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10년 차 엄마 경력
퇴근 직전,
아들의 문자가 왔다.
[엄마 나 깁스했어.]
퇴근 직전이라지만 만 2세 아이들 재우는 중이어서 문자로만 간간히 얘기했는데 다치게 된 상황을 보니 딱지를 치다가 그랬다는 것이다.
흠... 딱지.
요새 아이들이 딱지를 접어 왕딱지 접기는 물론 자기가 딱지치기 최강자라며 으쓱해하던 일이 있어서 딱지가 대세구나 했지만 그 딱지로 인해 다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집으로 돌아가 아이를 보니 압박 붕대로 손바닥과 가운데 손가락을 칭칭 감고 있었다.
보건 선생님께서 감아주셨다며 이틀정돈 물 닿지 않게 하고 손 사용을 자제하라고 하셨단다.
담임 선생님도 섬세하신 편이라 병원 갈 정도로 큰 문제였으면 진작에 전화하셨겠지란 생각도 들었고 아이도 통증도 없다 하며 움직임에도 문제가 없어 아프면 바로 말해달라고 한 상태이다.
우리 아이는 에너지가 넘치는 스타일이지만,
몸을 잘 쓰는 편이어서 움직임에 비해 크게 다치는 편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난 '예민'한 엄마라 아이가 조금이라도 상처 날까 봐 늘 매의 눈으로 지켜보는 편인 사람이었다.
아이가 10살이 되고 아이의 친구들, 그리고 그의 엄마들을 바라보며 많이 배운 게 놓아주기다.
괜찮다, 그럴 수도 있지.
생각해 보면 느낀 게 아이의 문자를 보고 의외로 크게 놀라지 않았다는 것이다.
워킹맘이란 이유로 전과 다르게 뭔가 덜 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 더 유난스럽게 느껴질 나의 모습이 보였었는데 '너도 이렇게 부러지고 다치는 시기가 왔구나'라고 해야 하나.
저녁 늦게 이야기를 들은 남편이 이제 붕대를 풀어도 될 것 같다는 말을 하자,
선생님이 이틀은 풀지 말랬다며 보건 선생님의 말씀을 아주 잘 듣기에 웃었다.
그래, 선생님 말씀만은 꼭 잘 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