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도 변하지 않는

코로나 19가 가르쳐 준 것들

by 모순

코로나 19 시대를 지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낯선 말이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왔다. 이제는 생활 속 거리 두기라는 말도 등장했다. 내가 좋아하는 곳에서 운동을 하고 맛있는 것을 사 먹는 것이 길티 플레저가 되었다. 언제쯤 우리의 일상이 돌아올까? 돌아오긴 할까? 코로나 19 확진자가 되는 것보다 확진자가 되어 동선이 공개되는 것이 더 두렵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 나도 두렵다. 특별할 것은 없지만 내 사생활의 흔적이 밖으로 다 드러나는 것은


“재택으로도 되는 거였네”

처음 재택근무라는 것을 해본 나와 주변 친구들은 굳이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일이, 조직이 굴러가는 것이 놀라웠다. 비자발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앞으로도 재택근무를 하고 싶다. 건넌방으로 일하러 가니 그동안 어쩔 수 없다고 여겼던 출퇴근 세 시간에 다른 것을 할 수 있었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온라인 개학을 맞이했다. 사실 필요한 지식은 인터넷 강의를 통해 내 방에서 얻을 수 있었다. 20년도 전부터. 학교는 지식을 배우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사교의 장이었다. 회사도 일을 하는 공간이지만 사교 활동이 일어난다. 이제 우리는 오프라인이 배제된 온라인의 공간에서 안부를 묻는다. 학교, 직장이 온라인 공간으로 옮겨지면서 우리는 관계도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을까?


비대면 사교 공간으로 온라인을 잘 이용하는 편이다. 친구들과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SNS를 통해 안부를 확인한다. 온라인 공간을 통해 친해진 사람들도 많다. 휴대폰 터치 몇 번으로 눈 앞에 재밌는 것이 펼쳐진다. 주중에 떨어져 지내는 아이와는 매일 전화기를 통해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전화기 화면 너머로 보고 싶다는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만질 수가 없잖아”


영상 통화로는 엄마 뱃살도, 아빠 수염도 만질 수가 없었다. 우리가 굳이 시간을 들여 적접 만나는 이유가 있었다. 온라인에서 만난 우리도 함께 밥을 먹고 눈을 마주치면서 더 가까운 사람이 되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에 어느 정도 적응할 것 같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직접 만나서 서로의 터치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시각, 청각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후각, 촉각, 미각이 있었지. 말할 때마다 퍼지는 입 냄새, 두껍고 따듯한 손바닥, 함께 음식을 나눠 먹는 맛은 휴대폰 밖에서 우리가 만났을 때만 느낄 수 있는 충만한 감각이다. 우리를 더 생생하게 살게 하는, 살아 있음을 느끼는 감각이다. 오늘은 가까운 이들에게 펜으로 꾹꾹 누른 손 편지를 써 봐야겠다. 멀리서도 내 손길을 느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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