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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곰살곰 Jun 02. 2021

남편의 금손은 '아내의 시간'을 만든다

틈새 수납장 만들기

오래된 주택은 평수에 비해 작은방 개수가 많아 구조 활용에 있어 어려움이 있고 정리가 안된듯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노후주택 리모델링을 생각한다면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보다는 단열과 구조의 문제를 더욱 고민해야 한다. 

위 사진은 처음 집을 보러 왔을 때 거실에서 본 부엌 모습이다. 부엌 입구에 샤시가 설치되어 있었고 샤시 왼쪽 옆 문은 부엌 옆 방으로 가는 문이었다. 부엌을 넓게 쓰기 위해 부엌과 옆방 사이의 벽을 철거하고 문을 떼어냈다.

이제 부엌 옆방으로 가는 문이 필요 없기에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던 남편이 벽을 만든 후 틈새 수납장을 넣겠다는 이야기를 해왔었다. 

문을 철거한 후 뚫린 공간에 벽을 만들었고, 안 쓰던 책꽂이 등을 이용해 수납공간으로 사용해오다 틈새 수납장을 넣기 위해 기존 책꽂이를 빼고 있다. 오늘은 이 공간을 채울 틈새 수납장 제작 이야기다. 




이전에 부엌 수납장을 만들면서 틈새 수납장도 같이 만들었었다. 

위 사진과 같이 도면에 맞춰 판재를 재단하고 조립을 해 틈새 수납장을 만들었다.

뒤쪽 키 큰 장 3개가 부엌 장이고, 앞쪽에 보이는 장이 오늘 이야기 할 틈새 수납장이다. 

부엌 수납장은 철거 현장에서 떼어온 문 사이즈에 맞게 만들었기에 수납장을 만든 후 바로 문을 달 수 있었지만 틈새 수납장은 들어가야 할 곳의 폭에 맞추어 문 크기를 수정해야 하는 추가 작업이 있다. 

일단 기존의 문 테두리에 붙은 스틸 프레임을 떼어 낸다. 실리콘 접착이 되어 있어서 고무 망치를 이용했다. 

테두리에 홈을 파고 실리콘을 쏜 다음 스틸 프레임이 마감장식을 하고 있는 형태이다. 테두리를 제거하고 필요 사이즈만큼 재단을 하였다. 


테두리에 다시 스틸 프레임 마감을 하려면 테두리 홈 가공을 해야만 한다. 18mm 두께의 테두리에 홈을 어떻게 낼까 걱정했는데 잠시 부엌에 다녀온 사이에 벌써 홈 가공을 끝나 있었다.

이미 홈파기 작업이 완료되어 있어서 남편에게 자세만 다시 한번 잡아달라고 부탁한 후 사진을 찍었다. 위 사진은 재단한 문을 작업대에 세로로 고정한 모습이다. 원형 톱의 톱날 위치를 고려하여 판재를 이용하여 가이드 설정을 한다.

그리고 가이드에 원형톱을 대고 조심히 전진한다. 참고로 톱날의 깊이를 조정할 수 있는데 미리 홈의 깊이를 측정한 후 그에 맞추어 톱날 깊이를 조정해 주어야 한다.

테두리의 스틸 프레임도 핸드그라인더를 이용해서 절단해 준다.

홈파기 한 곳에 실리콘을 쏜 다음 스틸 프레임을 고무 망치를 이용해서 결합하면 사이즈 축소 작업은 끝이 난다.

이제 수납장에 문을 달 일만 남았다.

싱크경첩을 달아주고 문을 고정하면 된다. 한 번 해본 작업은 확실히 그 속도가 빨라지는 듯 하다. 앞서서 부엌 수납장을 만들어서인지 작업 속도가 눈에 띄게 달랐던 틈새 수납장 작업이 마무리 되었다. 

꼼꼼한 남편 덕에 비어 있던 공간에 오차 없이 딱~~들어갔다. 좌우 사이즈가 다른 문이 세련된 느낌으로 다가오는 수납장의 문에도 숨겨진 사연이 있다. 처음 문을 양쪽 다 분리해 조정하기는 번거로울 것 같아 크기가 달라서 보기 싫더라도 한 쪽만 조정해도 될런지 남편이 고민하고 있었다. 디자인의 차이라면 작업이 힘들어지는 것보다는 간단한게 좋다는 주의이기에 무조건 괜찮다고 했다. 사실 속으로는 이상하면 어쩌나 걱정스런 마음이 없었던것도 아닌데 완성 해놓고 보니 오히려 더 감각적인 듯한 느낌이다.


틈새 수납장 상단 전기선 분기함과 인터넷 모뎀 등이 있는 곳은 별도의 문을 만들어 달고 중간은 화분이나 액자 등을 놓을 수 있게 비워놓을 계획이다.

수리 전과 후 최대한 같은 위치에서 찍어 비교해 보았다. 거실 벽보다 조금 들어가 있어 답답해 보이지도 않고 청소도구 등 여러 물품을 수납할 수 있어 마음에 쏘~~옥 드는 틈새 수납장이다. 벽타일 그리고 부엌 입구 쪽 기둥의 벽지 색과 맞춘 듯해 디자인적인 부분까지 완벽해 보이는 틈새 수납장까지 생기니 자리를 못 찾았던 물건들이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


제자리를 찾은 수납은 어수선한 생활을 정리하도록 이끈다!
(설계 전문가들의 정리법 中)


이전 집에 살 때도 수납공간이 적었던 건 아닌데, 물건을 찾기 힘들었고 매번 정리가 잘 안된 느낌이었는데

이사 후 동선과 공간에 맞는 수납장을 하나씩 만들어주는 남편 덕분에 정리 정돈도 수월하고 즐거워지고 있다.


"정리는 '시간'을 만들고, '건강'을 지키고 이끈다 (설계 전문가들의 정리법 中)" 는데, 남편이 만들어준 맞춤형 가구 덕분에 정리 정돈이 수월해졌으니 우리 집에 맞춰 문구를 조금 수정해보며 틈새 수납장 제작기를 마무리 해 볼까 한다.


남편의 금손은 '아내의 시간'을 만들고 '아내의 건강'을 지키고 이끈다.
그렇게 편안해진 아내는 행복한 가정을 지키고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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