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늘고 길게 가는 것이 꿈입니다.
연봉과 직무에 대한 성취 의욕이 있어야지만 회사생활을 잘 하고 있는걸까?
관리, 사무 업무를 계속 하는 것은 자긍심이 없는 사람 혹은 안주하려는 사람, 그렇게 사회인으로서 도태되고 정체되는 사람으로 비추어져야만 하는걸까 생각한다.
시작은 쇼핑몰 행사관련 사은품으로 가지게 된 자리였지만, 짧은 목적의 대화가 끝나고 나니 주변의 사적이 대화가 조금 오갔고, 역시 친밀하지 않은 관계에서의 이런 대화는 참으로 어색하고 불편했다.
내가 하는 업무는 열심히 해도 티가 나지 않는 업무라고 했다.
그러니, 회사에 매출을 올려줄 수 있는 직군으로 포지션이 바뀔 수 있도록 업무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고 하는데, CS 전화,관련 사무 업무를 현재 70에서 30-40정도로 낮추고, 쇼핑몰 관리 및 행사 제안 같은 (결국 본인 업무를 도와달라는 소리지만) 비중을 높여야 된다고 했다.
말은 참 다들 쉽게 한다.
이 팀, 저 팀의 업무 영역이 걸쳐져 있는 나 같은 사람은 앞으로 이 쪽 업무 비중을 줄이겠다 ! 하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현재 하는 일에서 업무가 추가 되냐 마느냐 하는 문제이지 기존 업무를 완벽히 놓을 수는 없다.
회사에서 노선을 확실히 정해주지 않는 이상엔 말이다.
이전 팀장은 나와 동갑이었고, 자기 목표와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라 언제든 개인사업을 하기 위해 떠날 사람임을 이마에 써붙이고 다니는 유형이었다.
그 분은, "감자씨 (본명을 대체한 애칭) 우리 나이는 이제 이런 보조 사무 업무만 해서는 안되는거다,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업무를 하거나, 자기 사업을 시작해야 하는 나이다 " 라며 진취적 자세를 갖추기를 거의 매일 조언하는 사람이었다.
왜들, 나의 앞길과 나이를 걱정해주는지 모르겠다.
온라인 쇼핑몰 회사에서는 나이대에 맞는 직군 테이블이 정해져 있는건지 모르겠다.
아니면, 범위를 넓혀 40대가 가까워져 가는 회사원들은 연봉 높이기에 박차를 가해야 열심히, 제대로 살고 있다고 말할 자격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연봉 3천을 한번도 넘어본 적 없고, 앞으로도 가능할 것 같지도 않지만 연봉인상을 위해
내가 버텨낼 수 있는 성향을 무시하고 뛰어들고 싶지 않다.
몇번 부딪치고 깨어져 본 결과, 나는 주어진 업무에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지, 업무를 만들어갈만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소극적이고, 형편없어 보이겠지.
혼자서 골몰하고 깊게 파야하는 전문직도 아니면서 말이다.
놀고 먹을 주제도 못되고, 일로서 성공할 욕심도 없고, 하지만 돈은 벌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 안 주어진 업무는 못하겠어요 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매출을 끌어다주는 핵심 인력은 못되겠지만, 주어진 자리에서 꾸준하고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는 말이 스스로도 부끄럽지 않게끔, 매일 치열하게 버텨내는 중이다.
서른 중반의 직장인 여성은 이런 마음 가짐이면 안되는걸까?
나를 걱정해주기 때문에 충고해 준다는 말들이, 이 위치쯤엔 있어야 하지 않냐며, 자신들의 사회적 위치를 으스대는 말처럼 들릴 때가 있다.
다양성을 존중해주었으면 좋겠다.
각자가 생각하는 일과 삶의 균형은 다를 수 있음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