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Going On 30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로 공개된 <예스 데이!>의 주인공은 '제니퍼 가너' 배우이다. 이 배우의 대표작은 2004년도 개봉한 <13 Going On 30>라는 로맨틱 코미디이다. 직역하면 원제는 '30살이 된 13살' 정도의 뜻일 것이다. 그런데 번역된 제목은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으로 바뀌었다. 원제가 내용을 그대로 반영하긴 하나, 번역된 제목이 로코로서의 흥미를 더 높인다.
주인공 '제나 링크(제니퍼 가너 분)'는 13살 소녀로서 자신의 모습에 크게 만족하지 않는다. 그녀는 치아교정기를 꼈다는 이유로 남학생들에게 놀림받고, 단짝 '매트' 외에는 학교의 소위 퀸카(?) 그룹인 '루시'와 친구들에게 무시당하는 입장이다.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 처음 전학간 '케이디'가 '레지나'와 친구들과 맺었던 관계를 떠올리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제나는 생일 파티에서 루시의 꾀로 벽장에 들어가게 되고, 눈을 떠보니 30살 여자가 되어 깨어난다. 이때부터 겉은 30살 여자, 속은 13살 소녀인 제나가 좌충우돌 판타지적인 현실에 적응해가는 이야기가 작품의 주를 이룬다.
기존의 30살 제나는 좀 까탈스럽고 사람들과 친근하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면, 13살에서 30살로 점프한 제나는 순수한 아이의 마음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을 도우려 애쓴다. 회사의 파티에서 사람들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먼저 춤을 추는 그녀의 모습이 변화한 제나를 보여준다.
하지만 제나는 30살 자신의 모습이 문제가 많음을 알게 된다. 겉보기에는 그녀의 모습이 완벽하다. 이미 30년 동안 시간을 쌓아왔기 때문에 성공한 운동선수 남자친구도 있고, 'Poise'라는 잡지사에서 직위 높은 에디터이며, 어렸을 때 동경했던 루시와도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단짝이다.
그럼에도 속을 들여다보면 제나의 삶은 문제가 많다. 원만했던 부모님과의 관계도 왜인지 모르게 어긋났고, 루시는 겉만 친구일 뿐 제나를 시기질투하고 뒷담화를 일삼는다. 더불어 그녀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매트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 이미 그녀와 절교한 후이다. 이외에도 여러 문제가 발생하며 제나는 13살 자신으로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녀가 어머니와 고민을 털어놓는 장면에서 대사가 인상적이다. '큰 실수를 저질렀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라는 질문에 대해 어머니는 '실수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저지르지 않았다면 깨달음이 없었지 않겠니' 라고 현답을 해주신다. 이에 깨달음을 얻은 제나는 30살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잘 해결해보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영화의 후반부에서도 반전이 드러나며 30살 제나는 주저앉아 울게 된다. 그럼에도 영화는 해피엔딩이지만 그 방식이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주인공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진다거나, 그렇게 평이한 결말은 아니다. 하지만 영화의 콘셉트에 딱 맞는 결말이 표현되며 관객들에게는 만족감이 남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이번 작품은 전형적인 로코의 특징을 가진다. 코믹한 요소들이 많고 세부적인 스토리가 있다기보다는 큰 콘셉트 안에서 로맨스 위주로, 관계성 위주의 작은 에피소드들이 펼쳐진다. 유명한 작품이므로 2000년대 초반의 로맨틱 코미디를 보고 싶은 관객들이라면 잘 맞는 영화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