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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Mar 30. 2021

<미스터 히치: 당신을 위한 데이트 코치>

사랑에서 진짜 필요한 것은 솔직함

이 영화는 자칭 타칭 '데이트 코치' 알렉스 히친스(윌 스미스 분)가 사람들의 사랑을 이뤄주는 관계 해결사로 나서며 벌어지는 스토리를 담았다. 알렉스는 '미스터 히치'라는 가명으로 컨설턴트 활동을 하는데, 그는 용기가 없어 고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커플이 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영화인 만큼 작품에 대해 여러 의견이 존재하고 위 설정에 대한 의견 또한 많았다. 하지만 어쨌든 영화에서는 미스터 히치는 선한 마음으로 소심한 사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로 묘사된다. 


네이버 영화


특징적으로 작품의 초반부터 미스터 히치의 연애 조언이 나온다. 미스터 히치는 기본적으로 누군가가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관계를 발전시킬지, 어떻게 고백할지 도저히 모르는 상황에 있을 때 그 사람들을 돕는 인물이다. 그가 사람들에게 해 주는 조언은 데이트 이론이라고 나오긴 하지만 사실상 기본적이고 과학적인 커뮤니케이션 이론과도 닿아 있다. 


예를 들어 인사, 눈맞춤, 바디랭귀지 등을 활용해 상대와의 관계를 발전시키라는 조언이다. 이는 일반 인간관계에서도 첫인상 등과 상통해 쓰이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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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의 60%는 말이 아닙니다. 바디 랭귀지죠. 30%는 어투, 대화의 90%가 입에서 나오는 게 아니란 뜻입니다. 
하지만 사랑은 눈 깜빡할 새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동안 사랑 없이 어떻게 살았나 궁금해지죠. 필요한 건 세 번의 데이트. 
목표가 뭐죠? 주목과 관심. 


위 내용들은 영화에서 미스터 히치가 화면을 보고, 또는 조언을 구한 사람들에게 해 주는 충고이다. 이외에도 조언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다른 내용들은 사실과 다를 수 있지만 위 내용들은 일반적 커뮤니케이션 이론과 비슷하다. 

실제로 사람들은 말보다 행동, 어투 등의 느낌 차이로 사람들과 소통한다. 대놓고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고, 대부분 사랑한다는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상대가 먼저 사랑의 감정을 말해주길 원하기도 한다. 그래서 미묘한 어투나 망설이는 행동 등이 상대에게 '먼저 사랑을 표현하라'는 단서로 쓰이기도 한다. 이런 여러 소통 방식들을 생각해 볼 때 히치의 위 조언들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또 첫 만남이 중요하다거나 세 번의 만남을 하게 되면 상대에게 호감이 생긴다, 등의 이야기도 일반적으로 많이 쓰인다. 3번에서 3이란 숫자가 안정적인 숫자라 여겨지고 첫 만남에선 첫인상, 두 번째 만남에선 서로 알아가기, 세 번째쯤 되면 호감이 생긴다는 것이 실제 관계에서도 많이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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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스토리상 알렉스가 연애 코치가 된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그가 대학생 때 사랑에 무지했기 때문이라고 나온다. 이런 과거 때문에 알렉스는 사랑을 이루고자 할 때도 상대에 대해서 많이 알고 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고 생각하게 된다. 전략이라 말하면 어감이 어색하고 불쾌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무턱대고 다가가는 것보다 상대의 페이스에 맞추고 자신의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으로 넓게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love expert'인 히치가 뉴욕 가십지 기자 '사라'와 사랑에 빠지고, 동시에 그에게 연애 조언을 의뢰한 회계사 '알버트'와 유명인 '알레그라'를 이어줘야 하는 상황에도 직면한다. 그러면서 히치도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고 여러 가지 일들이 꼬이는데,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답게 코믹한 장면들이 다수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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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히치가 사라와 첫 데이트를 시도할 때 같이 허드슨 강에서 미니 수상 스키를 탄다. 아름다운 배경으로 데이트가 잘 될 뻔하지만 히치가 스키를 옮겨 타다 실수로 사라의 머리를 치면서 아주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한다. 이 장면이 상황적으로는 안 좋지만 영화 소재로서는 코믹하게 묘사된다. 


이처럼 코믹한 장면이 많지만 영화에서 각 인물들은 결핍이 있는 캐릭터로 묘사된다. 우선 사라는 가십지 기자로서 워커홀릭인데 일에서만큼은 특종을 잡아내는 실력이나 모든 것들이 완벽하다. 또 그녀는 당차고 유쾌하다. 그런데 그녀는 내면 깊이 사랑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바에서 호감을 보이는 남자에게 '시간이 없다, 여유가 없다, 혼자가 편하다, 말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며 정확히 거절한다. 또 그녀는 히치와 데이트를 하다가도 '데이트한 것 아니에요'라고 주변인들에게 말하는 등 사랑에 빠졌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히치가 고백하려 찾아와도 '둘 다 각자 길을 걷자는 뜻이죠?'라고 말하며 고백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


알렉스와 사라 ㅣ 네이버 영화


그런 그녀에겐 과거의 트라우마가 있어서 사랑이 어려운 것이다. 또 알렉스가 히치로서의 일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라는 화를 낸다. 그녀의 감정은 이해가 된다. 자신과의 데이트도 일의 연장선이었다거나 미리 계획했다 생각하면 불쾌함이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애 전문가답게 알렉스는 겉보기에 사랑에 능통한 인물처럼 보인다. 그런데 사실 그도 겉으론 능글능글할지 몰라도 속으론 사랑을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한 사람이다. 그는 어떤 곳에서 데이트를 하고 어떤 감동을 주고 어떤 멋진 모습을 보여줄지 생각하지 않으면 사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 두 사람의 사랑 관념을 바꿔주는 커플이 바로 알버트와 알레그라이다. 알레그라는 극중 캐릭터상 상속녀로서 부와 명성 모두 갖춘 인물이다. 한편 알버트는 말단 회계사로 의도치 않은 실수를 많이 저지르고 소심한 캐릭터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알버트와 알레그라가 이어질 것이라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알버트와 알렉스 ㅣ 네이버 영화


알버트도 이를 알았는지 미스터 히치에게 조언을 구하고, 그가 플래닝해 준 대로 멋진 모습을 알레그라에게 보여주기 위해 애쓴다. 그런데 그 와중에 그의 진짜 모습들이 종종 튀어나온다. 몸을 둠칫하고 배를 흔들며 춤을 춘다거나, 전화를 받다가 꽃병에 걸려 넘어진다거나, 옷에 머스타드 소스를 흘리고 농구장에서 큰 소리로 휘파람을 부는 식이다. 굉장히 내추럴하고 알버트다운 모습이다. 그런데 몇 행위들은 실수처럼 보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알렉스는 알버트에게 위와 같은 행동들은 알레그라 앞에서 삼가라고 말한다.


그런데 영화에서 반전이 드러나는데, 바로 알레그라는 알버트가 무심코 내보인 위의 행동들에 반했다는 것이다. 알버트가 2% 부족해보이고 어설프고 서툴며 사랑스러운 모습에 알레그라는 사랑에 빠졌다. 여기서 히치도 큰 깨달음을 얻는다. 그간 히치는 사라와 완벽한 데이트를 위해 노력하고 진짜 사랑한단 말은 고백하지 않았는데, 사실 중요한 건 '솔직함'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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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히치가 사라에게 고백할 때 명대사가 나온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그렇게 뛰어올라요. 날 수 있길 바라면서. 


날지 못하면 바위처러 떨어질 테고 떨어지는 내내 생각하겠죠, '도대체 내가 왜 뛰었을까?'
그런데 내가 지금 떨어지고 있어요. 그리고 날 날게 해줄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에요. 당신이요. 


사랑은 타이밍도 맞고 첫인상이나 여러 모습들에 대해 스스로를 다듬기 위해 노력하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때도 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사랑을 만나거나, 은연중에 튀어나온 자신의 원래 모습이 상대에게 다른 어떤 모습보다 호감 있게 느껴질 수도 있다. 영화는 결론적으로 그런 '자연스러움'에 대해 말한다. 


기억에 남는 장면

로코라서 코믹한 장면이 많다. 먼저 알버트가 처음 알레그라의 관심 범위 안에 들어오는 장면이다. 알버트의 회사가 알레그라의 재산 자문을 해주는데, 전체 회의에서 알레그라는 자신이 직접 운영할 자금에 대해 회사의 자문을 구한다. 다른 모든 회계사들은 알레그라에게 투자하지 말라고 만류하는데 알버트 혼자만이 '어른인데 혼자 결정하실 수 있어요!' 라고 외치며 회사까지 때려치우고 회의실을 박차고 나온다. 

이는 미스터 히치가 '주목과 관심'이라는 키워드를 줬기 때문이었지만 알버트가 알레그라한테 했던 말은 일정 부분 그가 직접 생각한 진심이었을 것이다. 그 진심 어린 조언에 알레그라가 처음 알버트한테 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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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히치가 데이트 코치임을 알게 된 후 배신감과 불쾌함을 느낀 사라가 히치에게 채소를 던지는 장면이 있다. 다른 작품들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장면인데, 히치도 사라에게 콜리플라워 같은 채소를 막 던진다. 채소를 던지며 소리지르는 두 사람의 모습이 다툼임에도 코믹하게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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