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깊은 갈등과 마주하다]

삶의 슬픔과 기쁨 #20

by Jay D

새롭게 직장에 출근했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설렘과 반대로, 자꾸만 불안과 두려움이 마음을 꽉 쥐어맵니다.

시간 내에 일이 끝나지 않을까 걱정되고, 주문 하나 잘못할까봐 조마조마합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업무 앞에서 점점 작아지는 저를 발견할 때면, 다시 움츠러들곤 합니다.


가장 바쁠 때 사수 없이 신입으로 들어와, 빡빡한 일정 속에서 버티고 있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면서인지, 그동안 미뤄둔 깊은 감정들과 하나씩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억지로 마주한 셈이지만요.


그동안 못 보는 척했던 것이 무엇인지도 조금씩 알 것 같습니다.

사람들 시선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연약하고 부족한 저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는 게 두려웠나 봅니다.


그분의 섭리 속에 있음을 믿고,

제 옆에 함께 있는 아내와 아이를 생각하며,

그 속에서 느끼는 감사와 작은 기쁨도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2, 3년 쌓인 마음의 짐이 벅차거나,

그 무게를 감당하는 힘이 점점 누적되어 예전보다 더 자주 마음이 무겁고 힘들어졌습니다.


극심한 불안을 겪으며, 나 자신이 왜 이렇게 약한가 싶은 자책의 시간도 많아졌습니다.


마음 한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낯설고 복잡한 감정들은 이제 단순히 믿음만으로 감당하기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결국 저는 제 상태가 더 이상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심각해졌음을 인정하고,

조심스레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받았습니다.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면서, 그 무게를 조금 덜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그 ‘급한 불’을 끄는 데 그치지 않고,

내면의 길을 천천히 걸어가려 합니다.

불안과 두려움이 밀려올 땐, 그 감정들을 부정하지 않고 바라보며

그 안에서 나 자신을 지키려고 마음을 씁니다.

또 그 과정에서 그분의 섭리와 사랑하는 가족이 주는 평화를 떠올리며 작은 위로를 붙잡습니다.


제가 궁극적으로 향하는 곳은 바로, ‘복음으로 인한 참된 자유’입니다.


이 자유는 단순히 외부의 억압에서 벗어나는 것을 넘어서

내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죄와 두려움, 그리고 스스로를 향한 정죄의 짐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 앞에서, 진심으로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해방’이죠.


이 자유 안에서야 나는 나에게 너무 엄격했고,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했던 삶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내 존재의 가치를 확인할 때 비로소 그 길을 걸을 힘이 생깁니다.


그 길 위에서 저는 약과 전문가의 도움을 바탕으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으려 애쓰며,

그분의 섭리와 가족이 주는 평화를 마음에 새깁니다.

복음의 힘으로 내면의 어둠과 싸워나갑니다.


참된 자유가 내 손에 쥐어질 때,

비로소 흔들리던 내 모습을 품으며,

두려움을 넘어 평화와 기쁨으로 부드럽게 나아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아직은 부족하고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지만,

이 자유를 향한 여정 자체가

내 삶의 의미가 될 것입니다.

그분의 사랑 안에서, 저는 오늘도 작은 승리 하나를 담담히 쌓아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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