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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덤윤 May 12. 2016

눈 부시도록 빛나는 너에게

빛나는 것은 가끔 눈이 부시다


동경 憧憬 [동:-]
흔히 겪어 보지 못한 대상에 대하여 우러르는 마음으로 그리워하여 간절히 생각함


  " 아 그 애? 거침없지. 하고 싶은 말은 눈치 보지 않고 다 하거든. 그렇다고 남한테 상처를 주지는 않아. 말 한마디 한마디가 차가울진 몰라도 전부 맞는 말이거든.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달까. 나보다 더 나를 잘 봐주는 느낌? 그러니까 친구도 많고 인기도 많지. 신기하다니까.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쉽게 친해지고, 리더십 있고 재미있지. 아, 그리고 노래 정말 잘 해. 기타 치면서 노래하는 걸 보면 같은 남자가 봐도 참 멋있어. 곁에 있으면 반짝반짝해! "    


  그런 사람이 있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어주는 사람. 말 한마디 한마디가 눈처럼 내려앉아 가만히 스며들어 위로가 되어주는, 계산 없이 내게 있어주는 사람. 늘 고맙기만 했다. 
  그런 날이 있다. 그게 너여서 힘든 날. 내 그늘을 묵묵히 받아만 주는 사람이 너여서 힘든 날. 너무 멋진 사람이어서. 빛이 나는 네가 내 곁에 있어서 힘든, 그런 날이 있다.

그런 날, 그런 너에게.




  동경이라는 것은 조금은 아픈 말이라고 생각했다. 대상과 나의 거리를 뼈저리게 실감하게 되니까. 그런 적이 있었다. 특별한 사람, 누가 봐도 빛이 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그 빛에 다른 사람들이 이끌려 오게 만드는 그런 사람. 내 곁에 두고 싶다고 느껴지는 사람, 이 되고 싶었다.     

  뭐랄까 넌 스스로를 항상 3인칭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아.
웃긴 상황이어도 다른 사람 눈에 비치는, 푸하하하 하고 웃는 네 모습을 네가 먼저 생각하고 행동을 자제시키는 거지.      

  날카로운 시선들이 두려웠다. 생각이 너무 많은 탓일까. 스쳐 지나는 눈빛들에 담긴 의미 모를 느낌들이 부담스러웠다. 대부분이 잠시 머물렀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짧은 순간이었고 아마 아무런 인식조차 없었을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점점 더 작아만 졌다. 다른 사람에게 비치는 내 모습을 내가 더 먼저 생각하고 움직였다. -그것을 듣고 나서야 자각하게 되었지만- 그렇게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었고, 그래서 모나지 않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 누구보다 더 자연스럽게 이곳저곳 구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 정도가 나에겐 딱 적당하지 않을까 싶었으니까.     

  나도 너랑 같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기로 했어.
그랬는데도 날 좋아하는 사람이 남더라고.     

  부러웠다. 지금 사람들의 중심에 있는 모습이 부러운 것이 아니고, 돌처럼 구르는 것에 만족하는 내 모습과는 달리 별처럼 반짝이는 것이 부러운 것이 아니었다. 단지 하고 싶은 대로 했다고 말할 수 있다는 ‘용기’가 부러웠다. 그런 말을 담담하게 하고 있는 네가 별처럼 반짝반짝 거리고 있었다는 걸알까. 이제는 찾아보기도 힘든 별 하나를 어두운 밤하늘에서 찾았을 때처럼 누군가에게 뜻밖의 편안함을 준다는 것을 네가 알고 있을까.      


빛나는 것은 가끔 눈이 부시다.     


  별빛 때문에 어둠이 벗겨져 초라한 돌의 모습이 더 잘 보이게 될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힘이 들었다. 차갑게 식어버린 나도 언젠간 저런 따스한 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열매처럼 툭, 떨어지는 별똥별이 되어, 지금은 보잘 것 없는 돌이 되어 버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견디기가 힘들었다. 어쩌면 이젠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해서. 하루를 가득 채울 것 같은 긴 밤이 가고 별보다 더 빛나는 해가 떴을 때, 그때의 모습은 어떠할까. 따뜻한 별을 바라보는 것만 해도 힘에 겨운데, 태양은 얼마나 빛날까. 그것을 올려다볼 때는 멀어버릴 듯 눈이 부실 테니까. 그래도 그 빛을 탐하는 욕심 많은 모나지 않은 돌이 여기 있을 테니까. 두려웠다.     

  평소 드러내지 않는 만큼, 딱 그만큼 이기적이다. 빛나는 것은 때론 눈이 부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그것을 탐내고 있으니까. 지금처럼 이렇게 요령 있게 잘 굴러다닌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저 높은 곳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설령 그곳으로 가지 못한다 하더라도 빛나는 별이 찾을 수 있을 만큼 잘 갈린 반짝이는 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욕심 많은 난, 아직 빛날 수 있다고 믿고 있어서.    
 

  한 때 높은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의 한 대사처럼
  이기적인 나는 아직도 욕심내고 있다.

  때론 아픔이 되지 않게 가까이 오지 마라.
  때론 위로가 될 수 있게 멀어지지도 마라.

  
  그러니까 그냥,

  너는 항상 빛나고 있어주면 좋겠다

  내가 널 찾을 수 있게

  위로받고 또,
  욕심낼 수 있게


by. Purple Star.




공백이 길었네요. 

앞으로는 최대한 공백기 없이 갈 생각입니다.

미숙한 글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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