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101
1월 1일이다. 상황이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지만 상쾌한 하루를 보냈다. 무언가를 갈망해서, 혹은 절박함이라기보다 좋은 마음으로, 좋은 일이, 행운이나 복이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 엄마가 끓여주신 떡만둣국을 한 그릇 먹고,
책 ’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을 읽다가,
현관부터 거실, 주방, 안방, 베란다 곳곳을 청소했고 (새해에 청소를 하면 깨끗해진 집에 좋은 기운이 들어올 것 같은 기분이다.)
부모님과 한 시간 내내 탁구를 쳤고,
오후엔 쟁반짜장과 잡탕밥을 먹고 내내 낮잠을 잤다.
해질 무렵에 일어나서 아빠의 제안으로 루미큐브를 하고, (한 판에 1000원씩 걸었는데 오늘 운 좋게 4판 다 내가 이겼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분리수거를 했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구운 은행을 먹으며 엄마와 이모가 통화하는 걸 들었다.
50분 동안 동그라미를 그렸다.
SBS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에서 직장생활로 스트레스를 받아 살이 빠진다는 사연을 받고 진행자인 김창완 님이 그분에게 손 편지를 쓴 내용이 떠올랐다.
동그라미를 47개를 그렸는데 v표시한 두 개의 동그라미만 그럴듯하다. 회사생활도 47일의 근무 중에 이틀이 동그라면 동그란 것이다. 그린 동그라미를 네모라고 할까, 세모라고 할까, 그냥 찌그러진 동그라미이다…
처음엔 동그라미를 손에 힘주어 꾹꾹 그리고, 여백이 없이 동그랗게 그렸다.
그러다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동그라미 그리고, 이전에 그린 크기와 비슷하게, 일정한 간격으로 그렸다.
그러다 보니 손목이 아팠다. 손에 힘을 풀고 이젠 그냥 그리는 거에 의의를 뒀다.
생각보다 동그라미는 잘 그려졌다. 그리다가 삐끗해도 안 지웠다. 멀리서 보니까 꽤 미술작품 같아져서 마음에 들었다.
종종 생각 없이 누군가 목소리에 집중할 때, 듣기만 할 때 동그라미를 그리는 것도 꽤 괜찮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