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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담 Aug 25. 2015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다

자기분열적 인터뷰

Q:어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세요?

A:우유맛 아이스크림에 녹차가루를 넣은 아이스크림을 저는 좋아합니다.


Q:어떤 음악을 좋아하세요?

A:여백이 있는 노래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비트를 꽉꽉 채운 음악보다 여운이 있는 음악을 찾아 듣습니다. 그러다 보니 좋아하는 노래에 조용한 노래가 많아요.


Q:어떤 책을 좋아하세요?

A:어려운 내용을 다뤘더라도 쉽게 읽히는 책이 좋습니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해주는 책들이 있거든요. 전공 서적이야 그러면 내용이 얕아서 그렇게 쓰면 안되겠지만 대중을 향하고 있는 책은 쉽게 써야 한다고 봅니다. 쉬운 내용을 어렵지 않게 전해주는 책들이 요즘 많이 출판되는 것 같아서 책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Q:최근에 어떤 책을 재밌게 읽었어요?

A:이선미 작가의 <달의 시> 1, 2권을 읽고 있어요. 속도감 있는 전개가 좋고 장면 묘사를 꼼꼼히 잘 해놓아서 영화나 미국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요. 잔혹한 장면도 종종 있지만 그러면서도 로맨스를 놓치지 않았어요. '진'이란 캐릭터가 나오는데요. 여성분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캐릭터예요.


Q:지금 어떤 음악이 들리나요?

A:지금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너를"이라는 노래를 듣고 있어요. 며칠 전에 블로그 이웃분께 소개받은 노래인데 그 뒤로 계속 반복해서 듣고 있어요. 명곡이라고 생각해요. 과하지 않은 애드리브와 목소리톤도 좋고, 노래의 분위기도 드라마틱해요. 여백이 있는 노래가 드라마틱하기 어려운데 이 노래는 잘 해냈어요. 좋아하는 노래를 계속 반복해서 듣다 보면 들을 때마다 새로워요. 정말 좋아하는 노래를 만나면 한 번 반복해서 들어보세요.


Q:하루는 어떻게 보내요?

A:아침 8시에 일어나요. 11시까지 글을 써요. 요즘 연재하고 있는 소설이 있거든요. 잔잔하게 이끌어가려고 해요. 평범하지 않게 살았던 두 남녀가 만나서 평범한 사랑을 꿈꾼다는 이야기예요. (평범하게 살기도 어려운 시절이긴 하죠.) 네 맞아요. 졸업하고 취업하고 결혼하고 자식 낳아 길러서 결혼시키고 은퇴하기. 어려워요. 지나며 만나는 학생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평범하게 살기라고 말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물론 저를 포함해서요. 제 꿈은 글 쓰면서 평범하게 사는 거예요.


Q:글 쓰며 살기라고 하셨는데 평범해 보이지 않는걸요? 언제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셨어요?

A:극한의 상황에서 우리는 글을 써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있던 유태인들도 희망을 적었어요. 안네 프랑크도 다락방에 갇혀서 글을 쓰며 살아 남았죠. 극한에 다다를수록 글쓰기는 간절해지는 것 같아요. 제가 그들만큼 극한의 상황이라는 말씀은 아니에요. 그래도 지금 내가 짐 지고 있는 삶의 무게가 가장 무거운 법 아니겠어요? 모두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현실의 제가 녹록지 않은 상황은 맞아요. 앞 뒤 양 옆이 모두 막힌 우물에 빠져있는 느낌으로 살고 있어요. 그런데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글쓰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막연히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나중에 글 쓰며 살고 싶다." 그런데 그 '나중에'가 도무지 다가오지 않는 거예요. 그러다 깨달았어요. '아, 내가 시작을 해야 하는 구나' 당장 시작할 수 있었어요. 그 당시 제 앞에 153 모나미 볼펜, 주머니 속에는 영수증이 있었어요. 꺼내서  그때 느꼈던 감정을 적었어요. 빼곡했죠. 누구에게 보여줘도 읽지 못했을 거예요. 글자가 엉망이었거든요. 그래도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계속 끌어올렸어요. 어디까지 쓸 수 있나. 그러다 보니 글의 내용보다 글 쓰는 행위 자체가 재밌었어요. 그 날 이후로 틈 만나면 끄적이고 있어요. 2015년 7월 5일이었어요. 기억나요.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는 자기 분열적인 인터뷰를 한 번 써봤어요. 가끔 이렇게 쓰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 보이더라고요. 읽으시는 모든 분께 편안한 밤이 함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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