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고전 독서 대화
아무리 부모 자식 사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비밀이나 자랑을 멋대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지난주 어린이달빛서당에서 함께 읽은 명심보감 씨앗문장 "父不言子之德부불언자지덕子不談父之過자불담부지과, 아버지는 아들의 훌륭함을 말하지 말아야 하며, 아들은 아버지의 허물을 말하지 말아야 한다. "를 읽고 환골탈태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父不言子之德부불언자지덕
子不談父之過자불담부지과
아버지는 아들의 훌륭함을 말하지 말아야 하며
아들은 아버지의 허물을 말하지 말아야 한다
명심보감 明心寶鑑
이 문장에 나오는 아비 부父는 어미 모母로, 아들 자子는 딸이라는 뜻도 있는 여자 여女로 바꾸거나 확대해서 풀이해도 되겠다.
환골탈태가 "허물"을 "비밀"로 받아들이고 "지켜야 할 선"을 이야기한 것이 나는 흥미로웠다.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선線이 예의禮儀라는 생각이 든다. "父不言子之德부불언자지덕子不談父之過자불담부지과, 아버지는 아들의 훌륭함을 말하지 말아야 하며, 아들은 아버지의 허물을 말하지 말아야 한다. "라는 명심보감 준례遵禮(예의를 준수하라) 편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 편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예의를 준수하라는 권고를 하고 있다. 예절은 더불어 사는 인간 사회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그러나 지나치면 오히려 경직된 분위기로 흐르기 쉽고 또한 자칫하면 예절의 근본정신을 망각하고 형식적인 것만 좇는 경향도 낳는다. 공자의 제자 유자有子는 "예의 쓰임은 조화를 귀하게 여긴다禮之用 和爲貴"고 했으며 공자는 "예절이란 사치스럽기보다는 차라리 검소하라 禮與其奢也 寧儉也라고 했으니 말이다.
명심보감, 김원중 옮김
책 초등 명심보감에 나온 "나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기 자랑을 많이 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생각해 보고 이유까지 적어보세요"에 대해서 환골탈태는 " 나는 아니다. 왜냐하면 잘하는 것은 매번 바뀌기 때문이다."라고 적었다.
아이의 글을 보고 누군가의 훌륭함(德)이나 허물(過)을 말하는 것은 그것이 고정 값이라고 생각하는 단정적斷定的인 태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그리고 타인에게 말로써 불필요한 선입견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떠오르는 책 내용이 있어 다시 꺼내어 천천히 읽어보았다.
자신의 경계가 뚫려서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내가 왜 이렇게 아픈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내가 타인의 경계를 침범해서 마구 짓밟고 훼손하고 있으면서도 그걸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상대방을 사랑해서 그랬다는 둥 진심을 몰라줘서 답답하다는 둥 자신이 피해자인 줄 착각하는 경우도 흔하다. 본인이 그런 일을 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사람 사이의 경계는 눈에 보이지 않아서다. 사람 사이의 경계를 지킬 수 있으려면 경계를 인식하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p179
"얘는 딱 자기 아빠야. 얘는 딱 어릴 적 나야, 얘는 나랑 정반대야"와 같은 말들은 내 아이를 부모와의 연결 속에서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나와 '내가 아닌 너'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의 언어다. 자식을 바라보는 게으른 시선이다. p198
모든 인간은 각각 개별적 존재, 모두가 서로 다른 유일한 존재들이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같은 감정을 갖지 않는다. 다르다. 그러므로 공감한다는 것은 네가 느끼는 것을 부정하거나 있을 수 없는 일, 비합리적인 일이라고 함부로 규정하지 않고 밀어내지 않는 것이다. 관심을 갖고 그의 속마음을 알 때까지 집중해서 물어봐 주고 끝까지 이해하려는 태도 그 자체다. 그것이 공감적 태도다. 공감적 태도가 공감이다. 그 태도는 상대방을 안전하게 느끼게 하고 믿게 하고 자기 마음을 더 열게 만든다. p270
정혜신 지음, 당신이 옳다
엄마 아빠에게 혼날 때마다 일기에 쓰고 혼자 웃는다는 한 어린이 달님은 이날도 아빠한테 혼자고 나서 학교에서 쓰는 일기장에 쓸 거라고 했다가 "父不言子之德부불언자지덕 子不談父之過자불담부지과, 아버지는 아들의 훌륭함을 말하지 말아야 하며 아들은 아버지의 허물을 말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명심보감 씨앗문장을 읽고 뜨끔해했다고 한다.
일기장에라도 누군가의 허물을 쓰고 나면 시원해지는 기분 나도 알지 ㅋㅋ오늘 나도 그랬는걸 ㅋㅋ
명심보감 씨앗문장을 읽고 스스로 뜨끔했다는 어린이달님을 보면서 명심보감明心寶鑑이 마음을 밝게 비추는 보배로운 거울로 다시 생생하게 다가왔다.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투명하게 꺼내어 보여주는 어린이 달님들과 귀한 이야기를 기록해 공유하는 어른 달님 덕분德分이다.
德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直(곧을 직)자,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금문에 나온 德자도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德자는 사람의 ‘행실이 바르다’라는 뜻을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直자는 곧게 바라보는 눈빛을 그린 것이고 心자는 ‘곧은 마음가짐’이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길을 뜻하는 彳자가 있으니 德자는 “곧은 마음으로 길을 걷는 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길’이란 우리의 ‘삶’이나 ‘인생’을 비유한 것이다. 그러니 德자는 곧은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출처 : [한자로드(路)] 신동윤
https://blog.naver.com/crystia99/224227372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