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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곰살곰 May 07. 2021

인테리어의 완성은 조명이라고?

거실 간접 조명 & TV 간접 조명 설치

다른 곳보다 목공과 석고보드 작업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던 거실.

우물천장을 한 후 간접조명을 넣으면 예쁠 거라는 남편의 선택이 시작이었다.


힘겨운 셀프 리모델링에 지쳐 최대한 빨리 간단하게 하는 게 좋겠다 싶은 나와는 달리 그 힘겨운 시간을 묵묵히 견뎌가며 작업했던 남편의 마음속엔 가족들에게 더 예쁜 집을 선물해주고자 하는 바람이 있었을 것이다. 우물천장에 설치된 간접 조명에 불이 켜진 후 나도 모르게 내뱉었던 감탄사는 집안 곳곳 스며들어있는 남편의 땀방울을 향한 표현이었다.




간접 등으로 사용할 LED 라인 조명은 우물천장용과 TV용 2개를 구매했다. 외부 사용에도 무리가 없게 말랑말랑하고 두툼한 투명 피복으로 감싸져 있다. LED 라인 조명에 맞게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SMPS라는 장치가 있는데 이것이 조금 부피가 나간다고 한다. 그런데 위의 제품은 별도의 큰 SMPS 장치가 필요 없어 우리 집 우물천장에 작업하기 좋을 듯해 선택했다.


단점은 무조건 1m 단위로 절단을 해야 조명이 들어온다는 점이다. 우리 집 우물천장 길이는 약 11m 70cm 정도이기에 12m를 구매했다. 남는 30cm는 절연테이프로 빛을 차단하고 겹쳐놓든지 하기로 했다.

설치는 간단하다. 일단 우물천장 둘레를 따라서 LED 라인 조명을 고정한다. 처음부터 간접조명을 염두에 두고 우물천장 테두리에 공간을 만들어 두었기에 그냥 LED 라인 조명을 밀어 넣으면 된다.

우물천장을 한 바퀴 돌리고 난 후의 모습이다. 약 30cm 정도의 남는 부분은 시작 부분과 겹쳐놓았는데 크게 어색하지 않다. 이제 플러그 부분을 절단하고 전선을 연장해서 스위치와 연결해 주어야 한다.

전선의 확장 연결은 집수리하면서 전등선으로 사용한 2.5㎟ 전선을 이용했다. 필요한 길이만큼 잘라서 플러그를 잘라낸 LED 라인 조명 전선에 연결해 준 후에 절연테이프로 감아준다.

그리고 확장한 전선을 미리 빼놓은 스위치 선이 있는 곳으로 가져와 연결한다.  남편이 처음 전기 작업을 하면서 미리 간접조명을 염두에 둔 뼈대 작업을 해 놓았기에 전선의 불필요한 노출 없이 깔끔하게 작업이 되었다.

오랫동안 집수리 과정을 지켜봐 온 아이들이기에 완성되어가는 작은 부분에는 큰 감흥이 없었는데 천장 간접 조명 이 켜지는 날에는 아이들이 더 좋아했다.


이제 TV 간접조명을 설치할 차례이다.

벽걸이 TV를 분리한 후 전원선 연결을 위해 TV 장식장에 구멍을 뚫었다. 멀티탭을 TV 장식장 안에 두었기 때문에 간접조명 및 TV 전원 코드선을 TV 장식장 안으로 넣어주어야 한다. 플러그가 드나들 수 있는 큰 구멍은 부담스러워 전원 코드선 두께에 맞는 최소한의 구멍을 뚫고 플러그를 잘라서 넣은 후 다시 연결해 주는 방식을 택했다.

LED 라인 조명은 글루건을 이용해 간단하게 벽에 고정했다.

뜨거운 글루로 인해 문제가 있을까 싶어 임시로 멀티탭에 연결해보니 문제없이 잘된다.

이제 TV 장식장 안으로 전원선을 넣기 위해 자른 후

코드를 TV 장식장 안에 넣고 다시 연결해 주면 끝이 난다. 플러그 크기만큼 구멍을 뚫지 않아서 훨씬 깔끔하기는 하지만 문제가 있을 경우에 다시 연결 부위를 풀어서 빼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

곧바로 그 단점을 경험하게 되었다.

테스트 때는 잘 들어오던 조명이 작업 완료 후 전원을 연결해도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연결 부위를 풀어서 다시 해봐도 안되고 이것저것 만져 보아도 어디가 문제인지 알 길이 없었다. 판매 사이트의 Q&A를 뒤져보니 전원 선을 확장할 때는 코드선 중간에 있는 AC/DC 어댑터 뭉치에서 플러그 사이를 절단하여 연결하라고 되어 있다. 우리는 아래쪽이 아닌 위쪽을 잘랐는데 그래서 문제인가 싶어 AC 플러그만 다시 주문했다.

이틀을 기다렸다가 또다시 번거로운 작업을 했다.  AC/DC 어댑터 윗부분을 잘랐던 게 문제였던지 이번에는 문제없이 잘 들어온다. 남편은 어댑터 뭉치가 밖으로 나와서 조금 보이는 것이 아쉽다는데 둔한 나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또한 남편은 왜 위쪽을 자르면 안 되는지 아직도 의문을 멈추지 못하고 있지만 난 조명이 짠하는 순간 빛에 어둠이 사라지듯 모든 불편함이 없어졌다.

같은 공간인데도 조명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음에 감탄하고, 바뀌는 분위기에 감정도 따라간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은은한 조명 아래 좋아하는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있으면 여느 멋진 카페 부럽지 않은 거실이 완성되었다.




어둡게 있다 갑자기 거실등이 켜지면 눈이 부시곤 했는데 간접등을 켜면 그런 불편함 없이 은은함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아이 또한 간접조명의 매력에 빠져 거실에 있을 때면 간접 등을 켜놓고 있는다. 이런 우리의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요즘 작업 중인 안방에도 우물천장을 해볼까 하는 남편의 물음이 있었다.


"아뇨!!!"


고민 없이 단호하게 괜찮다고 이야기 한 나...

예쁘고 분위기 있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남편이다. 그렇지 않아도 남편 혼자서 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은데 힘겨운 작업을 또 추가하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 안방에는 어떤 간접 조명보다 멋진 당신이라는 빛이 있어요!


인테리어의 완성은 '조명'이라던데, 우리 집 인테리어의 완성은 남편이 아닐까 싶다. 이 모든 시간을 마법사처럼 만들어내고 있는 남편이야 말로 우리 집의 멋진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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