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고 떨리더라도

정상이야

by 모순

썼다 지웠다 다시 쓴 메일이 많았다. 일이나 사람으로 압박감이 커질 때는 이게 정말 나에게 이렇게 스트레스받을 정도로 감정을 쓸 일인지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일은 일이다. 각자의 역할을 할 뿐 감정을 쏟아내며 스스로에게 압박을 더하지는 않기로 했다.


“떨어도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정상이에요”

배에 힘을 주고 팔과 다리를 공중에 뻗는 동작을 한다. 부들부들 더는 팔다리 모습에 당황해 자세가 흐트러지자 요가 선생님께서는 떨리는 게 정상이라며 계속 버티라고 하셨다. 아침부터 버겁게 느껴지는 하루의 시작이었다. 인생의 여름을 지나는 시기인 것이 좋지만 뜨거운 햇살도 퍼붓는 장마도 견뎌내지 못할 것 같은 때가 있다. 이렇게 흔들리는데 계속 나아갈 수 있을까?


얼마 전에 읽은 “떨리는 게 정상이야”라는 책 제목도 생각났다. 나는 우주 속 아주 작은 떨리는 존재이지만 무엇을 만나 상호작용으로 울림을 낳고 그것은 내가 생각지도 못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흔들리는 내가 부끄럽다고 사람과 세상으로 가는 문을 닫아버리면 내가 좋아하는 울림은 느끼지 못할 것이다. 떨림, 열림, 울림의 감각을 잊지 말자. 흔들림 속에서 힘겹게 잡은 균형이 비로소 소중해졌다.


일은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 육아와 직장 생활의 관건은 체력과 스트레스 관리 같다. 육아 동지, 회사 근처 친구와 함께 고충을 나누는 시간을 통해 스트레스가 비워진다. 또 채워진다고 할지라도 육아와 일 모두 나를 움직여 채우고 비우게 만들어 준다. 스트레스 없는 삶은 없지 않을까? 없는 신기루를 바라는 대신 채우고 비우는 균형으로 내가 바라는 방향에 가까워지면 좋겠다.


일주일 만에 복귀한 회사도 요가도 평소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다. 앞서가는 사람들 모습에 더 움츠려 든다. ‘경쟁’을 싫어한다. ‘승부’라는 말 앞에서 승부욕은커녕 힘이 빠지는 경우가 많다.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잘하는 게 거의 없어서 그냥 바보 같이 계속하는 생존 방법을 선택한 것 같다. 힘들어 포기할 것 같으면 시간을 길게 보거나 해야 할 것을 쪼개서 작은 성취감을 모은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보다 나아지면 된다. 조바심을 키우는데 에너지 많이 쏟지 말자. 나이가 들수록 내 몸과 마음에 어울리는 근육을 키워보고 싶다. 흔들리고 떨려도 계속 버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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