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던 아이가 갑자기 예뻐보이다

by 글습생

아침마다 아이들을 등원시키는 일은 늘 새롭게 힘들다. 이제는 익숙해질만도 한데 그렇지가 않다. 오늘 아침은 아이들이 유독 짜증을 많이 내고 말을 안들었다. 나는 화가 많이 났지만 꾹 참았다. 그리고 서둘러 아이들을 준비시키고 집 밖으로 나왔다.


아이들과 함께 어린이집으로 걸어가는데 어디선가 절규(?)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떤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바닥에 드러눕고 울고 있었고, 그 아이의 엄마는 어떻게든 아이를 일으켜 세우려고 노력 중이었다. 아빠는 초점잃은 눈빛으로 어린이집 계단에 앉아 있었다.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바닥에 누워서 울고 있는 아이를 보니, 아까까지는 너무 밉던 우리 아이들이 갑자기 천사처럼 느껴졌다. (이와는 별개로,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힘들어하고 있는 그 아빠를 안아주고 싶었다. 진심 그 마음이 너무 이해되어서)


무사히 어린이집 등원에 성공하고 돌아가는 길에, 고통은 꽤나 상대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비교를 하든 말든 힘든 건 힘든 거다. 하지만, 무엇과 비교하느냐에 따라서 똑같은 고통이라도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꽤 많은 것 같다. 그렇다면, (명백하게 누군가가 피해를 주는 경우가 아니라면) 나 스스로(또는 내 기준)가 나를 더욱 고통스럽게도, 덜 고통스럽게도 만드는 '주체'가 되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만 힘든 건 아니지만 니가 더 힘든 걸 안다고 내가 안 힘든 것도 아니다."라는 유병재의 어록이 큰 공감을 얻기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어떤 고통을 겪을 때 내가 어떤 기준으로 나의 고통을 바라보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보면 고통 속에서 나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작은 유익이라도 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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