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정신을 가진 사람들은 참 멋지다
M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타이틀 그대로 스타의 일과를 매니저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기본 콘셉트이다.
그러나 이 예능은 다른 프로그램들과 조금 다르다. 기획 의도 자체가 아주 독특한데, 그것은 '참견'이라는 프레임 때문이다. 프로그램에서는 2단계의 참견이 이루어진다. 첫째는 매니저, 둘째는 참견 고수들의 개입이다.
먼저 매니저는 스타들의 일상을 여과 없이 공개한다. 다소 민망할 것 같은 이야기들도 낱낱이 전달된다. 여기서 '스타들의 일상'에는 제한이 없다. 단순히 작품 활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연예인이 부스스하게 잠을 깨는 모습, 차에서 매니저와 이동하며 나누는 대화, 예능이나 광고 촬영 현장, 대기 중에 밥 먹는 모습이 전부 공개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메이킹 필름에서도 볼 수 없었던, 배우가 집에서 대본을 보는 것도 영상에 나온다.
이런 일상과 매니저가 스타에 대해 인터뷰한 것은 '참견 영상'으로 모아진다. 그리고 '참견 고수'라는 별명을 가진 출연진들이 그 '참견 영상'을 보며 토크를 한다. 그들이 하는 토크에도 꾸밈이 없다. '이게 뭐야?' '이런 일도 있었어?'처럼 이런저런 훈계를 두듯이 재미있게 녹화가 진행된다.
관련 영상: (출처) MBC <전지적 참견시점> 스페셜 및 화제의 1분 영상 , 네이버 TV
https://tv.naver.com/v/16440118
http://www.imbc.com/broad/tv/ent/omniscient/svod/index.html
http://www.imbc.com/broad/tv/ent/omniscient/clip/index.html
이 예능에 최근에 <나는 자연인이다> 촬영 비하인드가 공개되었다. 그것은 MBN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2012년부터 방영돼 역사가 깊은 프로그램이다. 꾸준한 시청률을 자랑하며 두터운 시청자층도 가지고 있다.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힐링과 행복을 전하기 위함이다. 지금껏 이 프로그램을 보았던 분들은 자연인들의 일상에 주목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을 만든 제작진에 대해 궁금해했던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번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나는 자연인이다>를 만든, 무대 뒤의 제작진을 조명했다.
<나는 자연인이다>의 촬영 과정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험준한 산을 타야 하는데 그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먼저 프로그램 촬영에는 최소 인원만 투입된다. 많은 인원이 산 끝자락까지 오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 4명이 프로그램을 찍는다. PD, 카메라 담당, 오디오 담당, 그리고 조연출 분들. 이 적은 인원으로 찍는 프로그램은 흔치 않다. 그래서 그분들의 별명이 '어벤저스'라 한다. '전참시'에서 공개된 촬영 과정을 보니 '자연인' 팀 제작진 분들을 왜 '어벤저스'라 부르는지 알 수 있었다.
일단 제작진 팀은 산을 오를 때 지게를 지고 간다. 산에는 배달이 안 되므로 3일가량 먹을 부식 박스를 메고 가야 하는 것이다. 차로 운반할 수도 없으니 짐을 몸으로 옮기는 방법뿐이었다. 방송 프로그램을 찍을 때 제작진이 직접 지게를 지는 것은 흔치 않기에 '지게'가 나오는 순간 헉하는 놀라움이 느껴진다. 그렇게 출연진 매니저 분과 PD 분이 사람 키만 한 지게를 메고 산을 올라가는데 여기서 <나는 자연인이다>를 찍기 위한 노고와 열정이 느껴졌다.
그리고 소품 박스에는 방송 소품이 들어 있지 않다. 거기에는 산악 위험에 대비한 각종 도구들이 들어 있다. 뱀이나 벌에 대비한 휴대용 독 주사기, 멧돼지 퇴치용 확성기, 벌을 막는 방충 모자 등이다. 이것은 방송뿐 아니라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물건들이기에 프로그램을 찍는 데 이런 물품들을 준비하는 것을 보면 <나는 자연인이다> 팀의 프로정신이 다시금 느껴진다. 그만큼 제작진이 위험을 무릅쓰고 매 회차 촬영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영상: (출처) MBC <전지적 참견시점> 스페셜 및 화제의 1분 영상 , 네이버 TV
https://tv.naver.com/v/16375194
http://www.imbc.com/broad/tv/ent/omniscient/svod/index.html
http://www.imbc.com/broad/tv/ent/omniscient/clip/index.html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도 산행을 하다 보면 길을 잃거나 삐끗하고 헛디디는 순간도 있다. 그럴 때 PD 분이 나서 길을 찾고 지리를 익혀서 팀원들에게 전하고, 다 같이 지게를 교대하는 식으로 촬영지로 향한다. 특히 이번 '전참시' 127회에서 조명된 사람은 <나는 자연인이다>의 카메라 감독 분이었다. 그분은 산행으로 체력을 키우고 엄청난 열정과 프로정신을 가져서 '참견 고수'들의 존경을 자아냈다. 카메라 감독 분은 개울가 돌이 미끄러워 발을 헛디뎌도 그 자세 그대로 출연진을 찍었다. 돌에 발을 삐끗해도 촬영이 우선이고, 출연진의 말에 따르면 개울에 몸이 빠져도 손으로 카메라를 받쳐 올렸다고 한다. 그분이 수중촬영을 위해 개울에 입수하는 장면도 나왔다.
그렇게 <나는 자연인이다> 촬영이 이루어졌다. 아직 비하인드 스토리가 다 공개되지 않아서 목적지에 도착한 이후에 본격적 촬영 현장은 방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방송을 계기로 <전지적 참견 시점>과 <나는 자연인이다> 시청자 분들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방송을 많이 찾아볼 것이라 예상된다.
이번 방송은 '프로정신'을 보여주는 새로운 장이었다. 이전에도 <생활의 달인>이나 기타 직업인들을 다룬 예능에서 직업에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았다. 그런데 그 외에도 하나의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위해 어벤저스처럼 생각지도 못할 만큼 거친 산행을 감수하는 '자연인' 제작진들의 모습은 새로운 감동을 자아냈다.
그분들처럼 무언가에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참 멋진 일이다. <나는 자연인이다> 제작진 분들은 9년 동안 산행을 하며 안전한 등산과 촬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알고 있었다. 그런 것처럼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노력하면 그 일에 필요한 '노하우'를 섭렵하게 된다. 배울 것은 무한하기에 더 알아야 할 것들이 남아 있겠지만, 그럼에도 같은 분야에서 10년 가까이 일하면 '못 하겠다'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없어지는 것 같다.
10년 동안 같은 일을 하면 누구나 프로가 되고 그 일에 통달하게 된다 하지 않는가. 이번 '전참시'의 비하인드는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전달뿐 아니라 그런 '프로가 되는 길'을 보여주었다.
더불어 'Professional'이 되기 위해서는 팀원들의 역량이 합쳐져야 한다. 그들이 같이 하는 일이 방송 프로그램이 되었든, 영화나 드라마 등 작품이든, 음악 앨범이든, 책이든, 기획 프로젝트이든 간에 다 같이 최선을 다해 그것을 완수하는 과정은 참 빛나고 멋있다. 말 그대로 '최선'이란 표현은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불가능하다 여기는 한계를 넘고 팀의 일도 자신의 일처럼 아낄 때 쓰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전참시'가 전달한 비하인드는 사람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주었다. 그리고 무언의 희망도 느껴진다.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프로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된다는 것 말이다.
*사진 출처: http://www.imbc.com/broad/tv/ent/omniscient/concept/index.html
MBC <전지적 참견시점> 프로그램 소개
*관련 출처
http://www.imbc.com/broad/tv/ent/omniscient/
https://www.mbn.co.kr/vod/programMain/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