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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과 Aug 18. 2018

무제(1)

이름도 없는 너에게

뇌는 컴퓨터와 다르다.


컴퓨터는 저장한 것을 일점일획도 틀리지 않게 저장해놓았다가 클릭 한 번이면 다시 나에게 보여준다. 
반면 뇌는 받아들인 정보를  다시 가공하여 저장한다고 한다. 그러지 않고는  오감으로 들어오는 막대한 양의 정보를 다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을 처리할 땐 컴퓨터가 나에게 유용하겠지만 겪은 일을 적당히 지우고 요약해서 기억저장소에 담아준 나의 뇌가 있었기에 나는 오늘도 웃고 떠들며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다.
 
뇌가 적당히 둘둘 말아 저 깊숙한 곳에 숨겨놓은 일을 나는 구태여 꺼내보려 한다. 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고통스럽고 외면하고 싶지만 내가 살아있는 동안 한 번은 꺼내서 소중히 매만져 다시 넣어두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덜 미안할 같다. 안 미안한 게 아니라 덜 미안할 거 같다.
 
2014년 4월 17일.
 
그 날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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