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고 싶었던 말이 늘, 뒤늦게 생각나곤 한다. 말을 잘하고 싶어서 공부도, 연구도, 연습도 많이 했지만 임기응변 능력이 부족해서인지 좀처럼 나아지질 않는 것 같다.
어떤 상황이 폭풍처럼 지나가고 집으로 가는 길에, '그 때 왜 그렇게 말하지 못했을까?'라는 후회를 자주 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면, 말도 못하는데 후회는 참도 잘 하는 내 자신이 답답하다. 아예 그 때 상황이 생각이라도 안 나면 '그러려니~' 할텐데, 왜 자꾸만 하고 싶은 말은 뒤늦게 생각나는 것인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바로 생각났으면, 내 퇴근길이 훨씬 더 즐거웠을텐데.
그렇게 나는, 하고 싶은 말을 못해서 무능한 사람이 된 적도 있고, 오해를 받은 적도 있고, 내 잘못이 아닌데 내 잘못이 된 적도 있고, 이상한 사람이 된 적도 있다. 사실, 많다.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내가 상대방에 그런 사람으로 인식되면 속상하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봤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그 때 했더라면 뭐가 달라졌을지에 대해. 그러기 위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들여다봤다. 그 말이라는 게 결국은 나를 변호하는 것이었고 나보다 상대가 더 잘못했다는 것이었고, 딱히 예쁜 말은 아니었던 것 같다. 가만 생각해보면 더 멋진 말을 못해서 아쉬웠다기보다는, 나도 한방 먹이고 싶었는데 먹이지 못해서 억울했던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라는 게 결국 이런 종류였다면, 말 못하고 혼자 후회하는 게 꼭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닌거 같다.
오늘 하루도 내가 한 말, 하고 싶었던 말을 되돌아본다. 해야할 말을 잘하는 것은 그럼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안해도 될 말은 하지 않은 하루였기를 먼저 바라본다. 제법 그렇게 살았다면 스스로에게 조금은 칭찬해줘도 괜찮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