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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Feb 20. 2024

넷플릭스 로코 <사랑이야>

넷플릭스의 로코들은 화제성 위주의 작품이 많다. 그 중 <사랑이야>는 재미있는 소재뿐 아니라 흥미로운 스토리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추천작이다. 특히 작품이 캘리포니아와 리틀 스페인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스페인 요리를 주 소재로 삼았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이국적인 정취에 큰 호감을 느낄 것이다.


<사랑이야> 라일리 댄디 배우의 '소피아' 역

주인공 소피아는 <캘리포니아 크리스마스>를 비롯해 넷플릭스의 로코를 주로 맡는 '라일리 댄디' 배우가 연기했다. 소피아는 고등학생 때부터 알고 지낸 남자친구 '리처드'의 외도로 인해 같이 살던 아파트먼트를 나오고 히스테리컬한 상사 때문에 직장에서 해고당한 후 어머니가 계신 캘리포니아 서노마 카운티의 본가에 내려온다. 그녀의 친구 올리비아가 말했듯 '지금껏 소피아는 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모든 결정이 그녀를 위해 내려져 있었'기 때문에 영화는 소피아가 새롭게 자신의 삶을 재단장하는 이야기이다.


소피아를 위해 그녀의 어머니 '레이나'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다. 레이나는 집에만 머무르는 소피아를 위해 'El corazon'이라는 집 근처 식당에서 커플 요리 클래스를 신청한다. 소피아는 레스토랑에서 스페인 요리를 배우기 때문에 이베리아 반도의 음식에 관심이 많은 시청자 분들이라면 작품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페인어로 사랑, 또는 마음을 뜻하는 식당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피아는 보조 셰프인 '마티아스'와 사랑에 빠진다.


첫 데이트에서 마티아스와 소피아는 꽤나 진지하게 진로와 삶의 태도에 대해 대화한다. 소피아는 그간 디자이너의 비서로 근무했는데 이것은 그녀가 삶에 수동적인 인물임을 보여준다. 그녀는 전 남자친구인 리처드와의 관계에서도 수동적이었다. 이런 그녀에게 마티아스는 적극적으로 주체적인 삶의 기쁨에 대해 알려준다. 요리와 식사마저 의무로 생각하는 소피아에게 마티아스는 요리하는 과정 자체가 기쁨이라며 삶의 행복을 가르쳐준다. 또한 마티아스는 그래픽 디자이너인 소피아를 위해 요리와 디자인을 비유한다. '요리가 많은 재료를 조화롭게 섞어 새로운 무언가를 탄생시키듯, 시각 디자이너도 가진 재료를 섞어 창작물을 만든다'는 것이다. 흔히 좋아하던 것도 일로 하다 보면 본연의 가치를 잊기 쉬운데, 마티아스의 말은 소피아가 가졌던 기존의 직업관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관점의 전환이다.


이후 두 사람은 마드리드에 대해 말하면서 그 도시가 지닌 예술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마티아스는 동시에 캘리포니아를 여직 떠나보지 않은 소피아에게 처음으로 여행을 떠나보라며 모험심을 일깨워준다. 이 말이 영화 후반부의 결말로 연계되는 점에서 마티아스와 소피아의 대화 장면이 스토리상 중요한 부분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점점 친밀해져 가는 두 사람에게도 관계의 위기가 닥친다. 마티아스의 전 여자친구인 이리나와 소피아의 전 남자친구인 리처드의 방문이다. 이들 때문에 소피아와 마티아스는 잠시 헤어지지만 오히려 헤어진 시간 동안 두 사람은 각자의 건강을 찾는다. 소피아는 줌바 댄스에서 신체적 건강을 찾으며 정신적 근력도 회복하고, 일과 사랑 외에 요리에 마음을 쏟는다. 레이나와 소피아 모녀가 집에서도 요리를 즐기는 모습은 소피아의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그리고 드디어 소피아가 침대를 나와 공원에서 디자인을 하는 그녀의 모습은 스토리 초반부와 비교했을 때 매우 대비적인 변화이다.


이렇게 소피아와 마티아스는 전 연인들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자신의 꿈을 찾는다. 작품은 넷플릭스의 다른 로코들처럼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된다. 먼저 소피아가 캘리포니아를 벗어나 마드리드의 예술 대학원에 입학한 것은 그녀가 익숙한 것을 벗어나 새로운 시작을 홀로 일구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그녀가 마티아스와 요리 수업 내내 연습했던 산후안 전야 축제를 맞이하는 것도 상징적이다. 한편 소피아는 레이나의 옛 연인 헨리도 찾아주면서 어머니의 사랑도 돕는다. 소피아가 가는 마드리드에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이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레이나와 소피아라는 모녀의 이름도 의도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랑이야>는 인물의 관계 발전도 재미있고 다른 넷플릭스 로코들과 다르게 스토리가 탄탄한 편이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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