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수필집을 만들어야겠어
용기는 착각에서 나온다
"수필집을 만들어야겠어"
가까운 사람들에게 말했다. 블로그에도 남겼다. 쓴 글은 있었다. 나는 3년 넘게 퇴근길에 일기 같은 글을 블로그에 남기고 있었다. 특별한 주제는 없었다. 주로 쓰는 이야기는 내가 경험한 회사, 육아에 대한 이야기였다. WPI심리 상담을 공부한 이후로는 관련 내용도 쓰고 17년째 계속 배우고 있는 중국어에 대한 이야기도 썼다.
내 글을 읽는 사람은 블로그 이웃이거나 검색을 통해 온 사람들이었다. 매일 약 100건의 조회수가 있었다. 네이버 블로그 방문 분석 통계를 보니 2020년 1월 월간 내 블로그 조회수는 4,786건이었다. 2014년 블로그를 시작했고 현재 전체 누적 조회수는 11만 1,400건을 좀 넘는다. 이렇게 밝히는 이유는 꾸준히 블로그로 글을 써왔지만 화제성 있는 블로거는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책을 나보자는 출판사의 연락도 없었다. 수필집을 만들자는 건 내 스스로의 생각이었다.
소심한 내가 블로그에서 전체 공개로 글을 쓰는데 용기가 필요했다. 용기를 낸 이유는 내가 우연한 검색으로 친해지고 싶은 이웃들을 발견한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발견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끔 내 글이 좋다는 내용의 댓글이 달리면 보고 또 보고 했다. 출근, 근무, 퇴근, 육아, 잠으로 이어지는 일상의 사이클 속에서 하고 싶은 말, 하지 못했던 말,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글로 쏟아냈다. 그 시간이 다시 힘이 되어 일상의 사이클을 돌릴 수 있었다.
좋아하는 책을 읽을 때마다 나도 내 이름으로 된 책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특히 자유롭고 다양한 내용의 수필을 즐겨 읽는데 수필 작가가 되고 싶었다. 아무튼 시리즈를 읽고 나서 아무튼, 중국어의 저자가 되고 싶어 관련 출판사에 투고 문의를 한 적도 있다. 급한 마음에 중국어에 대한 짧은 생각과 블로그 주소를 남긴 내용을 출판사 담당자 이메일로 보냈다. 얼마 안 가 회신을 받았다.
' 단행 본적 글쓰기에 비해서 글이 토막토막 짧아서 작가에 대해서도 또 중국어를 공부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꼭 아무튼 문고가 아니더라도 단행본 발행을 염려에 두고 투고와 제안을 하신다면 조금 더 긴 글을 축적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긍정적인 답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미 아무튼 시리즈 중국어 편의 작가가 된 듯 들떴던 기분은 정중한 답장으로 가라앉았지만 가슴은 여전히 두근두근했다. 출판사에서 회신을 받다니,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받으니 현재 내 상태, 내 글의 상태를 진단받는 느낌이었다.
'답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 글로 책이라는 상품을 만들고 싶다면 좀 더 내용이 있고 호흡이 긴 글을 써봐야겠습니다. 아무튼 시리즈 앞으로도 잘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다시 메일을 썼다. 그때가 2018년 2월 일이다. 다시 2년이 지난 2020년 2월 수필 작가가 될 꿈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었다. 4년 간 주저하기만 했던 브런치 작가 신청도 준비하면서 좀 더 긴 글을 축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