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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Mar 30. 2021

[넷플신작] 그 여름의 일주일

<그 여름의 일주일>은 기본적으로 하이틴 영화이다. 스토리 전개나 인물 설정, 결말은 익숙한 하이틴 로맨스물이지만 교회 캠프를 배경으로 신앙 소재가 주로 활용되었음이 차이점이다. 


주인공 '윌'은 방황하는 청소년이다. 윌은 기물 파손 등을 하며 위탁 가정의 보호를 받다 절도를 계기로 여름 캠프에 가게 된다. 그래서 영화의 주 스토리는 일주일 간의 여름 캠프 '어위거웨이'에서 청소년들이 서로 화합하고 성장해 가는 과정이다. 


영화에는 커플이 두 쌍 존재한다. 프레슬리와 조지 / 윌과 에이버리 커플이다. 먼저 후자가 메인 커플이다. '에이버리'는 캠프 주인 분의 딸로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고 리더십과 배려심이 있는 캐릭터이다. 그녀는 승부욕도 세기 때문에 캠프의 모든 활동에서 엄청난 열정을 불태우는 인물이다. 

이와 달리 '윌'은 처음에 어쩔 수 없이 캠프로 와서 큰 열정이 없다. 하지만 그는 첫눈에 에이버리에게 사랑에 빠지고, 기본적으로 능글능글하면서 속이 따뜻한 캐릭터이다. 그래서 윌이 캠프를 통해 가장 많이 변화하는 인물이다. 


한편 프레슬리와 조지는 서브커플이다. 이들도 꽤 큰 비중을 차지한다. 둘 다 내성적이라 서로에게 쉽사리 고백하지 못하는 커플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작품 전반적으로 이 영화의 특징은 뮤지컬 영화라는 것이다. 그래서  작품에는 <500일의 썸머> 같은 군무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엔딩 크레딧에도 NG 장면과 군무 연습 장면, 주인공들이 끼 부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뮤지컬처럼 다수의 인물이 팔과 다리를 활짝 펼치고 경쾌하게 몸을 흔드는 집단 연출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 배우들이 연습을 많이 했음이 드러난다.


엔딩 크레딧 외에 영화 내내 많은 넘버가 등장하는데, 스토리상 인물의 상황에 맞는 노래가 나와서 이야기의 이해를 돕는다. 

예를 들어 캠프에 처음 온 윌을 반기는 노래는 'the great adventure,'
프레슬리와 조지가 서로에게 마음을 털어놓지 못할 때 고백의 용기를 북돋는 노래 'good enough,'
에이버리가 숲속에서 그간 성장통을 겪었던 과거를 털어놓으며 윌과 부르는 듀엣송 'place in this world,'
윌과 에이버리가 캠프파이어에서 부르는 노래 'awesome god/god only knows,'
윌이 캠프파이어를 떠날 때 비로소 과거의 슬픔에서 벗어나고 자유로워지며 실수투성이인 자신의 모습을 인정할 때 나오는 노래 'where I belong,'
윌이 장기자랑에서 변화한 자신의 모습에 기뻐하며 부르는 노래 'best thing ever' 등이다. 

대부분 원곡이 존재하고, 가사에 충실한 스토리라 몰입을 돕는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신앙 기반 스토리로서 교회 캠프라는 장소를 배경으로 믿음생활을 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예를 들어 어위거웨이 청소년들이 밤에 캠프파이어를 배경으로 그들의 마음 속에 있던 고민, 번뇌, 친구에 대한 칭찬 등을 솔직히 털어놓는 장면이 나온다. 보통 대다수의 사람들이 고민을 다수 앞에서 털어놓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부담을 느끼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고민을 먼저 한다. 

그런데 어위거웨이의 청소년들은 이런 공통의 자리를 빌려 사회적 가면인 페르소나를 벗는다. 평소에 늘 가지고 있던 페르소나를 걷고 또래와 사람 대 사람으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에이버리는 벅차오름을 느끼며 눈물을 흘리고 윌도 처음으로 눈물을 흘린다.


자주 방황하고 속을 잘 털어놓지 않는 인물인 윌이 에이버리를 보고 울고, 먼저 나서 조지를 칭찬하는 등의 행위는 그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물론 앞서 말했듯 위 장면에서는 종교적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더불어 작품 전반적으로도 기독교적 신앙이 주로 다루어지는데 그 안에서 청소년들이 보여주는 열정, 열린 마음 등도 다루고 있다. 


특히 윌이 마음을 여는 데 에이버리가 큰 역할을 한다. 그녀는 완벽함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녀가 아버지와 공유하는 작은 정원이 나오는데, 여기서 에이버리는 윌에게 자신의 두려움을 털어놓는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고 그렇게 살다 보면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 버거워진다는 생각이다. 이때 윌과 에이버리의 듀엣송이 나오는데 선율과 멜로디가 배경과 잘 어우러진다. 

특히 연보라색, 짙은 파랑색 노을이 지는 하늘에서 호숫가 앞에 나무 데크를 배경으로 윌과 에이버리가 춤을 추는데 듀엣송과 어우러져 멋진 연출을 자랑한다. <그 여름의 일주일>은 작품 포스터에도 나오듯이 뛰어난 연출과 노래가 극의 분위기를 특징 짓는 작품이다. 


한편 윌도 내면의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다. 그가 아주 어렸을 때 부모님이 떠났고 혼자 남은 윌은 오랜 방황의 시간을 거쳤다. 그래서 윌은 거짓말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 자라난다. 그는 친구들에게 자신을 조지의 사촌으로 소개하고, 뉴욕에 형이 있다고 소개한다. 이처럼 윌은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거주지, 가족관계 등에 대해 사실을 말하지 않고 자신을 숨긴다. 

하지만 결국 캠프에서 윌의 라이벌 '션'의 폭로로 에이버리가 윌의 거짓말을 알게 되고, 윌은 캠프를 떠나며 에이버리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한다. 


그럼에도 에이버리는 윌을 믿어준다. 이때서야 윌은 <데미안>처럼 자신의 알을 깨고 나온다. 에이버리와 윌의 대화 장면에서 윌은 그간 거짓말했던 자신을 돌아보고 사실은 계속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싶었다는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다. 이때 나오는 노래가 'where I belong'이다. 역시 가사가 윌의 상황에 잘 맞다.

여기서의 메시지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이 부족한 모습이더라도 소중한 상대에게는 솔직히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교훈은 청소년 영화인 만큼 다른 작품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메시지이고, 에이버리가 가졌던 부담감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런 점에서 에이버리와 윌은 다르지만 비슷한 두려움을 공유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후반부에서 에이버리와 윌이 재회하고 드디어 연인이 되면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이 노래의 제목은 'best thing ever'로서 영화에서 두 번 정도 등장한다. 


이처럼 윌이 또다시 길을 잃을 뻔했지만, 에이버리가 캠프 어위거웨이를 떠나려는 윌을 쫓아가 이야기할 때 그녀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윌의 과거를 책망하지 않는다. 어쩌면 윌은 자신 옆에 말없이 서줄 누군가 한 사람을 원했던 것이 아닐까. 에이버리가 그런 인물이다. 오히려 에이버리는 윌에게 그의 감정에 솔직해지라고 말한다. 자신을 좋아하면 있는 그대로 털어놓으라고 말이다. 

그럼에도 윌은 또 마음을 숨기고 도망치려 하지만 에이버리는 윌과 소통하며 그를 알아가길 원한다. 그녀 덕분에 윌도 더이상 자신의 과거를 부끄럽게 여기거나 자책하지 않는다. 그렇게 스스로 힘들어하던 굴레에서 벗어난 윌이 자유롭게 부르는 노래가 'best thing ever'이다. 


노래 외에 영화에는 여러 상징이 등장한다. 캠프 이름인 어위거웨이도 'a week away'의 줄임말이다. 안식년처럼 휴식을 가지는 일주일이라는 뜻이다. 어위거웨이에서 청소년들은 선의의 경쟁을 하고 그러한 팀 활동 자체를 즐긴다. 특히 신입이 오면 5분! 이라 외치며 5분 동안 자기소개의 시간을 주는데, 친구들이 새로 온 동료에게 위화감을 느끼지 않고 그를 알아가려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더불어 보통 또래들이 모이면 경쟁관계가 심화되거나 학업이나 입시 등을 위한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데 어위거웨이 학생들은 직업, 학업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다. 물론 캠프가 끝나면 미래에 대한 고민은 될 것이다. 그러나 영화 속 청소년들은 캠프에 있는 시간만큼은 고민거리에서 벗어나 인격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에 대한 생각은 다양하겠지만 그렇게 내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청소년들의 협동 캠프 활동은 인상적이다. 


재미있는 연출 요소

블롭, 피구, 페인트볼 등의 게임 장면이 아이폰 12로 찍은 것처럼 영화 같은 연출로 표현된다. 팀 설정도 마치 해리포터의 기숙사 설정 같다. 어위거웨이에서는 '트리뷰널'이라는 밤샘 이벤트에서 기숙사를 정하듯 신입의 팀을 정한다. '아주레 아포슬, 크림슨 엔젤, 그리고 베르데 막시무스' 세 팀이다. 순서대로 션, 에이버리와 프레슬리, 윌과 조지가 속한 팀이다. 긱 팀을 상징하는 색깔이 푸른 색, 붉은 색, 초록 색이기 때문에 마치 해리포터의 래번클로, 그리핀도르를 보는 것 같다. 


영화 속 한 줄

오늘 나누는 인사는 작별이 아니라 '다음에 봐'임을 기억하세요
멋지고 끝내주는 세상으로 나가서 여러분의 마법을 부려 보세요




참고자료

http://naver.me/59jvQL8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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