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 Jon Brion
저녁 식사가 있었다. 교수님, 졸업예정자 넷, 아직 대학생 둘. 이렇게 일곱이 모여 저녁식사를 했다. 참고로 여자 여섯에 남자 하나였다.
- 윤 xx 씨는 여자친구 있나요?
교수님이 유일한 남학생에게 물었다. 남학생은 여자친구가 지금은 없다고 대답한다. 왜 질문했냐고 묻는 남학생의 물음에 교수님은
- 잘 생겼는데 너무 재미없게 사는 것 같아서요.
더불어 젊을 때 최대한 많은 곳에 가보길 추천했다. 나이가 들수록 익숙한 곳에 가고 싶어 진다고.
집에 와서 씻는데 문득 윤 xx이 떠올랐다. 윤 xx는 외적으로 꽤 괜찮다. 그런데 나는 이성적인 매력을 못 느낀다. 주변에 여자친구들만 많고 남자인 친구는 전혀 없어서 남자애들과 같이 있을 땐 긴장하던 때가 있었는데 내가 변한 건가... 음. 글쎄. 재미없는 사람이란 선입견 때문인가.
점점 내 몸에서 ’이성애‘라는 게 지워지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러다 보면 몸의 생식기도 없어지지 않을까. 아예 자웅동체가 되어버릴 수도 있겠다.
이게 비단 나만의 변화가 아니라면? 모두가 이성과의 끌림을 느끼지 못하는 세상이 온다면? 불륜과 치정문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우정과 의리가 빛나려나.
아마 나는 진화를 앞둔 걸지도 모른다.
‘예전엔 여자와 남자가 연애도 하고 사랑하던 때가 있었다.’라는 사실이 마치 공룡 발자국 화석처럼 남아서 후대에 전달되는 거지..
아이를 낳아 가정을 이룬다는 전통적인 가족도 소수가 되어 다수는 더 다양성으로 가득할 것 같다.
친구와 친구끼리 유전자를 섞어서 애를 인큐베이터에서 수정/배양시킬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인류는 스스로 인공양식되는 존재가 되어버리는 거지.
여전히 연애감정을 느끼는 구인류와 연애감정이 쇠퇴한, 유전자에서 지워진 신인류 간의 갈등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