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아 일어나"
학교에 가자고 아이를 깨우는데 아이 컨디션이 영 좋지 않다
"엄마 나 머리 아픈데...?"
여기저기 조금만 아파도 얘기하는 아이여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는데 요즘에는 아프면 학교에 오지 말라고 한다.
"그래 그럼 오늘은 쉬어."
그렇게 아들은 누워있고 나만 출근길에 올랐다.
아이의 체온은 37도. 혹시나 하여 친정엄마가 큰아이를 데리고 코로나 검사를 하러 동네 보건소에 다녀오셨다. 걱정되는 마음에 1시간 일찍 퇴근을 하여 집에 왔다. 무슨 마음인지 동네 마트에 들러 고기며 과일을 마지막인 듯 쇼핑하고 집에 왔다.
다음날은 결과를 기다리느라 1시간 늦게 출근을 하기로 했다. 보통 오전 9시 전후로 문자가 오길래 음성 문자가 오자마자 출발하게끔 옷도 다 입고 거실 탁자에 앉아있었다.
시간은 9시 반.. 연락이 올 기미가 없어 급하게 수업을 교환하고 다시 1시간 정도를 기다렸다.
그래도 연락이 없었다. 어제 아들과 함께 코로나 검사를 받은 친정엄마는 방금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하신다.
'아,, 요즘 확진자가 많더라니, 그래서 연락이 밀리는구나.. 그래 금방 연락이 오겠지.. '
그렇게 다시 1시간이 흘렀다...
학교에는 급하게 전화를 하여 수업을 메꾸고.. 다급한 마음에 보건소에 전화를 해보았다.
다들 바쁘신 때라 연락을 하기 너무 죄송했지만 나도 마음이 타들어가서 어쩔 수 없었다. 다행히 너무 친절한 목소리에 마음이 놓였다.
"아 요즘 검사가 많아서요 담당자에게 확인 후 연락드리라고 할게요."
십 분쯤 흘렀을까.. 큰아이가 통화를 하다가 나에게 전화를 바꿔준다.
"어머님이신가요?
아드님 주민번호 가요?
주소가 어떻게 되시나요?"
몇 가지 질문에 답을 하다 보니 느낌이 이상하여 다급히 말을 끊었다
"저기, 죄송한데요 우리 애 음성 아니에요? 왜 이렇게...."
"아니요. 아드님 양성이에요. 저 역학조사관입니다."
"아..... 네....?!?!"
순간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달려갔다.
'어디서 그런 거지? 학교는 어떻게 해야 하지? 큰 아이는 많이 아프지 않을까? 후유증이 있다는데.. 우리 애 때문에 코로나에 걸린 아이들은 없을까? 다음 주에 큰 애 학교 시험기간인데.. 우리 애는 시험을 못 보나? 시험이 미뤄지나? 그럼 친구들은?!'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더 이상 머리가 굴러가지 않았다.
역학조사관은 대략의 질문을 한 후, 오후에 다시 전화를 하여 자세한 것을 물어보겠다고 하고 통화를 마무리하였다.
전화를 끊자마자 큰 아이 학교 담임선생님께 사실을 알렸다.
이후 나의 학교, 큰 애 학원 두 곳, 작은 애 학교, 남편, 친정 엄마, 언니와 친구들 등등... 생각나는 대로 연락을 돌렸다.
1시쯤 다시 역학조사관의 전화를 받았다. 그 사이 아이에게 3일간의 행적(?)을 쓰라고 하고 그 종이를 참고하여 역학조사관의 물음에 따라 답을 했다. (확진 판정을 받자마자 아이는 마스크를 쓰고 방에 들어앉았다. 종이는 아이와 나 모두 일회용 장갑을 낀 채로 교환하였다. 종이는 (될는지 모르지만) 소독액을 칙칙!)
지난 3일간 큰 아이의 행적.
학교 A학원 집
학교 매점 B학원
학교 농구 A학원
집
확진.
전화를 끊고 작은 아이를 데리고 보건소에 갔다. 동거인도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운전을 하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큰 아이의 동선. 차라리 어디 놀러라도 가지, 마스크 벗고 시원하게 친구들이랑 어디 가서 뭐라도 사 먹지..
마스크도 잘 쓰는 아이인데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작은 아이가 놀랄 수 있으니 코에 무엇인가를 깊게 넣는다는 기본 사항을 알려주고 줄을 서 있자니 큰아이 학교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간간히 보인다.
너무 미안했다. 그럴 리 없겠지만 혹시 나의 아이 때문임을 알아볼까 교복 입은 아이들을 쳐다보다 곧 눈을 돌렸다.
다행히 첫 코로나 검사를 무사히 마친 둘째와 언제 다시 나갈지 모를 집으로 들어왔다.
그날 저녁 다시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다.
재택치료에 대한 간단한 안내와 함께 재택 치료 기간 동안 동거인들은 나갈 수 없다는 것.
재택치료 기간은 대략 10일. 이후 나와 작은 아이는 한번 더 코로나 검사를 한다고 한다.
음성이 나왔을 때 나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여 출근이 가능하지만 둘째는 음성이 나온 후 다시 약 십 일간의 자가격리를 한다고 한다.
결국 작은 아이는 약 20일, 나와 큰 아이는 약 10일 정도 집에 머물러야 하는 것.
만약 내일 음성 결과가 나온 후 작은 아이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아이는 10일 정도 격리 후에 학교를 갈 수 있다고 한다.
작은 아이에게 내일 음성이 나오면 할머니 집이나 이모 집에 가 있을래 물어보니 생각하지도 않고 집에 있겠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 셋은 집에 있게 되었다.
다행히도 주말이 2번이나 끼어서, 평일은 5일만 견디면(?) 될 것이다.
이게 그냥 주말인지, 아니면 격리된 동거인 생활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또 적응을 하겠지.
신랑은 이번 주와 다음 주 주말에 올라오지 못한다.
갑자기 생긴 우리 셋의 시간. (그렇지만 큰 아이와는 거의 마주치지 않는....)
아무쪼록 큰 아이나 작은 아이 모두 별일 없이 지나가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나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모든 분들.. 모두 힘내서 잘 이겨내시기를 바란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