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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otone 듀오톤 Sep 29. 2022

구글 UX 엔지니어 김종민이 말하는 '영감'

디자인 스펙트럼 데이 18, 듀오톤 스케치



멤버의 성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

듀오톤은 멤버(살몬)의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다. 지원할 때부터 지원자의 성향을 파악하고 어떻게 성

장하고 싶은지,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지 묻고 그에 맞는 패스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에 걸맞게 다양한 교육 복지도 제공하고 있다. 업무와 관련이 있는 사람에 한해 듀오톤과 디자인 스펙트럼이 함께 운영하는 교육 브랜드 '오픈 패스'에 무료로 참석할 수 있고, 디자인 스펙트럼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에 초대받을 수도 있다.


오늘은 18번째 디자인 스펙트럼 데이에 다섯 명의 살몬이 참석했다. 다섯 명의 살몬은 다양한 팀에 소속되어있으며, 각자 전문 영역도 다르다. : ) 듀오톤은 이러한 세미나/컨퍼런스 등의 행사에 다양한 성향의 살몬들을(다른 팀이라든가) 초대하여, 최대한 다채로운 인사이트를 공유하고자 한다. 앞으로 다양한 멤버들이 흥미로운 글들을 많이 작성할 예정이니 기대해주시길. 




PC방 알바에서 구글러까지, 

끊임 없이 영감 받는 디자이너 김종민


디자인 스펙트럼 데이 18, 오늘의 연사는 구글 시니어 UX 엔지니어 김종민 님. 대표작 Form Follows Function은 업계의 주목을 받으며 유수의 기업들에서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Red dot, FWA 등 다양한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고, 엄청난 양의 개인작업을 하기로 유명하다. 국내에 출간된 <인터랙티브 디벨로퍼>라는 책은 그의 포트폴리오와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다루고 있다.


그는 디자인 작업 뿐만 아니라 특이한 에피소드로도 주목을 받는데, 대학을 다니다 6개월만에 중퇴한 고졸 출신 구글러이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 중퇴 후 동네 PC방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우연하게 국비 지원으로 배운 디자인을 통해 부산의 한 에이전시에 입사했다.


멋진 디자이너들의 인터뷰를 보며, 대뜸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로 올라와 에이전시에서 일했다. 에이전시에서 일하면서 뉴욕 소재의 에이전시 Firstborn를 동경하다 입사하게 된다. Firstborn에서 근무하며 꾸준히 개인작업을 했고, 그를 활용해 구글에서 오퍼를 받아 UX 엔지니어라는 없던 직무를 만들어 입사했다. 



일상에서 영감을 받는 방법

디자인 스펙트럼 데이 18에서는 ‘영감 Inspiration’을 주제로, 김종민 디자이너의 작업들을 소개하며 일상 속에서 어떻게 영감을 받고 디자인에 적용하는 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Red Bus Tracking app(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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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GPS 추적 앱.

뉴욕에 갔을 때, Red Bus를 무작정 기다리는 게 싫어서 만들었다. 뉴욕의 모든 버스는 GPS 탑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위치를 추적하는 앱을 제작할 수 있었다. 수익과 관계 없이, 본인의 기술력으로 마을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겪는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어서 의미 있었던 프로젝트.

마을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 버스 정류장/내부에 앱 포스터가 붙기도 했다고!



Luger’s 2013(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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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카메라 앱.

Firstborn에는 매년 챙기는 연례 행사가 있는데, 바로 ‘Peter Luger’s Day’이다. Luger’s day는 3~4월 중 날을 잡아 하루 동안 식당을 빌려 1년 간의 고생을 위로하는 퍼스트본만의 크리스마스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하루만 즐기는’ 이 행사에 영감을 얻어, Lugr Log라는 앱을 제작한다. Luger’s Day 하루 동안 사진을 찍고, 다음 날 찍은 사진을 한 번에 볼 수 있게 하는 앱이다. 한 사람당 32장의 사진만 찍을 수 있고, 24시간이 지난 다음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사진들을 시간 순대로 볼 수 있다.

여기서 조금의 흥미 요소를 가미했는데, Luger’s Day 다음 날 앱에 접속하면 5초 카운트 다운과 함께 폭발하는 애니메이션이 나오고, **"Back to Work!"**라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Booounce(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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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만든 짧은 모션 레퍼런스를 공유하는 사이트.

그는 인터랙션을 공부할 때, 잘된 모션들을 보며 안목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좋았다고 생각한 모션들을 직접 모아서 아카이빙하기 시작했고, 그것을 더 잘 보여주기 위해 사이트 자체만으로도 멋진 흐름을 가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다.



Material interaction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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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erial Design Guide를 활용한 인터랙션 사이트.

Material design이 적용된 엽서를 받았는데, 그 포스트 카드 디자인에 인터랙션을 추가해서 디자인했다. 그는 책에서 기존에 있는 것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 작업은 라이브러리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코드를 작성한 것에 큰 의의가 있다.

이 작업은 구글 공식 디자인 트위터에 소개되기도 했다!



Desk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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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의 책상을 보여주는 사이트.

그는 본인이 무언가를 창출하는 직업을 가진만큼, 평소 크리에이터의 책상을 보는걸 즐겼다고 한다. 책상이 그 사람을 가장 잘 나타내는 요소라 생각하여, 본인의 포트폴리오에 책상 사진을 넣기도 했다. 그러던 중 Firstborn에서 동료들의 책상을 보면서, "저런 것들을 한 자리에서 보면 재미있겠다!”라고 생각했다.


책상은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크리에이터의 흔적이자 자취라 여겨, 이걸 보여주면 사람들에게 좋은 영감을 주는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책상에 있는 각각의 아이템들을 픽토그램화하여 사이트에 전시했다.



The mimetic words of hangeul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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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알리는 인터랙션 프로젝트.

개인 작업들이 유명해지면서 팬레터 메일을 많이 받았다. 특히 해외에서 메일을 보내는 팬들이 많았는데, 갑자기 그들에게 한글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글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에 초점을 맞추어, 특정 글자들의 뉘앙스를 표현했다. 한글의 우수성을 정보로 표현하기 보단, 보는 사람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Form Follow Function(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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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인터랙티브 디자인을 모아둔 사이트.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이 작업으로 처음 Red dot 어워드를 수상했다. 단순히 기술을 드러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빈센트 반 고흐, 르네 마그리트, 앤디 워홀, 시공간, 황금 비율, 미니멀 디자인, 타이포그래피 등 본인이 좋아하는 주제를 위주로 내용을 구상했다. 그는 멘토를 가져본 적이 없고, 평소 여러 예술 작품과 생활의 이미지 등에서 영감을 얻는다며 "인터넷 상의 많은 작품들이 내 사수이자 스승”이라고 말했다.

"사수가 왜 필요하죠?! 어차피 성장은 스스로 하는 겁니다, 여러분."




주변 사람들에게서 영감 얻기

그는 가족바보(?)로도 유명한데,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한 프로젝트도 많다. 아내 분이 디자이너라 종종 함께 작업하기도 한다.



I love SSOL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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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굿즈.

딸의 다양한 표정을 일러스트로 만들어 아이패드나 모바일 디바이스용 스티커를 제작했다.



Mo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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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위한 인터랙션 게임 앱.

마우스 오버하여 머리카락을 계속 흔들면, 하나씩 떨어지면서 그 뒤에 숨은 몬스터가 보인다. 그는 어릴 적 1년 중 할로윈 데이를 가장 좋아했는데, 그 중에서도 슬프고 외로운 느낌이 드는 몬스터들을 좋아했다. 본인의 아이에게도 재미있는 할로윈 코스튬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에 작업했다.

어느 공간에서 큰 모니터가 있으면 이 작업을 켜서 실험해보곤 한다고. ㅎㅎㅎ



NONINONI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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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가 그린 그림을 머신러닝으로 측정하고 그 사진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 들어간 웹.

딸이 그림 그리기를 ‘노니노니’라고 부르는 것에 영감을 받아 시작한 프로젝트이다. 웹 상에서 자전거 모양을 간단하게 그리면, 데이터를 모아 자전거 그림을 3D 그래픽으로 완성해준다. 그래픽 디자이너 Max Huber에게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질의 응답 시간

강연이 끝난 후에는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질문들 중에서도, 영감과 관련한 질문 몇 가지를 꼽아봤다.



Q1. 가장 큰 영향을 준 작가가 있다면?

유고 나카무라. 서울에서 일할 때 꿈이 두 가지였다. 퍼스트본에 가는 것과, 유고 나카무라와 일하는 것. 그의 작업을 보며 ‘이 기술을 이렇게 쓴단 말야?’하고 계속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Q2. 사수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사수나 멘토가 없어도 괜찮다. 사수가 있다고해서, 그 사람이 나를 성장 시켜줄 거라 기대하면 안 된다. 결국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다. 인터넷에는 훌륭한 디자이너들이 많다. 그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라. 나는 유고 나카무라를 만난 적은 없지만, 그를 잘 안다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을 십수백번 봤기 때문.


Q3. 영감과 노력의 관계, 번뜩임과 꾸준함의 관계?

영감은 단편적인 것일 뿐, 영감이 꼭 없어도 창조할 수 있다. 반면 꾸준함과 노력은 중요하다. 안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될 때까지 짜내는 것.


Q4. 디자이너로서 오래 지속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체력과 디자인에 대한 관심.


Q5. 마지막으로 한 말씀?

아까 사수가 필요 없다고 말했는데, 나 역시 처음에 일 시작할 때는 조언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막막했다. 그런데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 열심히, 아니 재미있게 했던 것이 중요했다. 흥미를 잃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 했던 것이. "나 오늘 너무 일하고 싶어! 새벽 세시까지도!”라는 마인드로 계속 작업했던 것 같다. 좋은 기회로 큰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 무섭다고 피하지 말고 "내가 한 번 해볼게요!” 해보시는 게 좋다. 일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배신하지만 일은 배신하지 않는다.




참석한 살몬들

듀오톤은 멤버의 성장을 최우선으로 둔다. 오픈패스라는 교육 브랜드를 운영하고, 내부에서 다양한 세미나 및 워크숍을 진행하며 다양한 외부 행사도 아낌 없이 지원해준다. 오늘 행사에 초대받은 듀오톤 살몬들의 의견을 담아보았다. 


듀오톤의 팀 구성 

UX(User Experience) 
CX(Creative Experience) 
BX(Brand Experience) 
IX(Interaction Experience)


UX 김보람

정말 뵙고 싶었던 김종민 디자이너를 만나게 되서 영광이었습니다. “사람은 배신하지만 일은 배신하지 않는다.” 는 그의 모토가 처음 들었을 땐 지독하다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의 이야기를 계속 듣다 보며 얼마나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오롯이 디자인에 집중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스스로도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예전과 같은 열정으로 임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CX 김나혜

우선 외국에서 살거나 공부했던 사람이 아닌 한국에서 태어나 일을 하다가 미국까지 간 토종 한국인 구글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모든 작업물에 확실한 이유와 스토리가 있고, 이를 표현하는 종민님 만의 방식이 저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 일상에 치여 잊고 있었던 개인 프로젝트에 대한 열망에 다시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고 뜻깊은 강연이었습니다. 


IX 이승윤

디자이너로서 다양한 영감을 받고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처음 인터랙션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게 했던 ‘인터랙티브 디벨로퍼’의 저자였기에 더욱 기대됐던 세미나였습니다. 종민님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디자인에 관한 열정과 주위에 대한 관찰력이 얼마나 훌륭한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직접 실행하고 경험하라”는 많은 변화와 도전이 필요한 제게 큰 힘을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종민님의 작품을 기대하며 저 또한 그를 뛰어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IX 김성준

책과 라디오를 통해 접하던 김종민님을 눈앞에서 만나뵈니 영광이었다. 두가지 측면에서 크게 와 닿았는데, 첫번째는 실천하는 부분. 자신이 관심 있는 부분에서 작은 일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해서든 아웃풋을 뽑아내는 점에서 솔직히 참 어려운 일이다. 나같은 경우 일로 쌓인 피로를 휴식으로 풀려는 경향이 있는데, 김종민님은 또 다른 자신만의 결과물로 표현해 낸다는 점에서 이거는 막상 따라 한다고 배울 수 있는 영역인가 싶기도 하였다. 이미 그분이 보여준 모습을 책이나 라디오로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었으나 실제로 만나서 들어보니 정말 놀라웠다. 두번째, 꾸준함이다. 주니어 시절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위해 모르는 부분도 찾아서 어떻게 해서든 마무리했다는 점, 그리고 이런 과정이 반복됨에 따라 마치 계단 하나하나 올라가듯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려 냈다고 생각한다. 이것들의 발판은 역시나 꾸준함과 자기 일에 대한 관심이었다. 대부분이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하나의 답안을 그는 실천해왔고 현재의 위치에 있게끔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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