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토제닉 식단 4주 후기 (저탄고지)

똥멍청이 탈출일기 7

by 덤보아빠

9월 8일 4주간의 키토제닉 식단을 종료했다. 키토제닉이 나쁜 식단이라 종료를 한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정말 좋은식단이다. 식단을 통해 수많은 건강상 이점을 누릴 수 있었고 몇 가지 나와 맞지 않는 점만 아니었다면 제한적인 식단임에도 불구하고 더 길게 해보고 싶었다. 키토제닉을 끝낸 지금 나는 키토제닉을 할 때 처럼 아침에 쉽게 일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아침 시간동안의 정신적 명료함도 떨어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만하기로 결정했는데 자세한 내용은 본문에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개인적 기록의 의미도 있지만 또 혹시나 키토제닉을 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식단 수행을 하면서 느낌 몸의 변화를 남겨보았다.



식단 수행


첫 주에 실수로 음료를 마신 것을 제외하고는 설탕과 밀가루는 일절 먹지 않았다. 그렇다고 탄수화물을 아예 끊은 것은 아니다. 야채를 통해 탄수화물을 소량 섭취했으며 4주차부터는 쌀과 꿀을 통해 조금 더 섭취했다. 4주차부터는 키토제닉 근본주의에서는 벗어났다. 당연하지만 키토시스를 유지하기위한 탄수 제한 50그램을 넘어 섭취하지는 않았다. 탄수는 주로 얼려뒀던 밥이나 꿀로 채웠는데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약 15그램, 운동을 하는 날에는 전후로 15그램씩 총 30그램 정도를 먹었다.


식단을 하는 동안 엄청난 양의 야채를 섭취했다. 매일 샐러드로 한 끼를 먹었고 나머지 한 끼는 굽거나 볶은 야채를 먹었다. 살면서 먹은 풀 양의 합 보다도 더 많은 풀을 먹은 느낌이다. 단백질은 다양하게 채웠다. 소, 닭, 닭알, 돼지, 생선 그리고 두부를 돌아가면서 먹었던 것 같다. 그 중 닭알을 제일 많이 먹었다. 소는 너무 비싸다. 운동을 하면 단백질 보충제를 먹었다. 식단 마지막 주에는 단백질 보충제에 꿀을 타서 먹었다. 정말 맛있다.



식단은 간헐적 단식과 병행했다. 물론 너무 힘들때는 단식을 하지 않기도 했지만 컨디션이 회복되고는 아침에는 가급적이면 방탄커피만 마셨다. 방탄 커피는 오직 지방과 단백질만 들어가 있으므로 단식 모드를 해제하지 않는다고 한다. 매우 기름지기 때문에 한 잔 마시면 은근 든든한 것이 아침 공복을 견디는데 도움을 준다. 간헐적 단식은 키토제닉만큼 제한적이지는 않아 컨디션에 따라 조절을 해도 문제가 없지만 꾸준히 하는게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 키토제닉으 하지 않는 지금도 마시고 있다.


물을 엄청나게 마셨다. 추가로 아침에 전해질 한 잔, 점심에는 전해질에 MCT오일을 타서 한 잔 하고 있다. 점심은 주로 샐러드와 닭알 샐러드로 해결하는데 지방이 부족해서 방탄 전해질로 조금 보충해준다.


4주간 술은 입에도 대지 않았다.





기분 좋은 변화


일단 살은 확실하게 빠진다. 식단 전 몸무게는 78킬로 정도다. 식단을 시작한 후 약 1주일이 지났을 때의 몸무게는 72.3킬로였다. 글리코겐이 붙들고 있던 수분이 모두 빠지면서 부기와 몸무게가 확 줄어든다. 엄밀한 의미의 감량은 아니지만 확연히 날씬해진 느낌이 든다. 다만 초기에는 에너지가 없고 힘들어 엄청나게 먹고 마셨더니 몸무게는 다시 75킬로 근처까지 올라갔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이전처럼 붓거나 살이쪄 보이는 것은 아니다. 3주차부터는 다시 서서히 빠지기 시작하는데 식단 마지막 날 저녁에는 72.7킬로가 나왔다. 식단 시작 전에 비하면 엄청 많이 슬림해졌다.


살이 빠진다는 직접적인 효과 외에도 엄청나게 도움되는 부차적 효과도 있다. 이전에 나는 저녁 5시 까지는 음식 생각, 그 이후로는 술먹을 생각을 하던 사람이다. 식단을 시작하고 1주일까지는 이것저것 음식이 생각났지만 2주차부터는 식욕과 음주 욕구가 사라졌다. 맛난 것들을 보면 ‘오 맛있겠네’ 생각은 하지만 먹어야 겠다는 생각은 안든다. 밤에 술 생각도 안난다. 나를 사로잡던 것들로부터 해방된 느낌이 든다. 담배를 끊은 후로 처음 느껴보는 개운한 해방감이다.



운동을 쉰 그 다음날 오전의 몸 컨디션은 정말 좋다. 새벽 4시 45분 알람을 듣고 피곤한 느낌 없이 벌떡 일어날 수 있다. 오전에는 집중력과 기억력이 모두 좋아져 모든 것들이 명료하게 느껴지고 생각의 속도와 행동력이 올라간다. 일의 능률이 올라간다. 집중력이 좋아지니 운동 수행능력도 올라갔다. 전과는 차원이 다른 근육 자극이 느껴진다. 덕분에 살은 빠지고 근육은 늘었다.


아쉽게도 아직 오후의 피로는 여전한데 단번에 좋아질 일은 아닌 모양이다. 이 부분은 장기전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먹어온 음식으로 만들어진 세포가 새로운 음식으로 만들어진 세포로 모두 대체가 되는 그 시점에는 하루종일 에너지가 팔팔 넘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이득도 있다. 어릴적부터 시작해서 한평생 달고 살았던 야뇨증 증세가 많이 완화되었다. 몸상태에 따라 새벽동안 적어도 한 번 많으면 세 번까지도 가던 화장실을 한 번도 가지 않고 쭉 자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아들이 새벽에 깨서 울면 나도 깨면서 요의를 느끼고 화장실을 가기도 하지만 아들이 잘 자면 나도 아침까지 쭉 잔다. 내 짐작에는 글리코겐이 모두 소모되면서 몸이 붙들고 있던 수분이 모두 버려진 것이 야뇨증 증세 완화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술, 밀가루, 설탕을 안먹으니 피부 트러블은 없다. 특히 술을 많이 마신 날 다다음 날에는 꼭 생기던 여드름이 날 이유가 사라졌다. 그렇다고 피부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것도 없다. 대신 머리카락이 좀 풍성해진 것 같다. 이건 내 강렬한 염원이 묻은 것이라 착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제발...





불편한 변화


4주차에도 내 몸상태는 매일매일 롤러코스터를 탔었다. 운동을 안한 다음날 컨디셨은 엄청 좋았다가도 운동을 하면 엄청 나빠진다. 많은 강력한 장점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단점 몇가지가 너무 거대해 식단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가장 먼저 외출이 극도로 제한적으로 변한다. 탄수를 끊으면 바깥 음식의 95%는 포기해야 한다. 고기집 쌈장조차 못먹는다. 하지만 알고 있던 문제며 오히려 건강한 식단을 하는데 있어 이 부분은 단점이라고 하기보다는 장점에 가깝다. 사먹는 음식이은 일반적으로 건강에는 좋지 않은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큰 문제 중 하나로 변비가 생겼다. 키토제닉의 흔한 부작용이라고 한다. 즐똥을 못한지 4주가 되었다. 방구를 엄청 뀌고 있다. 똥방귀라 냄새가 무지막지하다. 한 번씩 아내에게 미안할 때가 있다. 풀을 그렇게 먹는데 그 수많은 식이섬유는 일 안하고 뭐하나 모르겠다. 사실 풀 보다는 우리는 쌀이나 고구마 등 탄수화물을 통해 식이섬유를 더 많이 섭취하고 있다. 그 탄수화물을 모두 끊었으니 잘 나올리가 없다.


그러나 변비조차도 마지막 부작용에 비하면 작다. 최근 나는 운동을 하기가 두려워졌다. 운동을 한 다음날 탈이 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4주차에는 탄수화물을 추가로 섭취하기도 했으나 매한가지였다. 4주라는 짧은 시간동안 수행된 식단이라 몸이 충분히 적응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고 운동을 하면 탄수화물을 더 많이 먹었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구글링으로도 시원한 답변을 구하지 못했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키토제닉과 운동은 궁합이 좋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유튜버 중에는 키토제닉과 웨이트를 병행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유튜브를 끊어서 보지는 못했다. 게다가 이정도 고통을 감내하는게 건강한 길인지도 의문이 들었다.





결론


결과적으로는 운동을 좋아하는 나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여 키토제닉 식단을 그만하기로 결정했다. 일주일에 너덧번 정도는 운동을 해야하는 나에게 운동에 두려움이 생기는 것은 문제였다. 순환키토도 생각했지만 충분한 적응기를 거쳐야하는데 그 시간을 견딜 자신이 없었다.


키토제닉은 정말 좋은 식단이고 몸에 많은 이점을 가져다주는 식단이다. 그러나 조금은 덜 활동적인 사람에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추측한다. 운동을 하지 않은 날 아기의 방해도 없이 깊은 잠을 잤다면 그 다음날 오전의 컨디션은 정말이지 상쾌했다. 그래서 나는 키토 식단을 건강과 다이어트가 목적인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강추한다. 방탄식단을 창안한 데이브 애스프리도 본인은 한 달에 두 번 HIIT프로그램만 40분 정도씩 진행한다고 했다. 아래는 한 달에 두 번만 운동하는 데이브 애스프리의 45세 때 찍은 맨스 헬스 표지 프로필이다. 이 주에 한 번 운동하는 50대 아저씨 치고는 몸이 매우 좋다.


그는 원래 30세에 140kg 였다.


그 다음 여정


이제부터는 순한맛 저탄수 식단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탄수화물을 100그램까지 먹는 식단으로 저탄수 식단의 이점과 포도당의 강력한 에너지를 모두 챙길 수 있는 식단이다. 지금 식단에서 바꿀 내용도 별로 없다. 방탄 커피와 간헐적 단식 그리고 점심 샐러드 도시락까지 모든 것이 동일하다. 다만 지금의 식단에서 지방 함량을 조금 줄이고 저녁에 밥 한 그릇을 추가하면 끝이다. 더군다나 섭취 가능 탄수화물이 넉넉해 주말에는 한 번씩 외식도 가능하다.


키토제닉을 끝내는 날 먹은 것


이 식단이 한 평생 아내와 덤보가 함께 할 수 있는 건강하고 맛있는 식단이 되길 기대해본다. 다음에는 순한맛 저탄수화물 식단 4주 후기로 찾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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