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슬픔과 기쁨 #15
살다 보면 우리는 어떤 일에 대해 ‘다 이유가 있다’고 쉽게 말할 때가 많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삶의 고비에서 넘어지거나 길을 잃은 이들에게, 그 모든 원인을 따져 묻는 시선은 차가운 칼바람처럼 느껴집니다. 스스로를 탓하며 좌절하고 있는 사람에게, 딱 떨어지는 답만 요구하는 언어는 어쩌면 그들의 마지막 작은 희망마저 빼앗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불안한 세상 속에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힘든 상황에 처해 움츠러든 이에게 건네는 따뜻한 시선, 기꺼이 내어주는 곁자리. 그리고 무엇보다 진심 어린 말 한마디일 것입니다. 모든 아픔에 완벽한 해결책을 줄 수는 없어도 괜찮습니다. 그저 아픈 마음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 원인을 묻기보다 공감과 따뜻한 포옹이, 가장 큰 위로가 됩니다. 마치 폭풍우 속 길 잃은 선박에 비치는 등불처럼 말입니다. 모든 것을 다 헤아리지 못해도 괜찮다고, 지금 이대로도 잘 감당하고 있다고 말해주면 좋겠습니다.
불확실하고 힘든 시간을 지나면서, 우리에게는 원인과 결과만을 따지기보다 깊은 이해와 진정한 공감이 절실합니다. 힘들어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묵묵히 옆에 있어주는 것, 때로는 긴 설명보다 말없이 건네는 따뜻한 눈길이, 온갖 해답보다 다정한 말 한마디가 더 깊은 위로와 평안을 줄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 서로를 너그러이 감싸 안을 언어를 말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