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회사는 혼자서 못하는 일을 함께 하는 곳이니까

by 모순

작은 회사에서 근무하면 여러 가지 업무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여긴 다 DIY예요”

Do it yourself 연수나 교육 없이 바로 실전에 들어가 여러 가지 경험을 쌓는다. 이렇다 보니 바로 일에 투입될 직원을 뽑길 바라면서 너무 우수해 금방 그만둘 것을 우려한다. 8년 넘게 이 회사에 다니고 있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 생각하다 우울해져서 그만 하기로 한다.


지원한 회사에서 불합격 소식을 들으면 나의 부족한 점만 눈에 들어왔다. 나는 고치고 채워야 할 사람 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사람을 뽑는 입장이 되고 나니 알겠다. 실력이 아니라 필요의 문제였다. 내가 가진 넘치고 부족한 조건들이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순간이 있다. 서로 타이밍이 맞으면 어떤 사람과 어떤 조직과 인연이 되어 함께 이야기를 써 내려가게 된다.


회사에서 연차가 쌓이면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나만의 정의를 찾고 싶었다. 일의 종류마다 다르겠지만 역할을 정확하게 해내는 것 아닐까? 사람마다 장점과 단점이 다 다르다. 일터에서도 한 사람의 장단점이 잘 나타난다. 어떤 이는 순발력이 있지만 덜렁거리고 어떤 이는 꼼꼼하지만 융통성이 없는 경우가 있다.


나는 순발력과 사교성은 떨어지지만 성실하다는 평가는 들어왔다. 꾸준하다는 말인 것 같기도 한데 더 궁금증이 생겨 사전을 찾아봤다. 표준 국어대사전에서 성실은 정성스럽고 참됨으로 해석이 나와있다. 중국어로 찾아보니 언행과 마음이 일치하다는 뜻이다. 거짓이 없다는 뜻일까? 마음과 몸이 일치되는 게 불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장점이 될 수도 있구나. 성실함,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회사에서 함께 일한 사람들은 나에게 가르침을 주었다. 배우고 싶은 사람도 배우게 될까 무서운 사람도 모두 어떤 식으로든 깨달음을 주었다. 어떤 선배는 통화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전화기를 꽝꽝 내려놓았다. 질문에 대해 신경질적으로 대답할 때도 많았다. 업무적인 부분을 물어보는 것도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소통의 문제가 업무의 성과와 효율에 영향을 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되고 싶다. 후배이든 상사이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회사는 혼자서 못하는 일을 하는 곳이다. 회사에서 일을 잘한다는 것에는 협업을 잘한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자기를 통제할 수 있는 우아함, 경직되지 않은 유연한 마음, 웃음을 잃지 않는 여유로운 태도를 가진 선배들을 보면서 나도 닮고 싶다 생각했다. 등대가 되어주던 선배들의 빈자리를 느끼며 나도 누군가에겐 같이 일해 의지가 되는 동료가 되고 싶다. 함께하는 일이 어렵다고 생각해왔지만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을 통해 안 쓰던 근육을 쓰고 있다. 이 시간이 나를 좀 더 유연하고도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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