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 '싹쓰리' 를 돌아보며

추억을 싹쓸이, 마음에는 힐링

Nov 2. 2020

MBC 예능 <놀면 뭐하니?>가 작년 7월부터 시작해 어느덧 1주년을 넘었다. 작년 한 해 뜨거운 환호를 받았던 '부캐릭터'가 탄생한 프로그램이었다.

주 출연진 유재석 씨가 다양한 부캐릭터를 맡았는데, 트로트 열풍을 이끈 '유산슬'이 그 시작이었다. 부캐들이 노래와 인연이 깊은지 '링고 스타'를 패러디한 '유고스타'가 신인 드러머로 활약했다. 드럼을 배운 데 이어 하프를 연마한 '유르페우스'가 출현하며 예술의 전당에서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함께 객원 멤버로서 정식 공연에도 섰다.

MBC <놀면 뭐하니?> , 네이버 TV (링크 1 참조)

노래 다음에는 요리였다. '뇌섹남'처럼 '라섹남'이라는 콘셉트를 잡아 '유라섹'이 탄생했다. 말 그대로 라면을 끓이는 남자인데, 과거 <무한도전>이나 기타 예능으로 유재석 씨와 친분이 있는 다른 셀럽들이 유라섹의 라면을 먹으러 가게를 찾았다. 특히 MBC 구내식당에서 100인분의 라면을 끓이는 모습은 유라섹의 당황과 함께 손님들의 환호를 이끈 장면이었다.

그리고 이를 이어 '닭터유'가 모습을 보이며 이제는 치킨까지 튀기는 부캐릭터가 탄생했다. '취준생'이 아닌 '치준생'이 되어 가장 맛있는 후라이드 치킨을 만들기 위해 기름을 예열하고 시행착오를 겪는 그의 모습은 여러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되었다.

이처럼 뜨거웠던 부캐 열풍을 이어 새로운 객원 멤버들이 더해졌다. 이효리 분과 가수 비 분이었다. 그들은 2020년 여름 더없이 큰 환호를 받으며 신인 그룹 '싹쓰리'로 데뷔했다. 심지어 포털 사이트에 싹쓰리를 검색하면 'SSAK3'라는 영문명과 함께 가수, 멤버는 '유두래곤, 린다G, 비룡'으로 뜬다.

'싹쓰리' 네이버 검색 결과 ㅣ 네이버

이들 싹쓰리는 더운 여름을 틈타 청량한 신인 노래 그룹으로 데뷔했다. 유재석 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분이 모두 과거 음악계의 빅스타였음을 고려할 때, 3인이 구성한 신인 그룹이라는 콘셉트 자체가 시청자들의 주의를 모았다. 그들은 여러 노래를 리메이크하고 새로운 음악도 작곡하며 다양한 음원을 발매했다.

음반 발매에서 그치지 않고 그들은 실제로 여러 가요 무대에도 섰다. <쇼! 음악중심>이나 <엠카운트다운> 등에서 세 사람은 신인 가수로서 '뉴트로' 열풍의 선두에 섰다. 싹쓰리 팀이 오랜 시간 연습 끝에 함께 구상한 안무대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놀면 뭐하니?>에서는 싹쓰리가 음원을 준비하는 모든 과정을 방송으로 보여주었다. 세 사람이 팀을 결성하게 된 순간부터 콘셉트 논의가 시작되었다. 여러 가수들과 작곡가들로부터 잠재적인 노래들을 받고 그중에서 선택을 하며 시청자들로부터 온라인 댓글을 받아 팀 이름도 정했다. '싹쓰리'라는 팀 또한 시청자들의 댓글 중에서 선정된 것이다.

더불어 그들은 앨범 커버와 뮤비도 찍었다. 그들은 레트로 느낌의 90년대 감성이 가득한 세트장에서 각각의 부캐에 충실하며 영상을 촬영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그 시절의 감수성을 다시 느끼는 데 충분한 거름으로 작용했다.

싹쓰리 ㅣ MBC <놀면 뭐하니?>, 네이버 TV(링크 2)

이미 그들의 주된 활동 시기는 지났지만 싹쓰리 팀 멤버들이 실제로 신인 그룹이 데뷔할 때와 똑같은 과정으로 뮤비를 찍고 출근길 사진도 찍으며 음악 프로그램에서 댄스곡을 선보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들이 선보인 주된 노래로는 '여름 안에서, ' '다시 여기 바닷가, ' '그 여름을 틀어줘, ' '두리쥬와' 등이 있다.

'싹쓰리'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대체로 '추억'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요즘 레트로에 신세대적 감성을 더한 뉴트로가 인기인데, 싹쓰리는 뉴트로이면서 레트로를 떠올리게 하는 그룹이었기 때문이다. 멤버 구성뿐 아니라 음악 전문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서 신인 그룹이 탄생한다는 설정 자체가 참신했고, 동시에 멤버들이 실제로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인기가 높았던 가수들이었다는 점이 당시 세대를 살아온 시청자들에게 크게 와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