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달빛서당 26기 이야기, 어느 쪽 늑대가 이기죠?
지난주 어린이달빛서당 26기에서 함께 읽은 씨앗문장은 명심보감 제1편 계선繼善(착함을 잇는다)에 나오는 문장으로 장자莊子가 한 말이라고 한다.
一日不念善일일불념선
諸惡皆自起제악개자기
하루라도 착한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온갖 나쁜 일이 저절로 생각난다.
명심보감 明心寶鑑
처음 이 문장을 혼자 읽었을 때는 벌을 주는 듯한 무서운 문장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아이와 함께 스스로 생각하는 착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선행이 멀리 있지 않고 손에 잡힐 수 있게 느껴졌다.
스스로 생각하는 착한 일들에 대해 마자는 "남의 말을 들을 때 끊지 않기, 신조어로 놀리지 않기, 코 풀 때 아무도 없는 곳에서 풀기'라고 썼고 실천해보겠다고 했다.
나도 사우나 배수구 쪽에 엉켜있는 머리카락을 돌아다니면서 치웠던 것을 떠올리며 이야기 나눴는데 착한 일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내 안에는 착한 마음도 있고 나쁜 마음도 있습니다. 착한 생각과 착한 일을 하면 착한 마음이 점점 내 마음에 많은 자리를 잡게 됩니다. 반대로 나쁜 마음은 점점 자리를 잃고 맙니다. 짧은 순간이라도 자꾸 착한 일을 생각하세요. 그렇다면 자연스레 착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책 초등 명심보감 중에서
책 초등 명심보감에 있는 "위 구절의 뜻을 함께 생각해 볼까요?"를 마자와 낭독하다 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두 마리의 늑대가 싸우고 있다. 한 마리는 악한 늑대이다. 그것은 분노이고, 질투이고, 탐욕이다. 거만함이, 거짓이고, 우월감이다. 다른 한 마리는 선한 늑대이다. 그것은 친절이고, 겸허함이고, 공감이다. 기쁨이고, 평화이고, 사랑이다. "
귀 기울여 듣던 손자가 물었다.
"어느 쪽 늑대가 이기죠?"
체로키 노인이 말했다.
"네가 먹이를 주는 쪽이 이기지."
책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중에서
아이와 함께하는 고전 독서 대화도 우리 안의 선한 늑대에게 먹이를 주는 시간일 수 있겠다.
우리가 미루면 어떻게 해요?
지난주 갑작스럽게 여행을 가는데 내가 명심보감 책을 깜빡 잊고 안 챙겼다.
매주 화요일 저녁에 아이와 어린이달빛서당 숙제를 해오는 게 습관이 되었는데 이번에는 일요일 밤에야 숙제를 할 수 있었다.
우리가 미루면 어떻게 해요?라는 마자의 말에 아이도 책임감을 느끼는구나 싶었다. 일요일 밤에 그냥 자고 싶었는데 숙제를 하고 서로 고전, 한자를 사이에 두고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나누니 하기 전보다 기분이 더 좋아졌다.
서로에게 성실해지는 경험과 기억, 기록을 공유할 수 있어 감사하다. 이 여정을 함께하는 학인들 덕분에 어린이달빛서당이 내년이면 4년 차를 맞이한다.
어린이들의 성장에 따라 달빛서당도 새로워지고 있다. 달빛서당 한국사 과정을 구상 중이다. 한자, 역사 공부를 통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 풍요로운 인생을 가꿔가는 실천, 나부터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