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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망 Dec 06. 2020

씨앗을 불어야 하는 시대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자주

2년전 여행을 시작할때만해도

제가 책을 낼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여행지에서 하루에 조금씩 기록해놓은 것들이

시간이 지난 후에야 빛을 발합니다


생각해보면 지난 기록 덕분에 참 많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제가 올린 기록들을 보고 몇시간만에, 몇일만에

연락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 몇달, 몇년의 시간을 거쳐 연락이 닿곤 하더라구요


시대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종이와 잉크로 정보를 기록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인터넷 시대에서 0과 1로 기록되는 시대는

한번 기록하면 사라지지 않고, 끊임없이 노출되고 검색됩니다


이제는 씨앗을 땅에 뿌리고 언제 싹이나나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민들레 씨앗처럼 후하고 불어버린 다음에

잊어버리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하루 몇분이라도 투자하여

내가 불어서 날릴 민들레씨를 찾는 과정이겠죠


땅을 파고, 물을 주고, 벌레 잡고 귀찮지 않나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민들레씨를 구해서

후~하고 멀리 그리고 자주 부는 습관을 길러야합니다


2년 전에 했던 여행이야기를 당시 조금 기록해두고,

1년 전부터 틈틈히 여행에세이를 써왔고

7개월 전부터 인스타에 짧은 이야기로 편집하고

3개월 전부터 쓴 원고에 더 살을 붙이니

이제서야 제 이름으로 책이 한 권 나오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여기저기서 민들레씨를 공수하고

때로는 만들어내서 열심히 부는 중입니다

혹시 또 모르죠

몇년 동안, 열심히 씨앗을 불고 가꾸다보면

언젠가 제 민들레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을까요


그래서 오늘도 열심히 불어보겠습니다

여러분도 부디 자신의 민들레를 날릴 수 있으시길


P.S

생각해보니 5년 전에 블로그에 적었던

버킷리스트 중에 <책 한권 쓰기>가 있네요

5년만에 이뤘습니다, 참 신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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