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한자가 지금의 말이 되어 울려퍼질 때
한문과 중국어
수업 중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이래
반가운 친구의 연락을 받았다. 중학교에 들어가는 아이가 '한문과 중국어' 수업 중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이라며 내 의견을 물었다.
새로운 질문을 받으면 새로운 생각이 시작된다. 갑자기 받은 질문에 엉성하게 내놓는 나의 대답을 들으며 내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중국어는 한자를 간략하게 적은 간체자를 쓰지만 중국어, 한문 모두 한자라는 문자를 바탕으로 한다. 한자로 된 글을 배우는 한문과 달리 중국어는 듣고 이야기 나누는 대화를 목표로 할 수 있다.
소리
한문, 중국어가 가지는 공통점과 차이점 중에서 내가 주목해 이야기 한 점은 소리였다.
아이가 중국어 소리에
관심이 생기고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중국어 선택 추천해
중국어 소리를 접하는 콘텐츠로는 애니메이션 '위시드래곤'을 추천했다.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본 애니메이션으로 넷플릭스에서 음성을 중국어로 설정해 볼 수 있다. 중화권 문화와 중국어 노출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언어 습득에서 '듣기'는 강조를 많이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 내가 자주 드는 소리는 직접 내 입으로 꺼내는 말이 될 수 있다. 어떤 언어에 끌리는 데 문자의 모습도 있겠지만 저 소리 궁금하다는 호기심도 클 것이다.
한자라는 문자, 그 문자가 소리로 울려퍼져 만들어 내는 이야기에 나는 계속 매혹된다. 아이와 명심보감을 읽을 때 중국어 발음으로도 함께 읽어보는데 이렇게 소리 날 수도 있다는 다양한 감각과 가능성을 공유하고 싶기 때문이다.
중국어는 어린이들과 한자를 공부하는데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한자 출강 수업에서 한자 뿔 각角을 배울 때였다. 각도角度, 두각頭角이라는 한자어 외에 교재에 그림으로도 나온 유니콘을 보면서 중국어가 떠올라 그 소리와 한자를 학생들에게 들려주었다.
獨角獸(dújiǎoshòu)
홀로 독獨, 뿔 각角, 짐승 수獸라는 한자가 모여 유니콘이라는 중국어를 만든다는 이야기에 학생들은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낯선 중국어 발음을 듣고 자신의 입으로 꺼내면서 즐거워했다. 다음 시간에 유니콘을 한자로 물어봤을 때 학생들은 스스로 한자를 조합하며 만든 이미지와 소리를 다시 불러왔다.
전기할 때 쓰이는 번개 전電과 골 뇌腦가 합친 電腦(diànnǎo )가 중국어로 컴퓨터를, 손 수手, 기계에 쓰이는 틀 기機가 합쳐져 핸드폰(shǒujī)이 된다는 이야기할 때는 오래된 한자가 여전히 언어로 내뿜는 생기가 느껴진다.
어린이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저항보다 호기심이 클 때가 많다. 쉽고 어려운 것, 효율에 대한 편견도 덜해서 도전하는 태도를 옆에서 보면서 배우게 된다. 국어 실력 쌓아주는 한자라는 좋은 재료에 중국어라는 맛있는 양념을 더하는 방법, 한자 선생님으로서의 나의 강점을 계속해서 발견하고 펼쳐보고 싶다.
한자는 동양 문화권에서 3,000년 넘게 사용되고 있는 문자입니다. 이렇게 긴 생명력을 유지하는 문자는 한자가 유일하지요. 서양 문화권에서 라틴어를 공부하듯이 한자를 공부하는 이유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국어 어휘의 절반 이상이 한자로 만들어진 한자어라고 합니다. 책을 읽고 제대로 이해하거나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도 한자를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중국어를 비롯하여 한자 문화권에 속하는 일본어, 베트남어 등도 한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자를 알면 다른 언어를 공부할 때 도움이 됩니다.
책<달빛서당 사자소학> 들어가는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