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뷰 사진 전시전
매일 5시 꼬박 꼬박 영상을 챙겨보던 유튜버 '김메주와 고양이들' 천만뷰 기념 전시전에 다녀왔다.
요 몇년간 좋아한다는 감정을 꾸준히 가져본 적이 없는데 개성강한 네마리의 고양이부터 다정한 두 부부집사의 간간히 소개되는 일상에 소소한 재미를 받고 있었다.
나는 강아지를 키우던(독립을 하면서 엄마집에 있으므로 과거형이 맞겠다) 애견인이지만 극적인 관심과 애정이 기울어지는 건 고양이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 동글이에게 사랑이 식은 건 아니다.
동글이는 마음속 새침한 딸래미 같은 자식으로 존재의 집을 짓고 있고 유튜브의 고양이들을 향한 애정은 스타를 바라보는 팬심 같은 것이랄까...
그래서 그 연속성에 있는 두 집사님을 보고 영상속 모습보다 훨씬 예쁘고, 멋진 훤칠함에 부끄러움이 잔뜩 올라와버렸다.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가는 동안 영상잘보고 있다고 고양이들 사랑스러움에 힘을 받고 있다고 아는척 하고 싶었는데 고양이들 엽서만 만지작 거리며 귀여워 하는 것에 그쳤다.
이럴땐 다 커도 쭈글거리는 휴지와 내모습이 닮아 있는것 같다.
고양이도, 강아지도 참 희한한 생명들이다.
인간과 붙어 살면서, 사람의 언어가 아닌 감정을 교류하는 쪽으로 진화된 신사들이니까 말이다.
사람의 무릎아래 머물러 있는 작은 생명에 각각의 개성과 성격이 깃들어 있다.
그래서 한마리의 애견,묘를 잃는다는 것은 그 친구를 똑같이 대신할 따뜻한 숨이 없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한다.
고양이의 고자도 몰랐고, 길가다 길고양이를 만나면 자지러지게 놀라며 무서워했었다.
애기 울음소리와 닮아있는 발정기의 고양이 목소리는 어쩐지 흉측하게 느껴졌다.
그러다 메주님네 먼지, 봉지, 휴지, 요지 이름을 가진 네마리의 고양이 영상을 접했다.
(입덕의 시작은 냥글라스 동영상 https://youtu.be/w4PtvI9GdjU 과
먼지의 박치기 애교 동영상 https://youtu.be/rcCXn0cjh_E)
어느 하나 똑 닮아있지 않은 각각의 고양이들을 알아가며 지난날의 오해와 편견으로 서운하게 했을
고양이들에게 미안해졌다.
호기심과 행여 나중에는 변하게 될지 모를 변덕의 마음으로 인연을 맺게 될까 조심하며
아직은 랜선집사로서 성원을 보내고 있다.
나는 아직도 고양이에 대해 한참을 모른다고 생각하기에.
(그렇다고 강아지에 대해 잘 아나 ? 그것도 자신할 수 없다)
네마리의 고양이의 행복한 묘생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고양이들 사진 엽서도 사고 싶었는데 (특히 쪼꼬미 요지) 이미 다 품절되어 있었다.
저 귀요미들 사진을 데려오지 않고는 못베길것이라고 이해는 하나 꽤 일찍 방문한 편이었는데도 동이나버려 섭섭했다.
그래서, 우리 동글이 사진을 인화했다.
매일 부대끼고 만나는 자신의 고양이들을 덕질하며 행복해하는 메주님을 보면서
우리집 멍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다잡게 되었다고나 할까.
집에는 먼봉휴요 엽서와 동글이 사진을 같이 붙여두어야겠다.
사랑하는 고양이와 사랑하는 강아지
따뜻한 수식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