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조적
남들 다 하는 결혼식도, 신혼여행도 없었던 우리 부부...
대신 쉽게 경험해 볼 수 없는 우리만의 순간이 쌓여가고 있다. 종종 결혼하면 손에 물도 안 묻히게 해 준다더니(사실 남편은 이런 말 한 적 없음) 시멘트를 섞고 벽돌을 나르는 경험을 선물해주는 거냐고 물으며 함께 웃기도 한다.
처음 해보는 시간이니 그러겠다 싶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 이 시간 후로 벽돌을 쌓는 곳만 보면 유심히 보는 습관이 생겼는데 오히려 남편이 쌓은 벽돌이 더 잘 쌓아진 것처럼 보였다. 내 남편이 진정한 금손인 걸까? 아니면 내 눈에 콩깍지가 안 벗겨진 것일까?
작업이 복잡하고 많아지는 것 같아 철거 중 '그냥 묻자'라는 말에 이어 기존 구조대로 '그냥 살자'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하지만, 남편의 말처럼 수리가 된 집에서 살고 있는 지금은 그때 이렇게 안 해놨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