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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May 07. 2021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

톰 행크스의 감동 실화, 마음을 치유하다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의 주인공은 '로이드'이다. 그리고 그가 성장하도록 돕는, 실존인물 기반의 캐릭터인 '미스터 로저스'가 등장한다. 그의 본명은 '프레드'로, 로저스 씨는 인기 어린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프레드의 신념은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감정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래서 프레드는 '대니얼' 등 여러 개의 페르소나를 가지고, 인형놀이를 하며 프로그램을 재치 있게 운영한다.


영화의 핵심 서사는 프레드와 로이드의 만남이다. 로이드는 독설 기사로 유명한 기자인데, 그도 프레드를 만나면서 점차 변화한다. 이 과정에서 웃긴 장면이 등장한다. 로이드가 로저스를 인터뷰하려 하는데, 이상하게 인터뷰가 진행될 때마다 로저스가 로이드를 인터뷰하듯이 변화하는 것이다. '왜 화가 나요, 아버지와의 관계가 어때요, 아버지와 왜 싸웠어요, 기분이 어때요, 아끼던 인형이 있었나요,'처럼 말이다.


이처럼 마음이 닫히고 감정표현이 서툰 로이드도 어느새 프레드의 눈을 마주치면 술술 이야기한다. 이것은 무엇 때문일까? 바로 프레드가 사람에게서 이야기를 끌어내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능력은 크게 두 가지, 경청과 감사 표현에서 비롯된다. 프레드는 항상 눈을 마주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그리고 이야기의 끝에는 항상 감사 표현을 한다. 예를 들어 로이드가 프레드에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마음의 짐이 되지 않나요?'라고 물었을 때 프레드는 외려 이렇게 말한다. '고마워요. 제 마음에 공감해줘서 고마워요.'

 

이러한 프레드의 따뜻함 때문에 그는 방송국 사람들, 특히 매니저인 빌의 사랑을 받는다. 빌이 말하길, '프레드가 곧 대니얼이고 대니얼이 곧 프레드'라고 감동을 느끼며 말한다. 이 말이 독특한 이유는, 매일 비슷한 프레드의 녹화를 보면서도 빌은 늘 감동을 받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빌은 프레드가 사람들과 악수하다 다칠까봐 '악수 바꿔치기'를 하며 대신 악수를 해준다. 이처럼 프레드는 우선 팀원들의 사랑를 받는다.


더불어 프레드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사랑도 받는다. 영화에서 특징적인 장면이 있다.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로저스 씨를 발견하자, 그가 프로그램에서 부르는 노래를 떼창하는 것이다. 가사를 들어보면 대략 '당신과 같은 이웃을 만나고 싶었어요, 아름다운 동네에 당신 같은 좋은 이웃이 있어 좋아요,' 하는 노래이다. 대중교통 수단에서 사람들이 모두 같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라니. 극중에서 로저스 씨가 어린이뿐 아니라 사람들에게 큰희망과 즐거움을 주는 존재임이 드러난다.


이처럼 프레드가 사람들의 애정을 받는 존재가 된 데에는 그의 노력이 기여했다. 먼저 그는 만난 사람들의 사진을 일일이 찍어 기록해둔다. 그리고 프레드는 녹화가 몇 시간씩 지연되더라도 스튜디오를 찾아온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그 아이가 스스로 대화할 때까지 무릎을 꿇고 소통한다.


영화에서는 프레드의 모습에서 확장해 현자와 성인의 다른 점을 말한다. 프레드의 아내인 '조앤' 왈, '프레드도 감정의 균형을 찾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그도 기도하고 성경을 보고 수영장을 몇 바퀴 돌며 아는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고 사람들에게 편지를 수백 통씩 쓴다'고 말한다. 또 그녀가 덧붙이길, '성인이라 말하면 프레드가 타고난 것 같지만 사실 프레드는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조앤이 말한 것처럼 노력으로 지혜를 얻은 사람이 현자가 아닐까. 프레드의 지혜에 점차 로이드도 마음을 연다. 그는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그를 감싸던 벽을 허문다.


이처럼 영화는 일반 상업영화와 다르게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큰 흐름이 있다기보다는 잔잔한 작품이며, 일반적으로 대중성 있는 작품과는 형식이 많이 다르다. 특히 연출이 독특하다. 작은 소품들로 만든 모형 동네가 실제 배경 대신 활용되고, 프로그램 속 프로그램처럼 액자식 구성을 취한다. 프레드의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출발해 그와 로이드의 이야기가 소재처럼 전달되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의 마무리는 수미상관으로 맺어진다.  처음 영화의 시작에서 프레드가 쇼를 시작하며 노래 부르듯이 말이다. 마무리 노래에서 프레드가 부르는 노래의 가사가 인상적이다. '기차게 멋진 하루가 될 거야! 라고 생각하세요, 저(로저스 씨)에게 다음 날에는 더 멋진 아이디어가 있을 거란 걸 여러분도 알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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