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5 월요일
거의 차로 오가거나 300번 광역 버스 비용이 한 번씩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면 너털너털 지나는 곳이 1번 국도다.
화성 열기구 승차장 맞은편에 등산로는 아닌 것 같은데 올라가는 계단이 가지런히 놓여있어 지날 때마다 언제 한번 올라가 봐야지, 봐야지 생각만 했었다.
근 14일 만의 외출이었다.
2주 동안 아예 신발을 신은 적 조차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첫 외출인 것 같은 기억의 오류는
자발적인 수감생활의 부작용이었다.
영하 11도에 한파주의보 문자가 울리는 날씨였는데 이상하게 해방감과 노랫말 가사가 귀에 콕콕 박히는 뭔가 감격스러운 날이었다.
하늘로 뻗어 이어져 있을 것 같은 계단을 올랐다.
나지막한 언덕 정도 올랐구나 싶었는데 아래 풍경은 산 중턱쯤에나 걸쳤을 때 볼만한 아랫마을 세상이었다.
밑에서 본 느낌과, 올라본 느낌과, 내려다본 풍경이 기대와 추측과는 일맥상통하지 않는 순간이었다.
사방이 트인 곳에 가면 가끔씩 나는, 아니 사람은 자신 위주였던 편파적인 기억과 감정들을 그 넓은 공간으로 툭 쏘아 올리곤 한다.
1번 국도 옆 언덕은 작정하고 찾아간 곳도 아니었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무심코 들렀을 뿐인데 어느새 코쿠리코 언덕처럼 되어 마음이 풀어졌다.
(내려왔을때야 지명이 확인되었는데 퉁소바위공원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서 외면받고 따돌림당했다고 종종 생각했었다.
사람들의 변덕에 싫어지게 된 이유도 알지 못하고 ' 더 이상 날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라는 느낌에 온 신경을 곤두세워 눈치와 기분을 살피는 모든 행위가 환멸과 고통이었다.
하지만 오늘에 와 별안간 든 생각은 나의 변덕과 뒤끝으로 사람들을 먼저 밀어낸 게 아닐까 하는 점이다.
그래 그랬을 수도 있다.
내가 차인 게 아니라 널 찬 거야 라는 정신승리의 관점이 아니라,
미움받을 꼬락서니를 했으니까 받아 든 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예쁨 받겠다는 필살의 의지가 생긴다면 괴롭고 피곤할 수 있겠지만, 딱히 그럴 마음이 없는 상태에서 인정하고 나니, 후련하고 개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