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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망 Oct 08. 2023

나의 고마운 사람들에게

그대들 덕에 두려워도 힘을 내 걸어갑니다

SNS에서 편집되어

내보내지는 조각들이

핸드폰에서 반짝거리다

까맣게 꺼질 때면 문득

두려워질 때가 있다


하루 종일 온 세상 얘기를 떠들어 대며

세상과 내가 연결되어 있음을 말해주던

화려했던 매개체가 하루를 끝내기 위해

주인의 명에 의해 까맣게 스러지면

나와 세상이 단절된 것처럼 불안해진다


실패와 잘못된건 삭제하고

성공과 화려함은 덧붙여서

네모난 이미지에 모두담아

오늘의 이야기를 전달하면

어느새 이미지는 내가된다


언제부턴가 여럿이서 모이는 술자리보다

단 둘이 술자리를 가지는 게 더 즐거워졌다


서로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라지만

생각해보면 내 이야기를 하기 위함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유난히 내 주변에는 묵묵히 들어주는 사람이 많다


화려한 색깔이 나부끼고 편집된 이미지가 일렁이다

주인의 명에 의해 까맣게 스러지면 그제야 비치는

스스로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다 그대들을 생각한다


눈앞을 가로막는 수많은 이미지들을 젖혀야만

그제야 그대들이 생각남이 원통하여

퇴근길 도중 생각나는 그대에게 전화를 건다


음,

문득,

갑자기,

퇴근하다,

그대목소리,

생각났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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