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디자인에서 브랜딩까지
이 글은 특정 브랜드에 대한 글이 아니다. 디자인에서 시작해 현대 사회의 트렌드를 소개하기 위한 글이다.
예전에 Adobe를 구독해 사용한 적이 있다. 매월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긴 하였지만 자기계발을 위한 것이었기에 투자에 만족하였다. 특히 디자인에 평소 관심이 많았기에 그런 디자인 툴들을 마음껏 다루어보았다.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애프터이펙트와 프리미어 프로까지. 미적 감각이 뛰어나지 않아 생각만큼 실력이 늘진 않았지만 다양한 툴들을 배웠다는 것 자체로 좋았다.
이런 디자인 툴들을 배우게 된 것은 주변 지인의 영향이 컸다. 아는 선배 한 분이 대학 때 디자인을 전공하셨는데 경영, 미술, 마케팅 분야를 넘나들면서 작업을 하더라. 서로 다를 것이라 생각했던 분야에서 마음껏 두각을 드러내는 선배를 보며 부럽기도 하고 영감을 받았다. 그때 선배는 '맥북 프로'를 썼다. 선배 어깨 너머로 디자인을 다루는 모습을 보다가 왜 맥북을 쓰냐고 물어보니 선배가 '전문적으로 디자인할 때 주로 맥북을 쓴다'는 대답을 하셨다.
나는 전문 디자이너는 아니기에 반드시 맥북을 사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선배가 맥북으로 디자인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흥미로웠다. '디자인'이 흥미로웠다.
어렸을 적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었다. 당시 그렇게 유명한 직업은 아니었기에 친구들 사이에서 말하면 참신한 장래희망 중 하나로 꼽혔다. 지금은 워낙에 유수의 디자이너들이 패션 등 의류뿐 아니라 공간 등의 건축, 가구 제작 등 공예 분야에서도 무궁무진하게 활약 중이다. 어쨌든 그때는 새로 품은 패션 디자이너라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디자인에 소질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뒤로 꿈을 접었지만 아직도 포털 사이트 design 판을 유심히 본다. 심심할 때면 자주 보는 것 같다. 새로 나온 조명이 있는지, 이번에 상을 탄 의자는 무엇인지, 전시회는 유익한 것이 있는지 등.
나처럼 디자인 판을 보는 사람들이 주변에도 많더라. 가끔씩 디자인 판을 보면 새로운 아이폰의 디자인이 기존 버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소개되는 기사가 많은데, 그럴 때면 선배한테 이야기를 들었던 맥북이 떠오른다. 맥북은 집꾸미기 인스타그램 계정 속 사진에서 빠지지 않는 소재이고 아이폰으로 찍은 감성 사진은 많은 좋아요를 받는다.
요즘은 '취향 존중'의 시대인 것 같다. '감성'이 중요해졌고 개인의 취향과 기호가 퍼스널 브랜드를 만든다. 그래서 '갬성,' '감성'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을 받는다. 애플의 제품이 그 자체로 사람들의 관심이 되고 디자인 기사가 많은 구독률을 보이는 것도 그런 감성 찾기의 일부이다. 이 모든 것은 하나의 흐름이다.
그렇게 끌리는 제품을 사용하고 이를 SNS에 포스팅하여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내고 자신만의 'mood'를 은은하게, 또는 팝아트처럼 톡톡 튀게 보여주는 것. 브랜드도 페르소나를 찾는 요즘이다. 무형의 브랜드에도 명확한 아이덴티티와 퍼스널리티가 있는 요즘, 사람들은 더욱 더 개성 있고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characteristic을 찾아나가고 있다. 그것이 'Personal Branding'의 과정이 되고 개인도 브랜드처럼 나름의 특징을 세운다.
이것이 요즘 현대인들의 트렌드가 아닐까. '자기표현'이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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