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을 제외한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최근 종영한 OCN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를 보았다. 이 작품은 실종된 망자를 찾는다는 콘셉트로 고정적인 시청자 층을 확보했다.
OCN은 CJ ENM 산하의 영화 및 방송 채널로 '장르 드라마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채널'로 브랜딩을 하였다. 그래서 미스터리 추리극이나 스릴러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꾸준히 OCN의 드라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씽: 그들이 있었다>도 미스터리 판타지 장르의 드라마이다. 다른 장르물과 다르게 판타지적 요소가 작품의 핵심이 되어 드라마의 참신함을 배가했다. 주인공은 '김욱(고수 분).' 욱해서 욱이가 아니라 어머니께서 '햇빛 밝을 욱' 자로 이름을 지어주셨다고 한다. 이 욱이 어느 날 한 여자가 괴한들에게 납치당하는 모습을 목격해 그들에게 쫓기다 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리고 깨어나 보니 '두온 마을'이라는 이상한 동네가 보이는 데서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두온 마을'은 사라진 망자들이 머무는 곳이다. 어디에 묻혀 있는지를 찾지 못해 그 장소를 찾을 때까지 영혼 상태로 두온 마을에 묶여 있는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 망자들이 묻혀 있는 장소를 찾으면 영혼은 떠나게 된다. 처음에 욱은 자신이 영혼을 본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두온 마을의 지킴이인 '장판석(허준호 분)'에게 화를 낸다. 그러다 욱은 자신이 망자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장 씨를 도와 망자들이 묻힌 곳을 찾아주며 그들의 한을 풀어준다.
<미씽: 그들이 있었다>는 크게 세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첫 번째는 김욱과 그의 친구들이다. 천재 해커 '이종아(안소희 분)'와 '김남국(문유강 분)'은 욱과 함께 전당포를 운영한다. 그러다 김남국이 의문의 사고를 당하고 그 후부턴 이종아와 김욱 둘만 남아 김남국의 사고 뒤에 있는 진실을 쫓는다. 두 번째는 '신준호(하준 분)' 형사와 그의 약혼녀 '최여나(서은수)'이다. 결혼식을 3주 앞두고 여나 씨가 실종되는데 신 형사는 그녀를 찾고자 김욱과 공조를 한다. 세 번째 축은 두온 마을의 이장인 장판석 씨와 실종 담당반 '백일두(지대한 분)' 형사이다. 장 씨는 15년 전 놀이공원에서 딸을 잃어버렸고 아이를 찾는 과정에서 백 형사를 알게 된다.
이 세 축은 모두 우연한 기회로 공조를 하게 된다. 먼저 장 씨는 두온 마을에서 10여 년간 이장 역할을 하며 백 형사와 함께 망자들의 묻힌 곳을 찾고 있었다. 그때 장 씨처럼 살아 있으면서 망자들의 영혼을 보는 김욱이 두온 마을에 오게 되고, 김욱과 이종아, 그리고 장 씨가 함께 망자들의 원한을 풀어주는 일을 한다. 여기에 더해 최여나가 실종됐음을 알게 된 신준호 형사가 백일두 형사의 실종 전담반에 합류하며 커다란 팀이 구성된다. 물론 신 형사와 백 형사는 두온 마을의 정체에 대해서는 모르고, 김욱과 장 씨가 전달해주는 정보에 따라 현장에서 단서를 찾는다.
위 사람들은 김욱을 중심으로 망자를 찾아 나서는데, 그들이 찾는 사건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우연인 줄로만 알았던 망자들의 실종이 모두 하나의 계략에서 비롯된 일이었음이 드러나며 작품의 플로우가 더욱 탄탄해진다.
당시 '최승 건설'이라는 기업의 CEO인 '한여희(정영숙)' 회장은 손자, 손녀를 찾고 있었다. 자신의 딸이 손주를 낳았음을 모르고 있다 그녀의 일기장을 보고 손주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인데, 한 회장은 손주를 찾으면 그에게 막대한 재산을 물려주겠다는 유언장을 써 놓았다. 여기서 김남국, 최여나 등 사람들이 희생되었음이 밝혀지고 주인공들은 한 사람의 이기심으로 인한 더 큰 계략이 오래전부터 있어왔음을 알게 된다.
별개로 존재할 것 같던 사건들이 한 사람의 오랜 계획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플롯의 긴장감을 더하며 시청자들이 작품에 더욱 몰입하게 하였다. 특히 망자로 두온 마을에 간 최여나뿐 아니라 그 마을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계략의 피해자임이 밝혀지며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전반적으로 작품은 두온 마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미스터리 판타지에 휴머니즘을 더해 여운을 남겼다. 망자들은 언제 떠나게 될지 모르기에 '기억의 날'이라는 행사로 서로를 추억하고, 언젠가 연기처럼 사라지는 서로를 보며 안타까워하는데 이러한 그들의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한 회장의 유언장으로 인한 연쇄 살인 외에도 다른 일반적인 피해자들이 나오는데, 그들 또한 각각의 사연이 있는 인물들이다. 처음엔 두온 마을을 보는 것을 싫어했던 김욱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원한을 풀어주는 일에 적극 참여한다. 이렇게 김욱이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변화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이전에 다루어지지 않은 소재로 시청자들에게 미스터리와 감동 모두를 준 <미씽: 그들이 있었다>. OCN의 장르물에는 스릴러만 있지 않고 휴머니즘과 미스터리를 결합한 작품도 가능하다는 것이 이번 드라마를 통해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