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충동구매 변명기

에피소드부자3편

by 검피

여러분은 책을 읽으면

책 속 이야기를 삶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시나요?


신영복 작가님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발로 오는 게 힘들다고 했는데요.


그만큼 생각하는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는거죠.

육아서 읽으면 뭐합니까

덮고 나서 아이한테 퐈이아~~~


저는 저를 알아서 육아서를 안 읽었습니다.

뭔 얘기를 할려고 이렇게 서론이 기냐고요?

책 읽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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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바이올린이란 악기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한 기행문인데요.

영국출신 저자가 40년동안 이탈리아를 오가며 연구한 것을 기행문 형식으로 쓴 바이올린 역사서라

할 수 있습니다.

책은 생각보다 재미있고 생각보다 지루합니다.

(뭐 어쩌란 거냐고요? 읽으시라고 강추는 못한다는 뜻?)


이 책을 읽고 로마, 밀라노, 피렌체, 베니스외에 크레모나라는 이탈리아 도시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크레모나라는 도시에 대한 지식을 습득함과 동시에 세계 3대 바이올린 악기라는 게 있고 오래된 좋은 바이올린을 '올드 이탈리아인'이라고 하는 상식도 얻게 되었죠.


그렇다면 이 책을 읽고 이탈리아에 바이올린 기행을 가기로 결심했냐고요?

물론 이탈리아는 가보고 싶지만 그건 경제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일단 바이올린을 탐구하게 됐습니다.

제 지갑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실천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병렬독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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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었습니다.

평소 흠모하던 황선우 작가 책이라 기대가 컸는데요.

좋은 부분도 있고 별로인 부분도 있었어요.


버뜨


제게 큰 울림을 주는 부분이 있었어요. 황 작가가 리코더를 넘어 플릇을 배우러 다닐 때 이야기에요.

레슨해주시는 선생님께서 '잘해 보겠다고 열정을 보이고 노력을 많이 하는 분들이 금방 나가 떨어지고, 숙제 내 주지 마라면서 레슨시간에만 오는 분이 10년동안 다닌다.'고 하셨다고 나와있어요.

악기를 취미로 할 때는 열심히 하지 말라는 부분이 확 당기더라고요.(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그래, 이거야~!!‘


라는 환희가 차올랐습니다.


집 주변 문화센터를 검색했습니다. 다행히 집 근처 롯데몰에 바이올린 강습이 있더라고요.


주 1회 12주 13만원.


이 가격 실화입니까~~~ 이정도면 뭐 바이올린을 하지 않으면 유죄인 거죠.


그래서 전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어릴 적 방과후 수업에서 배운 바이올린. 임신 했을 때 종로 악기상에서 연습용 악기를 사서 다시 도전했었습니다. 한 달인가, 두 달인가 배우다 그만 두었죠. 이후 구석에 박혀 있던 바이올린을 다시 꺼냈습니다. 악기 상태가 엉망이었어요. 브릿지도 없고 줄도 갈아야할 거 같고 활도 바꿔야 될 거 같고요. 일단 악기상에 가져갔습니다.


“이 악기 다시 사용할 수 있나요?”

"아니오. 수리하는데 18만원 정도 들 것 같네요."


동공지진. 수리비가 좀 들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악기가격이 25만원이었는데 수리비가 18만원이라니요. 알고보니 제가 악기 보관을 신경써서 한다고 줄을 풀어서 보관한 게 문제였어요. 줄을 당겨놔야 악기가 휘지 않는데 휘었다고 해요. 선무당이 사람 잡은 격이죠.


아직 바이올린 강습 신청 안 했는데 여기서 접어야 하나…어쩌죠?


버뜨


저에겐 이런 책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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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으로 낳아 가슴으로 키운 취향"


이 말 너무 멋지지 않나요?


순전히 제목이 끌려서 읽은 책입니다. 새로운 작가 발견입니다!!


문체가 완전 제 취향저격이더라고요.

이 책을 읽으니 딱 정해지더라고요.


그래, 바이올린을 사자.

나이가 들수록 마음이

성숙해지는 게 아니라

지갑이 성숙해지는 거라고 했어.

지갑은 얇아지면서 성숙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중고 바이올린을 구매했습니다.

수리가격이나 중고 가격이나 같았어요.

나중에 비전공자도 천만원대 바이올린을 사서 사용한다는 악기상의 말에는 귀를 닫았습니다.

(18만원은 무리할 수 있으나 천만원은 아웅…)


아무튼 책에서 배운 것을 잘 실천했습니다. 독서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삶 멋지다고 자뻑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다음 날 은유작가님 강의를 들었는데요. 글쓰기 할 때는 수영이나 러닝 같은 것도 다 하지 말고 한동안 글쓰기에만 집중하라는 거에요. 월수금 수영도 하고 바이올린은 어제 샀는데요? 12개 수영복 중 아직 개시도 안 한 게 있는데요? 바이올린 수업은 담 주 시작이라고요.


인생이 왜 이런 걸까요? 글도 포기할 수 없고 수영도, 바이올린에 들인 돈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아무튼, 수영

어쩌다, 바이올린


출판을 목표로 일단 무조건 고 합니다.

책이 나올 가능성은 로또보다 희박하겠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을 거니 최소한 죽진 않겠죠.

지금까지 손떨리는 18만원 소비에 대한 합리적 변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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