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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망 Aug 30. 2020

이 정도면 뭐...

더 행복해지기 위해 부족함을 찾습니다

회사 바로 옆에 위치한 책바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공간이다


좋은 건 아껴두는 편이라

자주 방문하지는 못하다가

유난히 정신없고 여유가 없던 날

퇴근 후 밀려있는 일들을

애써 무시하고 책바로 향했다


시원한 진리키 한잔을 주문하고

함께 볼 책을 고르다가

가볍게 읽을 소설책을 골랐다


이 정도면 뭐... 아주 좋다

그러다 문득, 지금 내 기분이

더 좋아질 수는 없는지 의문이 들었다


사실은, 지금 나오는 클래식과

가끔 들리는 바텐더의 쉐이킹 소리와 함께라면

외국 소설보다는 잔잔한 책방 이야기를 읽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사실은, 이렇게 머리가 복잡할 때는

지금 마시는 조금 씁쓸한 맛이 나는 진리키보다는

조금 더 달달한 종류의 술이었으면 좋을 것 같다

아, 아니면 초콜릿 비스킷을 시켰으면 좋았겠다


이 공간과 분위기는 마음에 들지만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조금 아쉽다던지

지금 마시는 술이 조금 쓰다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 입꼬리는 올라가 있는지

지금 좋지만 더 행복할 수는 없는지


어느 날 다시 여유가 없어지면

나는 책바로 퇴근해서

잔잔한 책방 이야기를 읽으며

조금 더 달달한 술을 주문하고

초콜릿 비스킷을 먹으면서

조금 더 행복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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