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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uotone 듀오톤 Sep 22. 2022

비전공자의 결핍이 제 성장의 동력이에요.

듀오톤 UXR 윤지수 선임 디자이너 인터뷰

Salmon Story는 듀오톤의 멤버, 살몬들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입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UXR 커런트(Current) 윤지수 선임 디자이너입니다. 살몬이 된 지 벌써 3년 5개월이 넘어가네요. 

UXR(User Experience Research)은 리서치를 기반으로 서비스와 사용자를 분석하여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점을 도출하는 데 강점을 가진 멤버들로 구성된 팀이에요.



Q. 듀오톤에서 일하면서 어떤 점이 좋았나요?  


듀오톤에 입사하게 된 계기이기도 한데 디자이너가 프로세스 전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리서치부터 설계, 디자인까지 프로세스를 밟아 가면서 진행되는데요. 프로젝트의 A부터 Z까지 경험할 수 있으니까 프로젝트를 거시적 관점에서 볼 수 있는 눈이 생기게 된 것 같아요. 나무만 보는 게 아니라 숲도 같이 보게 된 거죠. 또 주도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부분이 가장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먼저 들고 움츠려 들었는데 요즘은 ‘해내고야 말 테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Q.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도 소개해 주세요.  


듀오톤에서 3년 넘게 다니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비교적 기간이 긴 6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제안 작업이나 서포트로 짧게 거친 건 10개가 넘네요. 


그중에서도 2020년 X사의 디자인 시스템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글로벌 웹사이트에서 사용될 파운데이션(컬러, 타이포그래피, 아이콘 등)과 컴포넌트를 일관성과 확장성을 고려하여 정의하고 문서화해 국내를 포함 여러 국가 대상으로 배포되는 프로젝트였죠. 


당시에는 이제 막 디자인 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던 시점이어서 지금처럼 국내 사례가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30개가 넘는 외국 사례를 뒤져가며 분석하고 공부했던 기억이 나네요. 


버튼을 정의하기 위해 한 달 내내 팀원들과 씨름을 했는데요. ‘버튼 하나 정리하는데 무슨 한 달씩이나 걸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그러나 버튼의 형태를 디자인하는 것뿐 아니라 역할 정의, 버튼을 이루는 구성 요소, 위계, 유형, 배치(정렬/조합 케이스)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정의에 따라 전체 페이지에 끼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했어요. 



또 버튼은 비즈니스적으로 중요한 전환이 일어나는 컴포넌트였기에 구매 과정에서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버튼에만 시각적 주목도가 높은 Primary 컬러를 적용하겠다는 규칙을 만들기도 했죠. 만약 저희가 디자인 시스템의 바이블로 여기는 구글의 머터리얼 시스템만 그대로 따라 했으면 정의하지 않았을 거예요. 이런 경험들을 통해 디자인 시스템은 각자의 서비스에 맞춰 설계해나가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죠. 


각 컴포넌트를 어떤 방식으로 쓰이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정의해나가는 과정을 거쳤어요. 자연스럽게 디자인 시스템의 역할과 구축 방식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디자이너로서 기본기를 탄탄히 다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군분투하며 정의한 디자인 시스템이 아직도 잘 적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굉장히 뿌듯해요 :)



Q. 듀오톤 이전에는 어떤 경험을 하셨나요?   


저의 베이스는 디자인은 아니었어요. 문화콘텐츠학과를 전공을 했고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인턴을 하며 굿즈를 팔아보기도 했고, 또 다른 회사에서는 페이스북에 올릴 카드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산학협력으로 서비스 기획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그때가 터닝포인트가 되었어요. 

서비스 기획을 맡긴 했지만 관련 지식과 경험이 전혀 없던 저에게는 매 순간이 도전이었어요.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 떠올랐죠. 사용자가 이 서비스를 어떤 식으로 사용할까? 로그인 프로세스는 어떻게 짜는 거지? 데이터 관계 정의는 어떻게 하는 거야? 답을 찾으려고 책이나 아티클을 굉장히 많이 찾아봤어요. 

그 과정에서 UX/UI라는 분야를 처음 만나게 된 거죠. 사용자들의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어 해결하는 과정에 너무나 큰 매력을 느껴서 UX 디자이너의 길을 걷기로 했어요.


직무 전환을 결정 한 후에는 UX/UI 강의를 들었고, 개인적으로 1년 정도 디자인 공부를 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디자인 관련 경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다양한 도메인 경험을 쌓을 수 있고 디자인 프로세스 전반을 배울 수 있는 회사에 취업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듀오톤에 지원했고 지금 이렇게 살몬이 되었네요 :)



Q. 지금은 어떤 디자이너로 성장하고 싶으신가요?  


솔직히 말하면, 아직 경험이 풍부하지 않아서 딱 떠오르는 표현은 없네요. 지금은 디자이너로서 정체성을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한 가지 바라는 건 언제나 결핍을 느끼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타협하지 않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Q. UXUI 디자이너가 되고픈 분들에게 한마디해 주신다면? 


저는 디자이너로 일하기 위해 준비했던 기간 동안 심적으로 정말 힘들었어요. 

전공자 출신에 디자인 실력까지 출중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데 내가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까? 지금 이 시간들이 헛되게 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 때문에 우울감에 많이 사로잡혔었는데요.


지금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그런 비전공자의 결핍이 큰 동력이 되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제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상태였어요. 뭘 모르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뭘 알고 싶은지부터 고민했고 나는 뭘 해야 즐거운 사람인지를 생각했어요. 저는 복잡한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어낼 때 재미를 느끼고 있고 사용자 경험을 다루는 UX 분야가 특히나 알고 싶었어요. 그렇게 채우고 싶은 부분을 알고 하나둘씩 채워나가다 보니 미지의 영역이 내 영역이 되는 순간 쾌감이 생기더라고요. 남들보다 스타트 라인은 뒤처져 있었지만, 부족한 만큼 메꾸기 위해 그만큼 몰입했던 것 같아요. 그 과정이 꽤나 즐겁기도 했고요.


요즘 보면, 비전공자 출신으로 디자이너를 준비 중이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와 비슷한 상황에서 준비 중이신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본인의 결핍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해요. 오히려 더 높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하니까요 :) 



Q. 마지막으로 최근에 관심 있는 걸 소개해 주세요. 

 

요즘 관심 있는 건 어떻게 하면 근합성을 잘 할 수 있을까 입니다!

오래 앉아 있는 직업이다보니 운동이 필수가 된 것 같아요. 회사에도 헬스를 사랑하는 분들이 꽤 있는데 밥 먹으면서 어떻게 하면 근육을 늘릴 수 있을까 얘기하곤 해요. 연말까지 턱걸이 3회 달성이 목표인데 꼭 해내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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