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즉불고, 한자 고전 독서 교육

어린이달빛서당 27기 기록

by 모순

어린이달빛서당 27기가 시작되었다. 올해로 4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시작은 새롭다. 20년 넘게 해온 한자, 한문 공부가 계속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함께하는 학인들 덕분이다.



아이가 줌 미팅만 좋아하지만 그게 어딘가 싶어서요 ㅎㅎ
사자소학 가볍게 다시 해볼게요^^



어린이달빛서당으로 다시 돌아온 한 학인의 신청 이유를 보면서 나도 다시 경쾌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그게 어딘가?!
이게 어딘가 ?!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당연한 것이 없다는 것을 체감한다. 그게 어딘가?! 이게 어딘가?!는 생활과 관계에서 감사를 부르는 주문 같다.



子絶四자절사
毋意무의
毋必무필
毋固무고
毋我무아
공자께서는 네 가지를 절대 하지 않으셨어.
억측을 하지 않으셨고,
반드시 하겠다는 게 없으셨으며,
고집을 부리지 않으셨고,
나만이 옳다고 하지도 않으셨어.

출처 《논어論語》 제9편 자한子罕 4장


어린이들과 함께 배움을 이어가면서 자주 떠올리게 되는 문장이다. 굳을 고 固는 고체固體, 고집固執, 완고頑固에도 쓰이는 한자로 나이를 먹으며 굳어가는 부분을 의식하게 된다. 딱딱해지는 것을 붙잡아주는 것이 함께하는 공부다.


학즉블고學則不固 배우면 완고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지요. 학學이 협소한 경험의 울타리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학學이란 하나의 사물이나 하나의 현상이 맺고 있는 관계성을 깨닫는 것입니다. 자기 경험에 갇혀서 그것이 맺고 있는 관계성을 읽지 못할 때 못할 때 완고해지는 것입니다. 크게 생각하면 공부란 것이 바로 관계성에 대한 자각과 성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영복 지음, 강의(나의 동양 고전 독법)


특히 예상을 벗어나는 어린이들의 생각과 표현은 나를 더 넓은 세상으로 이끈다. 나도 그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기도 하지만 함께 자라는 감각을 계속 누리고 싶다.


26기 때 '마자'였던 아이가 27기에서 쓸 별명을 '박씨'로 정했다. 성姓이 박씨朴氏라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조이름을 '흥부전'으로 하자고 한다. 처음에는 별명을 박테리아로 하겠다 했다.


"박테리아 좀 그렇다" 하면서 내가 박테리아가 무엇인지 아는가? 호기심이 생겼고 박테리아를 알아보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도 알게 되었다. 어린이들과 함께 배우는 시간은 이미 많은 것으로 뒤덮여 있는 내 눈을 씻고 다시 한자와 한문, 중국어를 즐길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