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에 있는 에브리데이 몬데이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김희수 작가 전시전에 다녀왔다. (2020.11.13 ~ 2021. 1.10 / 네이버 사전예약) 저 멀리서부터 전시전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린 미술관만 가다가 어느 주택가에 콕 박힌 아담한 카페의 소규모 갤러리는 단박에 찾지 못해 낯설면서도 기묘한 이정표에 다다른 느낌이었다. 지하로 쑥 들어가는 카페의 계단이 입구가 맞을까 한참을 고민하게 한 에브리데이 몬데이 카페를 통과해 2층으로 올라가면 빛 한점 들어오지 않는 공간에서 김희수 작가의 그림을 만날수 있었다.
개개인의 마음속에 있는 부정적인 부분을 꺼내어 화폭에 담았다고 한다. 그림과 전시전의 분위기를 공간 연출이 힘껏 도와주고 있다고 생각 되었던게, 2층 갤러리는 춥고 어둡고, 낮은 천장과 좁은 벽들로 둘러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음울을, 서로의 그림자를 마주하기 두려워 하곤 한다. 마치 나와 너의 그늘이 서로의 밝음을 가리고 지워내기라도 할 것처럼. 그래서 애써 들춰내거나 자세히 알고 싶어하지 않는 버려진 진실이 간단한 단어로는 우울, 더 구체적인 표현으로는 아직 정의 할 수 없는 부정적 감정의 산물들로 바닥에 가라 앉아 있기를 내버려두고, 소망하는 것이다.
김희수 작가의 그림들은 빛이 닿지 않아 썪어가는 감정에 구체적인 선을 그리고 색을 입혀 약,총, 줄을 단 캐릭터의 표정으로 단서를 주고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으며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호소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전과 같지 않게 들뜬 마음으로 보내는 일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나는 내 뿌리를, 내 그늘의 색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게 나만의 특별한 고유색채라는 느낌도 더이상을 갖지 않는다. 어둠은 모두의 보호색일 것이다. 다들 그 보호색에 잡아 먹히지 않기를, 숨어 있지 만을 않기를 바라며 한쪽 눈을 찔끈 감고 있는 그림의 얼굴에 손을 내어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