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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곰살곰 Feb 11. 2021

두 개의 창문을 하나로:봐도 봐도 놀라운 남편의 금손

셀프 창문 설치

셀프 리모델링을 하면서 가장 기대하고 있는 곳 중 하나가 '서재'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개인 서재에 대한 로망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주택에 이사 와서 방 하나를 전용 서재로 만든다는 남편의 말에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화장실, 부엌 등 급한 곳에 밀리다 보니 여태껏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서재의 작업이 미루어질 수밖에 없었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큰 소음과 피로를 가져오는 철거 작업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위 사진이 이사 오기 전 1층 상하방으로 서재로 변신시킬 공간이다.

 상하방 옆 다락과 화장실을 없애고 벽을 철거한 후 하나의 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 H빔 보강 작업을 했었다. 

벽이 철거된 후 드러난 두 개의 창문 중 하나는 다락 쪽 창문이고 아래쪽은 화장실 창문이었다. 보일러 방통 작업의 일정 상 창호 시공은 전문가에게 맡겼었는데 이곳은 미처 철거 하지 못해 남편이 시공하기로 하고 창문은 그동안 창고에서 먼지에 푹 숙성되고 있었다. 

창문 시공이 완료되어야 단열과 석고보드 작업을 할 수 있기에 창문이 위치한 벽만 사진의 상태로 놔둘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계획은 2개의 창문을 철거하고 가운데에 하나의 창을 만드는 것이다. 작업을 위해 제작해 놓은 창문의 크기에 맞추어 레이저 레벨기를 이용하여 표시한다. 

철거 작업에는 많은 분진이 함께 하므로 보양 작업은 필수다. 비닐을 이용해 다른 곳에 분진이 달라붙지 않도록 꼼꼼하게 보양한다. 비닐을 테이프를 이용해 고정하려 하면 번거로운 점이 많기에 각재나 석고보드 자투리를 이용해서 임시로 고정하는 게 편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힘겨운 작업이 시작되었다. 해머 드릴을 이용해서 안쪽의 재단선을 바깥쪽으로 확장한다. 그리고 남편이 두려워하는 장비인 대형 핸드 그라인더를 이용하여 안과 밖에서 컷팅해 준다. 두부 썰듯이 잘라지지는 않지만 저렇게 컷팅을 해 놓으면 벽이 파손되지 않고 깔끔하게 철거가 가능하다.

이제 파괴 해머 일명 뿌레카를 이용하여 철거를 한다. 모서리부터 조금씩 조금씩 철거해 나간다. 소음이 큰 작업이라 이웃분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커서 그런지 더디게만 느껴지는 작업이다.

드디어 창문 중간의 벽이 철거되었다. 

이제 알루미늄 창틀을 제거한다. 

남편이 집의 모든 창문을 철거할 때 지켜보았었는데 역시 이번에도 창틀과 맞닿는 벽에 아무런 충진 작업이 없어서 실리콘만 제거하면 철거는 어렵지 않게 끝났다.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창호는 시공자의 마인드가 중요한 것 같다. 

철거가 완료된 모습이다. 창문 왼쪽의 용도를 알 수 없었던 구멍 때문에 벽이 무너진 것처럼 보인다. 조금이라도 빨리 창문을 달고 싶었으나 날씨 때문에 저렇게 창문을 뚫어 놓고 비닐로 가려놓은 다음 2일을 보냈다. 

창문의 세로 크기를 줄일 예정이기에 창문 위아래로 조적을 해야 한다. 창틀을 바로 앉힐 것이므로 최대한 수평을 체크해 가면서 벽돌을 쌓았다. 마지막 단은 적정 높이가 나오지 않아서 세워서 쌓았다. 

창틀을 올리고 수평을 맞춘다. 전면뿐 아닌 측면의 수평도 잘 체크해야 한다. 수평 작업이 잘못되면 창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고 들뜨므로 정확함을 요구한다. 수평을 맞춘 창틀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임목 등을 이용해 임시 고정을 해야 하는데 쌓은 벽돌의 수평이 잘 맞아서 추가로 고정 작업을 하지는 않았다. 

우레탄 폼을 이용해 창틀을 고정하는데 창틀 양쪽, 위, 아래 총 네 곳에 폼을 쏘고 굳으면 창틀을 흔들어도 움직이지 않는다. 우레탄 폼이 굳은 후 앙카 박을 곳을 드릴을 이용해 타공 한 다음 해머드릴로 벽면에 타공 한 후 앙카를 삽입하여 고정해 주면 된다. 

이제 창문 위쪽에 벽돌을 쌓아야 한다. 벽돌을 쌓기 전에 창틀이 가라앉지 않도록 나무를 대어 버팀목 처리를 해주었다. 안쪽에서 벽돌을 쌓으면서 바깥쪽을 확인해야 하므로 작업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가장 위쪽은 좁은 틈에 시멘트를 채우다가 벽돌이 움직일 수 있으므로 마지막 벽돌 한 단을 빼놓고 일단 마무리했다.

2일 정도 지나 기존의 조적 한 부분이 어느 정도 굳은 후 마지막 벽돌을 넣고 꼼꼼하게 시멘트를 채워 넣는다.

흙손을 이용해서 시멘트를 채우기 어려우므로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최대한 꼼꼼하게 채웠다.

이제 창문 설치 작업이 거의 끝나간다. 창틀과 벽면 사이 빈틈을 우레탄 폼으로 꼼꼼히 채워주고, 용도를 알 수 없었던 큰 구멍도 메꾸고 미장을 한다.

외벽 부분이므로 100mm EPS 2종 1호 단열재를 이용하여 단열작업을 했다. 마지막으로 목상 작업을 하고 석고보드를 붙이면 끝이다.

유난히도 길게 느껴졌던 창문 시공 작업이 드디어 끝났다. 위 사진은 석고보드 작업까지 완료된 내부 창문 사진이다. 

다른 내부 작업에 집중하느라 외부 미장은 아직이지만, 볼때마다 흐뭇한 서재 창문이다. 그 동안 리모델링했던 다른 방들은 석고보드까지만 작업한 후 다른 작업으로 넘어갔기에 회색빛의 벽인데 서재는 벽지 대신 페인트로 마감을 하기로 했기에 예쁜 옷을 입히는 과정에 들어갔다. 다른 방에 비해 시작은 늦었지만 완벽하게 마무리 된 첫 방이 될 서재는 내게 '두근거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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