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발견한 단어로 필연한 문장을 씁니다.
동사
1. 몹시 굶어 기운이 빠지다.
2. 간절히 바라거나 탐내는 마음이 생기다.
배고픈 것과 허기가 지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배고프다’의 품사는 우선 형용사이며, ‘배 속이 비어서 음식이 먹고 싶다’ 또는 ‘끼니를 잇지 못할 정도로 생활이 넉넉하지 못하고 궁핍하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배고프다는 건 어떤 상황에 처한 상태나 성질이지만 허기진다는 건 어떤 행위나 움직임을 의미한다. 허기지다가 형용사가 아닌 동사라는 사실에 사실 좀 놀랍다.
배고픔은 물리적으로 배가 비어 있다는 점, 그래서 결과적으로 음식이 먹고 싶다는 심정을 느낀다는 점에 주목한다. 하지만 허기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결과론적인 사고보다는 굶어 기운이 빠진 상태에 집중한다. 배고픔은 굶주림으로 인한 음식에 대한 욕망을 불러일으킨다면, 허기는 좀 더 넓은 범위에서 결핍으로 인해 음식 외 많은 것들의 충족을 바란다.
결핍을 다루는 법을 잘 알지 못해 허기가 지면 음식으로 채우는 경우가 많다. 내가 굶은 게 밥인지, 아니면 따뜻함인지. 내가 가진 결핍의 대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가장 익숙한 형태이자 편한 방식으로 음식이라는 대체품으로 허기를 채우는 것이다. 허기가 질 때는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굶고 있는 것인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