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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가 있는 밤 Dec 23. 2022

[크리스마스 로코]카인드 하티드 크리스마스

연말연시하면 기적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크리스마스의 기적, 새해의 기적처럼 연말과 새해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적 같은 일이 생기길 기대한다. 특히 정 많은 사람들의 선행은 연휴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여기 넷플릭스의 로맨틱 코미디 '카인드 하티드 크리스마스'도 연말을 맞아 사람들을 위해 선행을 베푸는 따뜻한 마음씨를 담았다. 


원제로 'A Kindhearted Christmas'답게 이 작품의 주된 내용은 주인공 '제이미 먼로'가 비밀 산타가 되어 그녀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 '쿠퍼빌'의 사람들에게 나눔을 베푸는 이야기이다. 더불어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로맨스도 펼쳐진다. 남자 주인공은 '스콧 모리스'로, 그는 'Wake up! Upstate'라는 지역 방송을 매일 아침 진행하는 진행자이자 보도자이다. 



제이미와 스콧이 만나게 된 계기는 마치 덕후와 연예인의 만남 같다. 제이미는 매일 아침 스콧이 진행하는 방송을 챙겨봤는데, 그녀는 지역 고등학교의 기금 모금 행사를 보도하려 온 스콧과 우연히 마주친다. 그리고 제이미는 스콧의 눈에 띄어 그와 함께 인터뷰까지 하게 된다. 좋아하던 TV 리포터의 실물을 본 제이미와, 수줍어하며 인터뷰하는 제이미를 보고 한눈에 반한 스콧의 첫 만남은 동화 같다.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는 리포터와 인터뷰이의 관계를 넘어 취재 기자와 비밀 산타의 조합으로 변한다. 스콧은 오랫동안 스튜디오에만 있다가 현장의 기분을 느끼고 싶어 제이미가 사는 쿠퍼빌로 취재를 온다. 그가 취재하는 내용은 바로 쿠퍼빌의 비밀 산타이다. 제이미가 한 첫 번째 선행은 바로 앞서 말했던 지역 고등학교인 '밸뷰 고등학교'의 재능 있는 사중주단 학생들이 워싱턴 D.C.의 백악관에 가서 공연할 수 있도록 여행 경비를 마련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콧은 계속 비밀 산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그의 행적을 쫓으며 취재하고, 제이미는 스콧에게서 그녀가 비밀 산타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 노력한다. 이처럼 대비되는 둘의 관계는 긴장감이 있지만, 두 사람은 점점 서로에게 빠지고 로맨스를 키워나간다. 



그리고 제이미는 더 많은 선행을 하게 된다. 그해에 쿠퍼빌은 재정 악화 때문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없었는데 제이미는 사비를 털어 마을 광장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기부한다. 뿐만 아니라 제이미는 쉼터 사람들에게 식량을 기부하고 쉼터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선물하는 등 쿠퍼빌 전역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연말의 온기를 전달한다.


이렇게 그녀가 몰래 이어오던 선행은 점점 확장된다. 비밀 산타의 선행에 영향을 받은 쿠퍼빌 카운티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쉼터에 연말 선물을 기부한 것이다.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처럼 한 사람의 작은 선행은 나비 효과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기 마련이다. 제이미의 선행 덕분에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물건을 기부하는 쿠퍼빌 주민들의 모습은 나눔과 행복이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보여준다. 


한편 제이미의 선행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제이미의 조카인 '카일리,' 카일리의 남편인 '데이비드,' 그리고 제이미와 함께 쿠퍼빌 여행사를 운영하는 동료인 '콜린'까지 세 사람이나 제이미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세 사람은 함께 제이미를 도와 비밀 산타의 일을 넓혀 간다. 


영화 초반부에서 일감이 없어 힘들어하던 '케인 가족'을 도울 때에는 제이미가 아니라 카일리, 데이비드, 그리고 콜린이 비밀 산타가 되어 선물을 전달한다. 선물을 전달하고 기뻐하는 세 사람의 모습을 보면 선행은 함께 할수록 더 기쁜 법이고, 자신의 호사보다 남을 도울 때 더 큰 만족감이 느껴진다는 것에 공감하게 된다. 



이렇게 선행을 이어가던 제이미는 로맨스에 위기를 겪는다. 결국 스콧과 제이미의 관계는 비밀을 기반으로 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취재 기자와 비밀 산타라는 조합은 사랑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이렇게 두 사람의 관계는 어긋나는 듯하지만 영화에서 한 가지 반전이 밝혀지면서 둘의 관계도 전환된다. 


바로 카일리와 데이비드의 프랑스 신혼여행 티켓이 익명의 기부자에게서 도착한 것이다. 영화 초반부에서 카일리와 데이비드는 자금이 없어 신혼여행을 못 떠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제이미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그들의 소원을 들어준 것이다. 이후 카일리와 데이비드뿐 아니라 제이미와 스콧 또한 그들에게 상징적인 마을 광장에서 재회하면서 사랑을 이어나간다.


큰 스토리는 없지만 잔잔한 분위기와 리포터와 베일에 싸인 취재 대상이라는 주인공들의 독특한 관계, 그리고 훈훈한 선행 등 때문에 가족이 함께 볼만한 크리스마스 로코로 추천한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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