 나의 관계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나를 버리고 너를, 나를 버리고 그들을 선택했음에도 나는 지금 낡아버린 관계의 끄트머리에 존재한다.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만도 벅차서 또 새로운 상처를 얹는 것이 두렵다.

   

  낡아버린 관계에 이별은 불가항력이다.

  누군가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 혼자 남겨지기 싫어서 했던 나의 선택이 틀렸음을 시인하는 것이다. 너가 아니고 그들이 아니고 나를 버렸던 그 선택이 틀렸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 결과 낡아버린 관계에서 이별은 자연스러운 수순인 것이다.


  스물다섯을 나는 왜 잊어버린 걸까?

  스물다섯. 어쩌면 나는 알았을 텐데 왜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만 것일까? 그때 이미 함부로 나의 마음을 떨구지 말자고, 나의 마음을 소중히 하자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나는 왜 이런 현실에 놓여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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