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BS 드라마 <앨리스>라는 작품을 보았다. 주 소재는 '시간여행'이지만, 1인 2역을 맡은 어머니 '윤태이(김희선 분)'의 역할이 인상적이었다. 아들을 위해 과거에 남아 희생한 그녀는 어머니의 모성애를 보여주었다.
'윤태이' 외에도 다양한 작품의 캐릭터들이 어머니의 모습을 그렸다.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의 '케이트, ' <어바웃 리키>의 '리키 렌다조'가 그러했다. 이 두 작품은 어머니의 꿈에 대한 외국 영화이다. 한국 영화 중에서 어머니의 삶을 다룬 작품을 꼽으라면, <수상한 그녀>가 먼저 떠오른다. 다만 이 작품은 궁극적으로 한 사람의 '청춘'에 대해 노래하였다.
<수상한 그녀> 스틸컷 - 오두리 ㅣ 네이버 영화
<수상한 그녀>는 개봉한 지 6년이 지난 지금도 설이나 추석 특선영화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많은 예산이 들어가지 않은 영화였음에도 866만 명이라는 엄청난 관객을 동원했고, 포털사이트 평점은 9점대를 넘는다. 그만큼 관객들의 공감을 받은 작품이다.
주인공은 '오말순(심은경, 나문희 분)' 할머니. 칠순이 된 그녀는 우연히 '청춘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다 20살 때로 회귀한다. 판타지의 주인공이 된 말순은 오드리 헵번을 본떠 '오두리'라고 불린다. 새로운 이름과 빛나는 젊음을 얻게 된 두리는 아들 '현철(반현철-성동일 분)'을 키우느라 포기한 꿈에 도전한다.
이처럼 영화는 판타지적 소재를 토대로 과거로 돌아간 주인공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누구에게나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 10대 학창 시절, 뭘 해도 즐겁고 찬란했던 20대처럼. 나이가 들어 현실에 부딪히다 보면 꿈도 사랑도 포기하며 살게 되기에, 그것들이 있었던 '젊음'은 그리움의 대상이다.
<수상한 그녀> 스틸컷 - 오말순 할머니 ㅣ 네이버 영화
기본적으로 <수상한 그녀>는 자녀를 위해 젊음을 포기한 말순 씨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말순 씨는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고 혼자 아들을 키웠다. 작은 음식점을 하며 손님들의 핀잔도 듣고 레시피를 두고 이웃 가게와 싸움도 벌였다. 억척스럽게 아들을 등에 업고 식당을 하다 보니 어느새 그녀는 70살이 넘은 할머니가 되었다. 아들과 딸을 위해 허리 못 펴고 지나간 말순 씨의 젊은 시절이 '오두리'와 대비되며 소개된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히 어머니의 삶뿐 아니라 청춘의 꿈에 대해 전반적으로 노래한 작품이다. 말순 씨의 삶이 드러나긴 하지만 영화 내내 주로 나오는 것은 '오두리' 캐릭터이다.
<수상한 그녀> 스틸컷 - 노래하는 오두리 ㅣ 네이버 영화
다시 얻은 젊음을 허투루 보내기 싫었던 그녀는 밴드의 리드 보컬로서 음악 실력을 뽐낸다. <나성에 가면>이나 <한 번 더> 등은 그녀가 영화 속에서 불렀던 음원이다. 오두리는 마음껏 치장하고 사랑도 하며 노래를 원 없이 부른다. 그렇게 그녀는 다시 찾은 젊은 시절에 하고픈 것을 다 해 본다.
휴머니즘과 코미디를 결합한 드라마 장르의 <수상한 그녀>는 젊음에 대한 그리움을 이모셔널 베이스로 한 작품이다. 그리고 '오두리'를 통해 어머니뿐 아니라 한 사람 자체의 꿈,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살고 싶은 소망을 일반적으로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