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풀이

쓴다 썬다 썰자

by 사막물고기

주말만 기다리며 사는 월화수목금요일은 너무도 길고 아득하고 멀다.

주말을 기다리는 이유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어서도 아니고, 해야 할 리스트가 있어서도 아니고

월화수목금요일이 아니기 때문에 기다린다.

하루를 빨리 넘겨버리기 위해 집에 오면 바로 잘 준비를 한다.

도착하면 8시 40분에서 9시 사이.

저녁을 만들어 먹기에도, 쇼핑을 하러 가기에도, 무언갈 배우러 다니기에도 애매하게 늦어버린 시간이 야속하다.

사람 고파질 틈 없이, 끝나버린 연에 미련 갖지 않게 직장에 매여있고 싶었던 건 잠깐이었다.

1년의 혹사 기간이 지날 때쯤부터 앉아있는 건 지겹고 힘들고 아프다. 무엇보다 허리가.

직장 버티기는 정말 너무 힘들다.


달거리가 시작되는 전 주부터 끝난 후 며칠까지는 온몸이 새로 짜 맞춰졌다가 다시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던 증후군은 점점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내 안에 다른 인격 하나가 들어찬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 시작한다.

충동적인 생각들로 방망이질 치는 욕구들을 누른다.

눌러대면 수그러드는 생각도 있지만 압에 부풀어 터져버리기 직전의 화가 차오르기도 한다.

억울하고 화나고 짜증 나고 밉고 싫고 부정적인 감정의 원인과 탓을 무엇 때문으로부터 시작되는지

줄이어 나가고 싶고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맨 상위에 위치한 원인을 찾아가 이가 으스러질 정도로 깨물어 죽여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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